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갈리아의 수탉을 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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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갈리아의 수탉을 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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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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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의 열쇠는 '기술'... 기보의 기술 수요공급 플랫폼 역할 더 활성화돼야
▲ 강낙규 기술보증기금 이사

"프롤레타리아트는 철학 속에서 자신의 정신적 무기를 발견한다. 모든 내적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독일 부활의 날은 갈리아의 수탉의 울음소리에 의해 고지될 것이다.” <칼 마르크스 '헤겔 법철학 비판'에서>

마르크스는 '미네르바의 부엉이'에 대응하여 프랑스의 프롤레타리아트를 '갈리아의 수탉'으로 비유하고, 부엉이가 황혼을 의미한다면 수탉은 새벽을 의미하며, 결국 철학은 실천적 관점에서 세계를 변혁시키는 것이지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며 헤겔을 비판한다.

최근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정부 연구개발(R&D) 투자 18.9조원(GDP 대비 세계1위), 민간 R&D 46.6조원, 2014년 신설법인 8만4,697개(전년 대비 12.1%증가), 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 창업부문 총괄순위 17위(2008년 126위), 벤처기업 총매출 205조원(GDP의 14.4%),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 454개, 매출 1조원 이상 벤처기업 8개 등으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잠재성장률은 2001~2007년 평균 2.2%에서 2008~2014년 1.3%로 급감했다. 2015~2020년 연평균 1.6%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우리 경제의 활력은 힘을 잃어가는 듯이 보인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 경제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열쇠는 기술이다.

국내 기술 공급은 정부 R&D부문과 민간 R&D부문으로 대별된다.

정부 R&D에 대한 기술이전율은 17.6% 수준으로 미국 44.7%, 캐나다 45.2%, 유럽 76%, 일본 35.3%(2013년 기준)에 비하여 상당히 저조하다. 기술이전 사업화의 획기적인 제고를 위하여 R&D 기획단계와 성공판정 평가에서 사업성 평가를 강화하고 기업의 수요기술을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의 연구과제로 채택하는 수요 기반의 R&D구조로 변경하여 R&D예산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민간 R&D 중 삼성전자의 비율이 31.7%인 반면 매출액 5,000억원 이상 대기업 537개 중 74%는 R&D 투자가 전무하거나 매출액의 1% 이하에 그치고 있다. 벤처기업의 연구생산성은 대기업보다 20배가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기업은 혁신 기술의 상당부문을 벤처기업으로부터 수혈받는 것이 효율적이다.

예를 들면 벤처기업이 1억원을 투자해서 IP를 생산하여 대기업에 10억원에 팔면 벤처기업은 9억원의 수익을 얻고 대기업은 10억원의 수익을 얻는다. 왜냐하면 대기업이 IP를 생산하려면 20억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 대기업은 계열사 사장단들이 모여 매달 선발된 30여 벤처기업으로부터 새로운 IP에 대한 기술설명회를 통하여 기술이전을 받고 있다. 의미있는 행사다.

정부와 민간 R&D 성과 결과물인 IP기술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이를 매입하여 사업화할 역량있는 수요자 그룹이 필요하다. 대기업, 벤처천억클럽, 중견기업 등 다양한 기술수요그룹이 기술이전과 M&I(Merger & Investment 인수 및 투자)를 통하여 창업기업에는 시장 확대의 기회를, 대·중견기업에는 혁신의 기회를, 투자자에게는 중간회수시장(secondary market) 확대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투자 회수 중 M&I의 비중은 미국이 87%, 유럽 82%인 반면 국내는 1~2% 수준으로 중간회수시장의 부재로 투자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기술공급자와 기술수요자를 매개하는 시장이 열린다면 투자에 대한 중간회수시장이 열리고 투자의 선순환 구조로 제2, 제3의 '김기사' '다음카카오'가 속출하여 제2 벤처붐이 조성될 것이다.

기술수요와 기술공급을 통한 다양한 거래를 하는 시장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직 부재하기에 일단 'The X'라고 부르자. 'The X'를 통하여 벤처창업 활성화와 중간회수시장을 조성하면 기술이전, M&I 등으로 신성장 동력의 창출과 잠재성장률 제고가 가능할 것이다.

기술보증기금은 테크브릿지(Tech-Bridge) 내에 자체 개발한 기술평가 시스템인 KTRS와 기술매칭 시스템인 KTMS 시스템을 장착하여 국내 6만7,000여개 기업의 기술정보와 7만8,000여건의 공공연구기관 기술정보 그리고 약 2,000건의 기술수요정보를 탑재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하여 기보는 2014년 166건의 기술이전계약 체결과 222억원의 기술이전 보증을 지원하였다.

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하여 기보는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통하여 대기업의 공유 IP를 추가로 탑재할 예정이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하여 테크브릿지를 개방해 벤처협회, 언론사, 창조경제연구회와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하였고, 향후 대기업의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벤처투자협회를 비롯하여 금융기관, 기술거래기관, 기술정보제공기관, 로펌, 컨설팅단체도 테크브릿지를 통하여 다양한 기술 수요와 공급 정보, 기술거래, 기술투자, M&I, 기술컨설팅, 글로벌 진출 등에 참여할 수 있다.

갈리아의 수탉이 우렁차게 횃소리 칠 때 대한민국 경제의 부활은 성큼 다가올 것이다.

/강낙규 기술보증기금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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