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vs 카카오, 금융플랫폼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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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s 카카오, 금융플랫폼 승자는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8.02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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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와 제휴 맺는 네이버
라이센스 활용 계열사 확보한 카카오
"각자가 가진 플랫폼 특성 달라...예측불허"
네이버와 카카오 CI. 자료=각 사 제공
네이버와 카카오 CI. 자료=각 사 제공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융 분야 시장 선점을 위한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3, 4위를 다투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자 금융 플랫폼 전선에 뛰어들면서 시장의 판도를 바꿔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만한 것은 양사의 전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네이버가 각종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카카오는 직접 자회사를 상장하는 '정공법'을 통해 카카오 플랫폼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기업공개(IPO) 분야에서 카카오 계열사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6일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6일부터 양일간 공모주 청약을 받았다. 

이 청약은 경쟁률 183대 1을 기록하며 시장의 큰 관심을 끌었다. 끌어모은 증거금만 58조원에 달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카카오그룹의 시총은 72조8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시총이 공모가 기준 18조5000억원임을 감안하면 상장일인 6일을 기점으로 그룹 시총은 총 91조3400억원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될 경우 카카오그룹은 단숨에 시총 100조원으로 올라설 수도 있다. 

네이버 역시 시가총액이 70조원을 넘어 카카오와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네이버는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려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네이버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600억원, 33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 8.9% 성장했다. 

이렇듯 국내 시가총액 3, 4위를 다투는 '빅테크'가 금융 산업을 타깃으로 삼으면서 기존 은행권도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전국민이 사용하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빅테크가 금융산업에 뛰어들면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제휴의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금융사 협업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사가 아니기 때문에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제한) 원칙에 따라 직접적으로 서비스를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위원회의 규제 샌드박스에 선정돼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캐피탈과 제휴를 통해 비대면 대출 상품인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을 출시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우리은행과 연계해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사업기간 6개월 이상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앞서 출시한 것과 같은 서비스인 '우리은행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대출'을 출시했다.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전북은행과 손잡고 ▲디지털 금융서비스 고도화 ▲금융 혁신을 위한 기술 협력 ▲디지털 금융 환경에 맞는 금융상품 기획 ▲마케팅 제휴에 협업하기로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얼마든지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 의사가 있는 금융사들이면 적극적으로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 방향성만 맞으면 제휴하는 금융사는 계속해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회사 상장시키는 카카오…뱅크 이어 페이도 출격

카카오의 경우 자회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상장은 이달 6일, 카카오페이의 상장은 오는 9~10월이 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자회사로 카카오페이증권을 두고 있다. 또다른 자회사인 카카오손해보험은 지난 6월 당국으로부터 보험업 예비인가를 받았으며, 연내 본허가를 획득할 예정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관계에 대해 "둘 다 국내 최고 금융플랫폼 사업자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경쟁·협업하는 관계"라며 "목표는 같은데 가는 길이 다르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은행업 라이선스를 가지고 그 바탕 위에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며, 카카오페이는 증권과 보험 라이센스를 바탕으로 결제라는 게이트웨이 위에 플랫폼 사업자로서 존재한다"며 "두 회사가 지난 4년간 경쟁과 협업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뤄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인 옛날 시장에서 모바일 기준에 맞춘 시장으로 금융산업이 이전하는 데 있어 두 플레이어들이 시장을 가속화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두 자회사의 경쟁관계는 김범수 카카오 CEO의 성향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소위 말하는 '나가서 알아서 커라'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경쟁함으로써 살아남는 회사가 어느 회사인지 보자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따로 경쟁함으로써 서로 힘을 낭비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CEO의 성향이 크게 좌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의 상장과 카카오손해보험의 출시까지 완료되면 카카오는 은행·보험·페이·증권이라는 금융 전반의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또한 이는 과거 카카오톡 플랫폼 안에 있었던 서비스들이 모두 바깥으로 나오게 됨을 의미한다. 플랫폼으로 출범한 서비스가 단독 서비스로 성장한 셈이다.

플랫폼 비즈니스 차이…검색과 카카오톡 바탕으로 전략 펼쳐

전문가들은 양사의 금융업 진출방식 차이가 각자가 가진 플랫폼에서 온다고 분석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네이버는 국내 검색시장의 90%를 차지하며, 카카오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바탕으로 국민의 90%를 이용자로 보유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며 "출발선이 달랐기 때문에 경쟁 방식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네이버는 검색시장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다른 기업들과 제휴를 맺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며 "카카오의 경우 생활밀착형으로 이용자를 모으는 데 성공해 자회사를 만들어서 상장시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SNS나 인터넷기업의 경우 통상 회원 한 명의 가치가 10만원에 달한다"며 "회원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인터넷기업의 전략인데 네이버의 경우 라인을 통해 해외시장에서 성공을 거뒀고, 카카오는 국내에서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기에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가 카카오 계열사처럼 금융회사 라이센스를 받지 않고 규제회피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방식의 영업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네이버의 경우 대주주적격심사 문제가 걸려서 지금과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반면 카카오 계열사의 경우 정부가 원했던 방식대로 정식 라이센스를 얻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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