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남부 덮친 허리케인에 휘발유가 '급등'...향후 유가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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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남부 덮친 허리케인에 휘발유가 '급등'...향후 유가 전망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8.31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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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아이다 강타에 멕시코만 석유시설 95% 폐쇄
휘발유값 고공행진 이어지지만, 유가는 하방압력 높다는 분석 나와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남부지역 뉴올리언스를 강타했다. 사진=연합뉴스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남부지역 뉴올리언스를 강타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남부지역에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강타하면서 이 지역에 밀집된 석유생산시설과 정제시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휘발유 가격은 고공행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유가는 또다시 하방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멕시코만 석유시설 95% 폐쇄

30일(이하 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허리케인 아이다가 멕시코만을 관통한 뒤 뉴올리언스에 상륙했다. 이 지역은 원유생산 및 정제 공장이 밀집한 곳이어서 석유산업의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9일 감독당국은 멕시코만 석유 생산 시설의 95% 이상이 폐쇄됐다고 밝혔다. 

폭스뉴스는 아이다의 영향으로 인해 하루 200만배럴 이상의 휘발유를 생산하는 정유공장 10여곳이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휴스턴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 리포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디 리포 회장은 "허리케인 아이다의 상륙 지점은 석유 산업에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다"며 "걸프만에서 동부 연안으로 연료를 운반하는 주요 파이프라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뉴올리언스 지역에서 운영을 중단한 정유공장은 PBF 에너지와 필립스, 셸, 마라톤, 발레로 2개 공장 등 총 6개다. 이들의 하루 휘발유 생산 규모는 약 170만배럴에 달하며, 이는 미국 전체 휘발유 생산량의 9%에 해당한다. 

특히 한 해동안 수요가 가장 높은 시기로 알려진 9월 첫째 월요일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정유 공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휘발유 가격은 더욱 큰 영향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허리케인 상륙으로 인해 정제설비들의 타격이 불가피하자 휘발유 선물 가격은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26일 갤런당 2.27달러 수준이던 휘발유 선물 가격은 2.75% 상승해 29일 기준 2.33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30일 거래 초반에는 4%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오일프라이스의 에너지 분석 책임자인 톰 클로자는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예단하기는 이를 수 있지만, 하나의 사건이 될 것"이라며 "최소한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에너지 정보국에 따르면, 앞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했을 당시 휘발유 값은 1주일만에 갤런당 18% 급등한 바 있다. 이후 휘발유 가격이 카트리나 상륙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데에는 두 달 가량이 소요됐다. 

리포 회장은 "허리케인 여파로 중단된 생산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인력을 현장에 투입해 피해 규모를 평가하고, 이후 복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현재 상황에서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데에는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평가했다. 

유가는 하방압력 높아..석유생산 설비가 정제설비보다 먼저 회복될 듯

휘발유 가격은 상승세가 불가피하지만 유가는 오히려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석유생산 설비와 정제 설비가 모두 타격을 입은 상태지만, 어느 것이 먼저 회복될지 여부에 따라 유가의 향방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가장 중요한 문제난 원유 생산설비와 정제 설비 중 어느 것이 먼저 회복될 지 여부"라며 "만일 원유 생산설비가 먼저 회복된다면 원유 재고가 늘어나면서 유가는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석유 생산시설이 여전히 중단된 상황에서 정제설비가 먼저 회복돼 가동이 시작된다면 투입할 수 있는 원유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유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정제 설비가 중단된 상황에서 석유 생산시설이 먼저 가동된다면 원유 재고가 쌓이게 되면서 유가에는 하락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 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석유 생산이 정제 설비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다만 얼마나 오랜 기간동안 설비가 중단될지 여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 연합체인 OPEC+가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배럴씩 추가적인 감산 완화 조치에 들어가기로 합의하는 등 '공급증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스타퓨얼의 수석 브로커인 매트 스탠리는 "시장은 아이다로 인한 타격을 주시하겠지만, 원유 시장의 초점은 다시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OPEC+로 옮겨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전세계 경제가 코로나19 타격 이후 다시 살아나고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가는 전염병의 수렁에서 서서히 회복되고 있었다"며 "델타 변이가 유가의 불안한 부활을 위협하고 있고, 멕시코만의 공급 타격은 유가의 회복을 더욱 방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3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47센트(0.7%) 오른 배럴당 69.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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