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 골디락스 반영…한국에도 긍정적
상태바
美 금리 인상, 골디락스 반영…한국에도 긍정적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7.03.04 13: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옐런 의장, 3월 인상 시사…연내 3~4회 인상할듯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3월에 금리를 올리겠다고 분명하게 선언한 것은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에 탄력이 붙었고,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읽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옐런 의장은 금리 정책을 펼 때 시장과의 교감을 중시하는데, 발언의 강도로 볼 때 금융시장의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을 전제로 이번달에 금리를 올릴 것임을 예고했다.

옐런 의장은 3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영자클럽의 오찬 행사에서 "이달 회의에서 고용과 물가가 계속해서 우리의 예상과 맞는지 평가할 것"이라며 "예상에 부합하면 연방기금(FF) 금리의 추가 조정은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고용 목표는 대체로 달성됐으며, 물가는 2%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옐런 의장은 덧붙여 "올해는 금리가 더 빠른 속도로 올라갈 것 같다"고 말해, 연내 몇 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연내에 3~4차례의 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옐런 의장의 발언은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포용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달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4~15일 개최된다.

미국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미국 경제가 빠른 성장세를 유지하는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다우존스 지수가 2만1,000 포인트를 넘어서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2015년에 2.6%의 성장을 한데 이어 지난해엔 1.6%의 성장을 기록, 전년보다 낮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2010년 이후 7년째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들어 미국의 경제지표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1월 미국의 실업률은 4.8%로 건강한 편이고, 물가상승률은 전년대비 1.9%로 연준의 목표 범위 내에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적당한 상태의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공급관리협회(ISM)는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56.5에서 57.6으로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56.6을 웃돈 것이다.

▲ /그래픽=김송현

 

연준 의장이 금리를 올리겠다고 분명한 톤을 던졌지만, 뉴욕 주가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2.74포인트(0.01%) 상승한 21,005.71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1.20포인트(0.05%) 높은 2,383.12에, 나스닥 지수는 9.53포인트(0.16%) 오른 5,870.75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금리인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한국의 많은 시장참여자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우려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잘못된 인식의 결과다.

첫 번째 우려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해외의 달러가 미국으로 이동하고, 그렇게 되면 한국에 들어와 있는 자금이 빠져나가므로 주가가 하락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준이 지난해말 금리를 인상한 이후 한국 증시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두 번째는 국내 실질금리 상승이다. 지난해말 트럼프 당선이후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며 국내 채권금리와 실질금리가 1% 포인트 가까이 동반 상승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 때문은 아니다. 트럼프가 공항·철도·항만등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국내 채권시장도 이에 연동한 탓이다. 연준의 금리인상의 영향도 있을 것이지만, 여의도 금융가의 애널리스트들이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환율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 미국 금리와 한국 금리와의 차이가 좁아졌기 때문에 원화 절하가 기대된다. 이미 전 거래일(3일)에 원화는 달러에 대해 14.5원이나 올랐다.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조직국 지정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미국 금리인상에 의해 시장 참여자들에 의해 환율이 상승한다면 조작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고, 더불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좋은 여건이 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걱정부터 한다. 하지만 오히려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도 많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의 경제가 탄력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경제가 힘을 받으면 주변국가의 경제도 개선된다. 올들어 유럽 각국의 성장력이 회복되고, 일본의 물가가 상승하는 세계 경제에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우리의 수출 단가도 개선되고, 주문량도 넉넉히 확보할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마냥 걱정할 것이 아니다. 다만 국내 실질금리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부채 관리에 금융기관과 감독당국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