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금통위, 기준금리 0.75% 인상 소수의견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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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금통위, 기준금리 0.75% 인상 소수의견 등장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8.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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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한은 금통위 위원 기준금리 0.25% 인상 주장
소수의견 불구 금통위 기준금리 현행 0.50% 유지 결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사진=한국은행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지난달 있었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3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고승범 한은 금통위 위원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하고 현재 0.50%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을 주장했다.

고 의원은 "실물경제 상황과는 달리 금융안정을 고려하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최근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 부채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된 완화적 통화정책은 급격한 실물경제 위축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자산시장 가격 상승도 동시에 초래했다. 

고 의원은 "현재의 금융상황은 여러 가지 지표상으로 볼 때 크게 완화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코로나 위기 이후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금융불균형이 크게 확대된 것은 대부분의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공통적으로 마주한 문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자산시장 버블에 중앙은행이 사전 대응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며 "실물경제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거시경제정책인 통화정책의 기본 책무이겠으나, 지금은 금융안정에 보다 유의해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과 같은 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 과도한 부채부담으로 금리 정상화가 불가능해지는 소위 부채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지게 된다"며 "많은 경우 과도한 신용은 버블의 생성과 붕괴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은행 등 금융부문의 건전성 및 자금중개기능의 약화를 초래해 결국에는 실물경기를 큰 폭으로 악화시키곤 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 시점에서는 금융안정을 확고히 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기준금리를 현 0.50%에서 0.75%로 상향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자산시장의 과도한 가격상승 기대를 소폭의 금리인상으로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지만 통화정책의 시그널링 효과를 기대해 보겠다는 것이다. 

고 의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서민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취약계층의 부담 증대 문제에는 특정 부문에 선별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재정정책을 통해 대응해 나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또한 부채증가 속도와 규모를 제어하기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도 일관되게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와 함께 코로나19에 대응하여 취했던 비상조치들의 질서 있는 정상화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며 "통화정책만으로 중장기적인 경제성장을 담보할 수는 없지만 금융안정을 고려한 통화정책은 보다 긴 시계에서의 안정적 경제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통화정책으로 경제안정의 기틀을 다지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구조적인 이슈들에 대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정책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통위는 지난달 다수결을 통해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주요국의 백신 접종 확대와 경제활동 제약 완화로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국내경제도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간 것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금통위는 올해 중 GDP 성장률을 지난 5월 전망한 대로 4%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의사록을 통해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금통위는 이달 2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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