아프간 철수 끝났지만..바이든에게 쏟아지는 '책임론'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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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철수 끝났지만..바이든에게 쏟아지는 '책임론' 고조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9.01 0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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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20년만에 아프간 철군 완료
철수 과정에서 대혼란 이어지며 바이든 책임론 높아져
주요 언론들 "바이든의 지도력에 의문 제기돼"
미군이 약 20년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완료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군이 약 20년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완료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군이 약 20년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완료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한 대피 시한인 8월31일 자정을 불과 1분 앞두고 30일 오후 11시 59분(아프간 현지시간) 미군 C-17 수송기가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마지막으로 이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30일 "아프간에서 20년간의 우리 군대 주둔이 끝났다"며 철군 완료를 선언했다. 이에 아프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측은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며 축포를 터뜨렸고, 다른 아프가니스탄의 언론인과 의료인 등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등 환호와 걱정이 혼재된 모습이라고 주요 해외 언론들은 전했다. 

대피 시한 1분 앞두고 마지막 수송기까지 이륙

아프간전은 2001년 9·11 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에 대한 인도 요구를 당시 아프간 정권을 장악했던 탈레반이 거부하자 미국이 동맹국과 합세해 아프간을 침공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미국은 탈레반을 축출하고, 2011년 5월에는 빈라덴을 사살했지만, 전쟁은 계속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5월1일까지 미군을 철수하는 합의를 탈레반과 지난해 2월 체결했고, 뒤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지난 4월 미군 철수를 결정했다. 

30일 밤 11시59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군의 마지막 수송기가 이륙하면서 20년간 이어진 아프간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케네스 프랭크 매킨지 미 중부사령관은 "아프간 철수의 완료와 미국 시민, 제3국인,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 임무 종류를 선언하기 위해 섰다"며 공식적인 철군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탈레반이 아프간을 떠나길 원하는 이들에게 안전한 통행을 약속했다"며 "전 세계가 탈레반의 이러한 약속을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호와 불안감 뒤섞인 카불 공항...바이든 비판도 높아져

미국이 미군 철수를 공식화하자 탈레반 측은 "승리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강조하며 축포를 터뜨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미군이 철수하고 텅 빈 카불 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 좋은 관계를 원한다"며 "미국 뿐 아니라 세계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 그들 모두와의 좋은 외교 관계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이 철군을 완료한 직후 무자히드 대변인은 "미군이 카불 공항을 떠났으며, 우리나라는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남아있는 국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는 파키스탄이나 이란 등 인접국 국경으로 몰려가고 있으며, 언론인이나 의료인 등은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며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혼란이 이어지자 주요 해외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년간 이어온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종료됐지만, 막판 철수 과정에서 대혼란이 이어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있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개입하는 것은 2020년 선거운동의 주된 약속이자, 오랜 전쟁에 지쳐있던 미국 유권자들이 널리 지지하는 입장이었다"며 "그러나 혼란스러운 탈퇴는 바이든 대통령의 짧은 임기 중 가장 큰 외교 정책 위기를 촉발시켰고, 그의 결정과 계획, 실행에 대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CNN 역시 "안정적이고 명예로운 철수를 약속한 바이든 대통령이었지만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며 "미국의 여러 위기를 잠재울 수 있는 지도력과 솔직함, 그리고 역량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언급했다. 

주요 언론들 "새로운 위험한 국면...바이든에 엄청난 과제 안겨"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철군이 불가피한 결정이었음을 수차례 강조했지만, 아프가니스탄의 급격한 붕괴를 예측하지 못했던 점은 비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주요 언론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면서 미국의 희생을 줄이고, 더 많은 아픔과 고통을 막았다는 주장도 나온다"면서 "하지만 이것이 미국 안보에 위협으로 떠오를지에 대한 끔찍한 질문 또한 남겼다"고 언급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롭고 위험한 국면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장 미 정치권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공화당의 경우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아프간 사태를 부각시키려 애쓰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도 미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WP는 "미군 철수 과정에서의 대혼란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유럽의 믿음을 뒤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 지도자들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바이든이 계획한 8월31일 철수 시한을 연기하라고 압박했으나, 바이든은 자신의 결정을 고수했다. 

WP는 "유럽 관리들은 인도주의적 어려움은 물론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의 대규모 유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진정한 협의가 부족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콘스탄체 스텔젠뮐러는 "우리는 섬이 아니다"면서 "동맹의 결정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중국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겅솽 유엔 주재 중국 부태표는 "책임의 끝이 아니라 반성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일의 시작임을 관련국은 인식해야 한다"며 "관련국이 아프간에 큰 재난을 일으키고 그냥 가버리면서 책임을 이웃 나라와 유엔 안전 보장이사회에 떠넘겨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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