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중생대 포유류 화석, 세계 최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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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중생대 포유류 화석, 세계 최초 발견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2.2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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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처럼 두발로 뛰는 발자국 확인…경남 진주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뜀걸음 형태의 포유류 발자국 화석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포유류 발자국 화석은 캥거루처럼 뜀걸음(hooping)하는 형태의 총 9쌍의 뒷발자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생대 백악기 화석으로는 세계적으로 한 차례도 보고된 적이 없어 의미가 크다.
이 화석은 지난해 1월 19일 진주교육대학교 김경수 교수 연구팀(최초 발견자: 하동 노량초 교사 최연기)에 의해 발견됐다. 이후 국립문화재연구소 자연문화재연구실을 중심으로 한국‧미국‧중국으로 이뤄진 ‘3개국 국제공동연구팀’이 연구에 나섰다. 이어 세계적인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 전문가들이 한국을 방문해 우리나라 화석산지에 대한 과학적인 국제 비교연구를 실시했다.
화석이 발견된 지층은 약 1억 1천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진주층이며, 새롭게 명명되어진 화석의 이름은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Koreasaltipes Jinjuensis)’로 ‘한국 진주(진주층)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류의 뜀걸음형태 발자국’이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뜀걸음형 포유류 발자국 화석은 중생대 쥐라기 아메기니크누스(Ameghinichnus)와 신생대 무살티페스(Musaltipes) 발자국 화석만이 알려져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코리아살티페스 발자국 화석은 아메기니크누스와 무살티페스 화석과는 발가락 형태와 각도, 보행렬의 특징 등 여러 형태학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며, 가장 명확한 뜀걸음(hopping)의 형태를 나타낸다.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중생대에 서식했던 척추동물들 가운데 공룡ㆍ익룡ㆍ새ㆍ악어ㆍ도마뱀ㆍ어류 등과 함께 포유류도 서식하였다는 것을 최초로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중생대 백악기 척추동물의 종 다양성이 세계적으로 매우 높았음을 확인하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중생대 백악기 관련 국제 저명학술지(SCI)인 ‘백악기 연구(Cretaceous Research)'에 『중생대 백악기에서 발견된 세계 최초의 뜀걸음형(hopping) 포유류 발자국 화석』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7일 온라인호를 통해 공개되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세계적으로 진귀한 이 뜀걸음형 포유류 발자국 화석 진품을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을 통해 내년 하반기부터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Koreasaltipes jinjuensis)' 복원도> /사진=문화재청

 

(용어해설)


 * 뜀걸음(Hopping): 뒷발로만 뜀뛰기 하듯이 이동하는 형태, 대표적으로 캥거루, 캥거루쥐 등이 있음

* 백악기: 중생대의 마지막 시기인 약 1억 4천 5백만 년 전부터 약 6천 6백만 년 전 사이의 기간으로 공룡이 가장 번성했다가 멸종되는 시기이기도 함

* 진주층: 중생대 백악기 약 1억 1천만 년 전후에 경상남북도 지역에 쌓인 퇴적층. 진주층에서 발견된 화석들에는 공룡과 익룡의 발자국 화석을 비롯하여, 어류, 곤충, 식물화석 등 산출 다양성과 규모면에서 국내 최대 수준이며, 중생대 백악기로는 세계적인 수준의 학술가치가 규명된 공룡‧익룡‧새 발자국 화석들이 다수 발견되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음

* 아메기니크누스(Ameghinichnus): 아르헨티나 중생대 쥐라기(약 2억 130만 년 전부터 약 1억 4천500만 년 전)  중기 지층에서 발견된 포유류 발자국 화석이며, 5개의 발가락이 선명하게 나타나고, 앞발‧뒷발이 모두 잘 나타나는 특징이 있음. 보행렬에는 꼬리가 끌린 자국도 종종 나타남

* 무살티페스(Musaltipes): 미국 신생대 마이오세기(약 2천 303만 년 전부터 약 533만 년 전) 지층에서 발견된 포유류 발자국 화석으로, 2족 혹은 4족 보행이 모두 가능했던 신생대 포유동물이 남김

▲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스(Koreasaltipes jinjuensis)의 보행렬> /사진=문화재청
 문답식 해설


<1> 이번 뜀뛰기 발자국 화석의 발견 의미는 무엇인가?

1) 중생대 백악기 지층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된 뜀뛰기형 포유동물의 발자국 화석
2) 지금까지 우리나라 중생대 중기 백악기 지층에서는 공룡, 익룡, 새, 도마뱀, 악어 등의 다양한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들이 알려져 있었음. 이에 더하여 이번 포유류 발자국 화석의 발견은 우리나라 중기 백악기에 살았던 척추동물의 종 다양성이 매우 높았음을 의미함. 아울러 새로운 종류의 포유동물이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다는 사실을 확인함


<2> 이번에 발견된 발자국이 포유류 발자국 화석으로 동정(미지의 생물이 어떤 분류군에 일치하는가를 결정하는 작업과정)되는 특징들은?

포유류 발자국 확인 기준(Valais, 2009)은 다음과 같음
1) 포유류와의 골격학적 형태적 유사성 유무
2) 일반적으로 5개의 발가락이 찍힌 흔적이 있어야 함
3) 발가락들의 크기와 모양이 거의 비슷하여야 함
4) 가운데 위치한 3번 발가락이 가장 긴 발자국이어야 함
5) 발가락 사이가 벌려져 있지 않고, 발가락 사이 간격이 좁고 비슷한 간격을 유지
6) 뜀뛰기 형태와 같이 더 진보된 걸음걸이로 뛰거나 걸었음
7) 일반적으로 다른 척추동물보다 발자국 크기가 일반적으로 작은 경향이 있음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Koreasaltipes jinjuensis)는 7개의 기준에 거의 모두 해당되며, 발가락들의 크기는 거의 같은 점과 뜀걸음 형태의 발자국이므로 진보된 걸음걸이 형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포유동물의 발자국으로 확인됨.


<3> 발견 장소와 당시 최초 발견상황은?
이번 뜀걸음 발자국 화석은 2016년 1월 19일 경상남도 진주시 충무공동 135번지의 진주혁신도시 블록형 단독 주택 용지(E-4 블록) 조성사업 용지에 대한 화석 문화재 입회 조사 과정 중에 발견됨. 이 화석은 천연기념물 제534호 진주 호탄동 익룡ㆍ새ㆍ공룡 발자국 화석산지와 직선거리로 약 200m 떨어진 곳에 대지 조성사업을 위해 약 2m 두께의 암반을 제거한 곳에서 블록 형태로 떨어진 암석에서 발견됨.
<4> 우리나라 중생대 백악기 당시 환경은 어떠했는지?
우리나라 중생대 백악기에는 경상남북도 지역이 확장되는 분지지형이었음. 이자나기판(과거의 태평양판)이 유라시아 대륙 아래로 섭입(암권의 판과 판이 서로 충돌하여 한 판이 다른 판의 밑으로 들어가는 현상)하면서 대륙의 가장자리에 분지(낮은 땅)가 형성되어 하천(망상, 저굴곡), 호수, 범람원, 충적 선상지, 충적 평야 등의 지형이 형성되었음. 포유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진주혁신도시의 진주층은 약 1억 1천만 년 전에 퇴적되었는데, 그 당시에는 커다란 호숫가의 가장자리였음.

▲ 백악기의 고환경 모식도(Chough and Sohn, 2010). /사진=문화재청

* 약자설명
 GB : Gyeongsang Basin, 경상분지(경상남북도에 분포하는 중생대 백악기 퇴적분지)
 JA : Japanese Arc, 일본 열도(일본 호)
 GVA : Gyeongsang Volcanic Arc, 경상 화산호
 IAB : Intraarc Basin, 열도(호) 내부에 위치한 분지
 Tr : Trench, 해구
 L : Lithosphere, 암석권(암석으로 구성되어 있는 지각의 표층 부분)
 L (IP) : Izanagi plate, 이자나기판(원시 태평양판)
 A : Ast henosphere, 연약권(암석권 중 평균 지하 약 100 km 부근의 부드러운 암석권  


<5>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나라의 중생대 백악기에는 공룡을 비롯하여 익룡, 새, 악어, 도마뱀 등의 매우 다양한 척추동물이 살았다는 것이 수많은 발자국 화석으로 증명되고 있음. 지금까지 연구가 이루어진 화석들 이외에도 세계적으로도 매우 훌륭하고 희귀한 수많은 화석이 발견되고 있음. 특히, 천연기념물 제534호 진주 호탄동 익룡‧새‧공룡 발자국 화석산지에서 발견된 익룡과 새의 발자국 화석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발자국 화석임. 앞으로 집중적인 정밀조사와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중생대 백악기 퇴적층에서 발견되는 화석들을 발굴하고 보존하여 국민에게 전시와 교육으로 활용할 계획임. 이 연구결과는 현재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준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되며,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산지가 세계유산으로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규명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됨.


<6> 본 연구를 수행한 3개국 국제공동연구진 소속
- 한국 : 임종덕 학예연구관 [국립문화재연구소]
         김경수 교수, 최연기 대학원생 [진주교육대학교]
- 미국 : 마틴 로클리 교수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 중국 : 리다 칭 교수 [중국 지질과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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