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사고친 日 언론, 아프간에서 자국민 한 명 대피성공 '호들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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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사고친 日 언론, 아프간에서 자국민 한 명 대피성공 '호들갑'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1.08.28 14:01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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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전성공에 머쓱해진 일본
27일 밤, 일본인 한 명 대피 소식 전해져
日정부, 자국민 포함 그동안 한 명도 대피시키지 못해
日언론, 카불 공항 인근의 폭탄 테러 집중 보도...
아프간의 엄중한 상황 탓으로 돌려
일본 정부의 안이한 대응에 대한 비판 봇물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일본 NHK는 27일 밤 10시경, ‘일본인 한 명이 자위대 수송기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파키스탄으로 대피’라는 속보를 전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지난 23일부터 자위대 수송기 3대를 파견했지만, 아프간에 남아 있는 자국민과 현지 직원을 대피시키려던 작전은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한국 정부는 비밀리에 일본보다 먼저 수송기를 파견해 현지 협력자와 가족들을 구출하는 ‘미라클 작전’을 완벽히 성공시켰지만, 일본 정부는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며 탈출 시한으로 못 박은 27일까지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발언만 잇따라 내놓았다.

이에 철저한 보안이 지켜져야 했던 수송기 파견 당시, 자랑스럽게 보도하기 바빴던 일본 언론은 성과가 나오지 않자 관련 보도에 침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지난밤 날아든 일본인 한 명의 탈출 소식은 가뭄에 내린 단비와 같았는지 공중파 방송 밤 메인 뉴스들은 일제히 관련 소식을 속보로 전했고 일본 언론들도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일본 최대 포털인 ‘야후 재팬’의 메인 화면에는 27일 밤부터 28일 오전까지 관련 기사 2개가 톱으로 게재돼 있었다.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일본인 여성 한 명을 태운 수송기가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고 속보로 전했다. 2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대피한 한 명의 일본인은 교도통신 카불 통신원인 야스이 히로미 씨라고 한다.

‘속보, 일본인 1명...자위대 수송기로 대피’라는 자막과 함께 8월 27일 보도하고 있는 니혼TV의 메인 뉴스 ‘news zero’. 사진=니혼TV화면 캡처.
‘속보, 일본인 1명...자위대 수송기로 대피’라는 자막과 함께 8월 27일 보도하고 있는 니혼TV의 메인 뉴스 ‘news zero’. 사진=니혼TV화면 캡처.

이 일본인을 태운 수송기를 마지막으로 국외 임무를 담당하고 있던 자위대원과 외무성 직원도 임무를 끝내고 현지에서 벗어났다며, 그 이유는 미군의 대피 작업이 시작되어 공항 주변의 안전 확보가 곤란해지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결국, 일본인과 일본 대사관 등에서 일하는 아프가니스탄인과 가족 약 500명은 현지에 남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카불 공항 인근에서 일어난 자살 폭탄 테러와 탈레반에 의한 엄중한 검문이 일본인과 협력자들을 대피시키는 데 큰 장애가 됐다는 소식과 아프간에는 극소수의 일본인만이 남아 있음을 강조하는 보도가 많이 보였다.

이와 관련해 27일, NHK의 밤 메인 뉴스인 ‘뉴스워치9’에서는 일본인과 대사관・국제기관 스태프 등 수백 명이 20대 이상의 버스에 나눠타고 공항으로 향했지만, 이동 중에 폭탄 테러가 일어나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피를 완료한 국가들도 있다며, 그중에서 한국 정부도 대사관에 근무하는 아프가니스탄인 스태프 등 총 390명을 한국으로 대피시켰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와 함께 메인 진행자는 일본도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을 구출할 책임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

‘일본인 등 대피에 영향’이라는 자막과 함께 아프간에서의 폭탄 테러와 탈레반의 검문으로 자위대의 대피 작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27일 보도하고 있는 NHK의 메인 뉴스 ‘뉴스워치9’. 사진=NHK화면 캡처.
‘일본인 등 대피에 영향’이라는 자막과 함께 아프간에서의 폭탄 테러와 탈레반의 검문으로 자위대의 대피 작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27일 보도하고 있는 NHK의 메인 뉴스 ‘뉴스워치9’. 사진=NHK화면 캡처.

한편 니혼TV의 밤 메인 뉴스인 ‘news zero’는 “매우 불안해서 밖에 나가는 것도 무섭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일본 정부가 우리를 아프간에서 안전한 국가로 대피시켜 주길 바란다”라고 발언한 아프가니스탄인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프간 카불 공항 근처에서 일어난 자살 폭탄 테러 및 탈레반에 의해 통제되는 엄중한 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이번 테러로 미군에서 과거 10년간 최악의 사상자 수가 나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 27일, 기시 노부오 방위성 장관은 미군이 철군하는 기한을 고려하면 일본 정부가 활동 가능한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며 실질적으로는 27일까지 대피 활동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의 탈출 계획에 대해 곳곳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지지통신’은 자민당 내에서도 일본 정부의 허술한 대응과 초동 대응이 늦었던 것이 작전 실패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일본의 언론 매체인 ‘일간 현대’는 현대 이슬람 연구소 센터 이사장의 발언을 인용해 제대로 된 계산과 계획 없이 자위대 수송기를 3대나 파견한 일본 정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반문하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아프가니스탄인 스태프 등, 총 390명 오늘(8월26일)까지 한국에 이송’이라는 자막과 함께 한국의 작전 성공을 27일 보도하고 있는 NHK의 메인 뉴스 ‘뉴스워치9’. 사진=NHK화면 캡처.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아프가니스탄인 스태프 등, 총 390명 오늘(8월26일)까지 한국에 이송’이라는 자막과 함께 한국의 작전 성공을 27일 보도하고 있는 NHK의 메인 뉴스 ‘뉴스워치9’. 사진=NHK화면 캡처.

이와 관련 일본 네티즌의 반응을 보면 일본 정부의 허술한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 가운데 “한 명을 구출하기 위해 쓸데없이 많은 세금을 사용했다고 좌익들이 주장하겠지만, 해외에 있는 일본인들은 인원수와 관계없이 구조 활동을 벌이는 자위대 덕분에 큰 안심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헌법 때문에 자위대의 활동 범위에 제약이 크다. 하루빨리 헌법 개정을 해야 한다” 등의 반응도 보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지난 23일부터 수송기를 파견하기 시작하자, 많은 일본 언론에서는 신속한 대응을 자화자찬하는 보도를 쏟아 냈다. 그리고 일본의 언론 매체인 ‘WoW! Korea’에서는 지난 24일, ‘선진국에 들어선 것을 자랑스러워하면서 난민 문제에는 침묵... 영국 프리랜서 기자, 한국 정부에 통렬한 충고=한국 보도’라는 제목으로 한국 정부의 대응을 꼬집는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한국 정부는 아프간에 있는 자국민들을 이미 대피시킨 상황에서 아프간인 협력자들과 가족까지 한국 국내로 이송시키기 위해 비밀리에 먼저 수송기를 보냈고, 대피 작전도 완벽히 성공시키자, 정작 머쓱해진 것은 일본 정부와 언론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교도통신 소속 일본인 통신원 1명을 태우고 27일 오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한 자위대 수송기. 사진=교도/연합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서 교도통신 소속 일본인 통신원 1명을 태우고 27일 오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한 자위대 수송기. 사진=교도/연합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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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네꼬나 2021-08-28 19:14:40
잘 읽었습니다. 저 지경에도 일본 헌법 때문에 구출하지 못했다는 말을 할 정도의 평화 헌법을 고쳐려는 저 혐한 주의자들의 집념엔 소오름이 돋네요.

한우리 2021-08-28 21:12:07
정통 보수를 가장한 대한민국 매국 언론사인
중앙일보 일본판에서는 이런 상황일 경우에는 어떤 방법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깎아내리는지 궁금하네....ㅋㅋ

ezone 2021-08-28 19:50:21
정신 못차리는 일본....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대한민국이 너무 자랑스럽네요!

AJ 2021-08-28 22:45:42
이런 내용이 정말 객관적인거고 제대로된 정보죠. 참으로 글 잘쓰시는분이네요.

소경숙 2021-08-28 18:59:32
좋은 소식 항상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