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허'가 시대에 던진 메시지…"증오 버리고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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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허'가 시대에 던진 메시지…"증오 버리고 사랑을!"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7.02.25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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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 영화…정치적 갈등의 칼을 내려놓아야
▲ 영화포스터 /영화 홍보 사이트

EBS가 두 번에 걸쳐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걸작 ‘벤허(BEN-BUR)를 방영했다. 1959년 작이다. 아주 어렸을 때 본 적이 있지만 기억에 가물거리고, 다시 보는 영화는 새로 보는 것 같은 감동을 주었다.

로마 제국 시대. 유대 청년 벤허는 시련을 겪으며 친구 메살라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에 불태운다. 그는 마침내 전차 경기에서 메살라에 승리하며 그가 죽음으로써 복수를 한다. 하지만 그는 문둥병 환자가 된 어머니와 누이동생으로 보고 충격과 슬픔에 빠진다. 그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어머니와 누이를 데리고 예수를 찾아간다. 벤허는 반란죄로 십자가를 끌고 골고다 언덕으로 향하는 예수를 만난다. 그는 예수의 마지막 말씀을 들는 순간에 천둥과 번개가 치고 장대비가 쏟아지며 어머니와 누이동생의 나병이 완벽히 치유된다는 종교적 메시지를 담았다.

단순한 종교적 메시지만 던져주는 것은 아니었다.

 

벤허는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이 시대 한국에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무언가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어쩌면 영화 벤허의 메시지는 그의 첫사랑이자 아내가 된 에스더의 멘트에서 나온다. “증오는 증오를 낳고…” 그녀는 증오와 복수심에 불타는 벤허에게 애타게 타이른다. 하지만 벤허는 친구의 배신에 대한 증오심에 불타 그를 죽게 한다. 하지만 그는 문둥병에 걸린 어머니와 누이를 보고 고통을 겪다가 예수를 만나는 장면에서 극적인 반전이 이뤄진다.

지금 우리가 사는 한국은 증오로 가득차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재판을 앞두고 탄핵파와 반대파 사이에 어느 세력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 정치인들이 끼어들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두 세력간의 충돌이 우려된다. 그 이면엔 증오가 깔려있다. 정치적 증오다. 누군가는 증오를 내려놓아야 한다. 영화 벤허에선 예수라는 매개체가 주인공의 증오를 내려놓게 했다.

벤허는 마지막 장면에서 집에 와서 이렇게 예수의 말씀을 전한다. “난 그분의 말씀을 들었다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무지할 따름입니다.’ 그리곤 그분의 목소리가 내게서 칼을 뺏어갔소.”라고 말한다.

영화는 영화일뿐. 종교적 신화도 신화일 뿐이다. 우리 시대의 이 갈등은 모두들의 마음 속에 있다. 그 갈등을 내려놓아야 한다. 벤허는 주인공의 고통과 시련에 공감하다가 그 증오를 내려 놓음으로써 막을 내린다.

 

영화를 보며 의문점은 증오와 박애라는 주제를 전달하면서 왜 친구를 죽이면서, 즉 복수를 한 후에 칼을 내려놓게 했는지 하는 점이다. 영화는 예수의 죽음이 주는 메시지를 주었지만, 영화 감상자라는 대중의 감정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사회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증오에 찬 복수가 이뤄진 후에 후회하며 칼을 내려놓는 그런 것……

 

제작년도: 1959년

감독 : 윌리엄 와일러

출연 : 찰턴 헤스턴(유다 벤허 역), 잭 호킨스(아리우스), 스티븐 보이드(메살라), 하야 하야리트(에스더), 마사 스콧 (어머니 미리엄)

상영시간 : 3시간 30분

 

▲ 영화속 장면 /영화 홍보 사이트

 

내용 요약:

서기 26년 로마 제국 시대. 유다 벤허는 예루살렘의 제일가는 부호이자 귀족이다. 어느 날 신임 총독이 부임하고 벤허의 옛 친구인 메살라가 주둔 사령관으로 온다. 메살라는 벤허에게 로마에 반역하는 유대인을 검거해줄 것을 요구하며 함께 일할 것을 권유하지만 유대민족의 자부심을 가진 벤허는 이를 거부하고, 둘은 적이 된다.

다음날 벤허는 여동생 티르자와 집 옥상에서 신임 총독의 부임 행렬을 지켜보는데, 티르자의 실수로 기왓장이 총독의 머리에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메살라는 벤허가 무고한 줄 알면서도 유대인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그에게 총독 암살 음모를 꾸민 반역죄를 적용한다. 벤허는 노예로 팔려가고 어머니 미리암과 티르자는 감옥에 보내진다.

갤리선 노예로 고된 삶을 이어가던 중 벤허가 타고 있는 선단이 해적선의 습격을 받게 되는데, 그때 로마의 집정관인 아리우스를 구해준 공로로 그는 노예의 신분에서 해방되고 아리우스의 양자가 된다. 자유인이 된 벤허는 고향으로 돌아가 옛사랑 에스더와의 사랑을 확인하고, 자신을 파멸에 이르게 한 메살라를 향한 복수를 계획한다.

▲ 영화속 장면 /영화 홍보 사이트

아랍 부호의 도움으로 예루살렘에서 열리는 전차 경주에 참가한 벤허는 메살라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게 되고, 벤허의 전차를 전복하려던 메살라는 자신의 꾀에 빠져 죽게 된다.

한편 미리암과 티르자는 투옥살이 중 한센병에 걸렸고, 벤허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한센병 마을 골짜기로 가 숨어 지낸다. 멧살라의 유언으로 가족의 생사를 알게 된 벤허는 극적으로 가족을 만나게 되는데, 당시 나사렛에서 예수의 설교에 감화받은 에스더의 권유로 벤허는 가족을 데리고 예수에게로 간다.

마침 예수가 골고다 언덕의 십자가에 못 박혀 처형되던 날이었는데, 벤허는 채찍을 맞으면서도 예수에게 물을 가져다주고 그가 자신이 노예일 때 나사렛에서 물을 가져다준 은인임을 깨닫게 된다. 예수가 숨을 거두고, 벤허의 어머니와 누이의 한센병이 낫게 된다. 기적을 목격한 벤허는 예수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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