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비대면 경쟁 격화...주담대 넘어 중금리 시장서도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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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비대면 경쟁 격화...주담대 넘어 중금리 시장서도 격돌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8.03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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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케이뱅크, 비대면 중금리대출 '사잇돌대출' 출시
연내 KB국민·신한도 비대면 주담대 출시 예고
사진제공=각 사
사진제공=각 사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융 분야의 비대면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이를 따라잡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 또한 심화되고 있다.

은행권은 신용대출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정책금융상품에 대해서도 비대면 비중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100%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이러한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CEO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연내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금융플랫폼으로서 기존에 없던 새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도 카카오뱅크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인 자사의 강점을 활용해 별도의 서류 제출 없이 100% 비대면으로 신청 가능한 정책금융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재직기간 3개월 이상에 연소득 1500만원 이상인 근로소득자, 6개월 이상 사업을 영위하고 소득금액증명원 기준 연소득 1000만원 이상인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대출상품이다.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같은 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이미 지난 2019년 1월부터 비대면으로 제공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비대면 상품 출시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은행별 비대면 주담대 격전…신한·국민 상품 출시 예고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예·적금, 펀드 등의 비대면 판매 비중이 최대 80% 이상인 반면 주담대의 경우 이는 아직 5%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는 은행의 근저당권 설정이 필요해 여러 서류와 등기 업무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만 100%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출시할 경우 시장에서의 성장 잠재력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 포함) 잔액은 6월말 기준 752조2000억원으로 신용대출(277조3000억원)의 2.7배다. 

신용대출보다 더 큰 주담대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 은행으로서는 그만큼 성장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말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주담대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가계대출 상품을 비대면화하는 '가계대출 올인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대면 상품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미 비대면 주담대를 출시한 은행도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영업점 방문 없이 신청부터 실행까지 모바일로 가능한 '우리WON주택대출'을 출시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4월 '하나원큐 아파트론'을 출시한 바 있다.

비대면 대출상품 증가에 전담직원 관리서비스까지 등장

비대면 대출상품이 늘어나면서 이를 위한 서비스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은행은 최근 비대면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를 위한 전담직원 일대일 맞춤형 관리서비스인 'WON컨시어지'를 출시했다.

WON컨시어지 서비스는 우리WON뱅킹에서 전담직원 일대일 매칭을 통해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과 가입은 물론, 만기관리와 이벤트 등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지난달 2일 조직개편을 통해 WON컨시어지를 담당할 'WON컨시어지영업부'를 신설한 바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최신 트렌드에 맞춰 영업점과 동일한 수준의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컨시어지 서비스를 출시했다"며 "언택트 시대에 맞춰 비대면 상담과 소비자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서비스 새로운 과제…"궁극적으로 모든 상품 비대면화"

이처럼 비대면 서비스는 금융권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실적발표 이후 각 금융사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일제히 디지털과 비대면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환주 KB금융그룹 부사장(CFO)은 대환대출 플랫폼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 이와 함께 "단기적인 이해득실보다는 장기적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보해야 판매역량이 유지될 수 있다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며 "긴 호흡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할 것이며 대면 채널과 비대면 채널 간 가계대출 프로세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CFO는 "비대면 채널에서 (대출을) 신청한 이용자가 대면 채널에서 완결하거나 그 반대 등 연결되는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직업이나 신용등급 등을 세분화해서 맞춤형으로 한도와 금리를 고도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용훈 신한금융그룹 CFO는 "소비자 편의를 위해 궁극적으로 리테일 상품의 비대면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금융그룹들이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장기적으로는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처리되는 방향성을 추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후승 하나금융그룹 CFO는 "하나은행은 전세대출, 리테일 핵심 상품의 모바일화를 추진 중"이라며 "토스뱅크에 투자했는데 앞으로는 토스뱅크와 함께 시너지를 내 디지털 은행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황원철 우리금융그룹 디지털부문 총괄 전무는 "최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빅테크와 핀테크의 금융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금융 규제의 변화가 빠른 것이 현실이며 이 부분에 대응하기 위해서 정책당국이 벌이는 여러가지 제도에 가능하면 공세적이고 개방적인 측면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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