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집의 인사이트] SM엔터테인먼트 매각, 주연과 조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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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의 인사이트] SM엔터테인먼트 매각, 주연과 조연 사이
  • 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 승인 2021.08.09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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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최근 경제 이슈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보도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자신이 가진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는 소식이었다.

대기업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대중이 관심을 갖는 건 해당 기업의 높은 인지도 때문일 것이다.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도 SM엔터테인먼트를 모르는 이는 없다. 

1996년 H.O.T를 시작으로 SES,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EXO 등 지난 25년간 이수만 회장은 K-POP으로 대표되는 콘텐츠 산업의 최전선에서 한류를 선도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사업 분야에 대해 청소년들까지 속속 꿰뚫고 있는 이유는 SM이 방송, 드라마, 음악 등 콘텐츠 전 방위에서 광범위한 영향을 그간 행사했기 때문이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지난 2012년 IT CEO포럼에서 SM Town이라는 가상의 세계관을 통해 전 세계에 SM Town 소속 국민들을 더 많이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으며 미래사업 추구에 열의를 보인 바 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고 하자 카카오, 네이버, 하이브 최근에는 CJ까지 인수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제기되었다. 

하이브의 인수 제의는 왜 거절했을까 

이수만 프로듀서가 가진 SM 지분 인수에 대해 카카오와 네이버가 경쟁하고 있다는 기사는 지난 5월 한 매체를 통해 최초로 보도되었다. 그 이후 한동안 잠잠해진 인수 경쟁에서 카카오가 우위를 점했다는 소식이 업계에서 공유되고 있을 시점, 방시혁 의장의 하이브가 카카오보다 더 높은 조건을 SM에 제시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카카오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SM 인수에 의욕을 보인 하이브의 인수 제의는 곧바로 거절되었다고 한다. 이수만 프로듀서 입장에서 BTS라는 글로벌 아티스트로 K-POP의 흐름을 통째로 바꿔놓은 방시혁 의장에게 SM을 넘기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K-POP 대신 BTS, SM 대신 하이브를 한류의 상징으로 먼저 떠올린다. 

과거 방송, 영화 등에서 CJ와 치열하게 경쟁했던 오리온 역시 해당 사업을 철수했을 때 최고경영진이 자사의 콘텐츠 및 영화관이 CJ에 넘어가는 걸 끝까지 반대했던 사례는 유명하다. 다만, 저스틴 비버가 소속된 기획사 이타카 홀딩스까지 인수, 북미 시장에 든든한 근거지를 구축한 방시혁 의장의 제의를 SM이 거절한 건 아쉬운 판단이다. 

CJ의 인수 제의는 받아들일까 

이수만 프로듀서가 하이브의 제의를 거절했다는 건 네이버와도 함께 하지 않는다는 선언이다. 네이버와 하이브는 위버스 플랫폼 등 콘텐츠 영역에서 동맹을 형성한지 오래다. 네이버가 물러난 후 카카오가 SM을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CJ ENM이 SM 인수에 참가했다는 건 인수 경쟁의 새로운 판이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콘텐츠 산업에서 카카오의 흐름이 최근 빛나고 있으나 여전히 이 분야의 최강자는 CJ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CJ는 엠넷 인수, 온미디어 인수 등 자사가 적극적으로 뛰어든 엔터테인먼트 분야 인수 경쟁에서 패배한 적이 없다. 막강한 콘텐츠 영향력을 보유한 CJ 입장에선 카카오의 급격한 성장을 적극적으로 제어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다수의 언론에서 CJ ENM이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것이라는 기사가 연이어 나왔으나 최근 모 언론에서 다시 ‘CJ그룹은 SM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는 반박성 기사를 내놓아 CJ의 SM 인수전 참가 여부는 확실하진 않다. 다만, CJ가 SM 인수에 뛰어들었다고 해도 이수만 프로듀서가 CJ의 인수 제의를 흔쾌히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10년 전, SM은 소속 아이돌 가수들이 CJ가 운영하는 방송채널 등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다는 이유로 한동안 소속 연예인들의 출연을 금지시키며 CJ와 첨예하게 대립한 적이 있다. 이외에도 CJ가 이미 네이버, 하이브, YG와 견고하게 콘텐츠 분야 협력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SM이 카카오가 아닌 CJ의 인수에 화답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사진=연합뉴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사진=연합뉴스

주연의 입장에서 선택지를 고르고 싶은 SM

이수만 프로듀서가 SM 지분을 매각하는데 의아함을 보이는 전문가 및 언론이 적지 않았으나 체계적인 전략으로 콘텐츠 산업에서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던 오리온그룹도 메가박스 및 온미디어 매각을 통해 해당 분야에서 신속히 발을 뺀 선례가 있다. 트렌드가 빠르고 고위험이 도사리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지속적으로 끌고 가기는 쉽지 않다.

업계에선 이미 SM, JYP, YG를 중심으로 한류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이가 없는 상황이다. CJ가 미디어 패권을 지난 10년간 유지해왔다면 2020년 새로운 경쟁은 온라인 플랫폼, 가상공간 등 기술과 문화가 융합되는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자사의 경쟁 상대로 SM이 아닌 네이버와 카카오를 첫 손에 꼽은 이유이다. 

CJ-네이버-하이브는 이미 미디어 채널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의 파급효과를 확산시키고 있다. SM의 콘텐츠가 아무리 우수해도 BTS를 넘어설 수 없고 SM의 음악 플랫폼이 아무리 탁월해도 위버스를 능가하기는 어렵다. 이수만 프로듀서 입장에서 25년간 한류를 선도한 SM이 조연의 입장이 되어 CJ나 하이브의 손을 잡는 건 그래서 불가능하다.

카카오는 엔씨소프트와 음악공연 플랫폼 유니버스를 내놓았고 오는 9월 1일 멜론과 합병을 선언하며 음악, 영상,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에 관한 경계선을 대폭 확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카카오에게는 킬러 콘텐츠가 부재한 상황이다. SM이 카카오에게 매각된다면 조연이 아닌 주연의 입장에서 자사의 콘텐츠 경쟁력, 브랜드 파워를 유지할 수 있다. 

SM은 앞서 언급한대로 창업 초기부터 한류의 주연을 놓지 않았다. 떠나는 입장에서도 SM은 주연의 자리를 유지해야 한다. 주연의 포지션을 고수하는 SM 입장에서 선택지는 정해져 있다. 

 

●권상집 교수는 CJ그룹 인사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카이스트에서 전략경영·조직관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2017년 세계 최우수 학술논문상을 수상했다. 2020년 2월 한국경영학회에서 우수경영학자상을 수상했다. 동국대 재직 중 명강의 교수상과 학술상을 받았다. 9월부터는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로 일하고 있다. 현재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지식경영학회에서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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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2021-08-09 10:27:22
글이 고리타분하고 현실과 맞지않음. 하이브는 일시적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