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폴더블 대세화'...변수는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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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폴더블 대세화'...변수는 '가격'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7.30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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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폴더블폰 시장의 난제
소비자 “왜 펴야 하냐?”...설득 어려워
변수는 ‘가격’...삼성 폴더블 최대 700만대 출하될 듯
마케팅 강화에 3·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률↓가능성
삼성전자는 전 세계 주요 랜드마크에서 다음 달 11일 열리는 '갤럭시 언팩(공개) 2021' 옥외광고를 통해 홍보 효과를 높이고 있다. 영국 피카딜리 서커스 언팩 광고.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전 세계 주요 랜드마크에서 다음 달 11일 열리는 '갤럭시 언팩(공개) 2021' 옥외광고를 통해 홍보 효과를 높이고 있다. 영국 피카딜리 서커스 언팩 광고. 사진제공=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킨 삼성전자가 하반기에도 1위를 유지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반기 ‘폴더블폰 대세화’를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신제품 가격을 낮출 경우 수익성 저하를 피하기 어렵다.

“왜 펼쳐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소비자를 설득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려면 폴더블폰 제조단가를 낮춰야 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폴더블폰을 대중화한다는 삼성의 계획이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가격을 꼽는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음달 11일 공개할 예정인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예상 출하량을 600만~700만대로 전망한다. 출시 가격은 갤럭시Z폴드3는 199만원대, 갤럭시Z플립3는 125만원대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로 삼성전자가 경쟁사에 비해 더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삼성전자가 세운 목표 출하량 달성을 위해 하반기엔 공격적으로 폴더블폰 출하계획을 세우고 마케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후 컨퍼런스콜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베트남 생산 차질로 스마트폰 판매가 지난 1분기보다  2000만대 가량 준 6000만대에 그쳤다고 밝혔다. 

갤럭시Z 폴드3 예상 이미지. 사진=91모바일
갤럭시Z 폴드3 예상 이미지. 사진=91모바일

지난 1분기까지 ‘코로나 청정국’으로 불렸던 베트남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핵심 공장이 있다. 2분기 들어서 델타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셧다운’으로 베트남 내 협력업체가 조업에 차질을 빚었다.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코로나 재확산도 제품 생산과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하반기 폴더블폰 마케팅 강화는 단순히 2분기에 주춤했던 스마트폰 판매량 회복만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 

김성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폴더블폰 대세화를 추진하겠다”라면서 “폴더블폰 판매가 늘어나면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고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폴더블폰은 기존 스마트폰과 폼팩터(기기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폴더블폰용 부품 생산을 위해 별도 비용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그간 업계에서는 폴더블폰 대중화의 어려움을 ‘닭과 달걀’의 문제에 비유했다. 200만원이 넘는 가격이 대중화에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시장 반응이 없는 제품에 대해 시설 투자를 할 수 없어 높은 가격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소비자 “왜 펴야 하냐?”...가장 큰 흥행변수는 ‘가격’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하반기 폴더블폰 대중화에 성공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800만~120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던 갤럭시노트 시리즈 대신 폴더블폰을 선택했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12시리즈로 ‘역대급’ 흥행에 성공했고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를 선두로 중국 제조사의 성장세가 매섭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입장에서는 폴더블폰을 사야하는 명확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결국은 기본 성능을 만족시킨다면 가격이 변수가 될텐데 얼마나 싸게 살수 있느냐가 흥행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삼성 폴더블폰의 가격만 낮아지면 갤럭시Z폴드3와 플립3를 합쳐 최대 700만대 규모 흥행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제조사 보조금 등의 형태로 폴더블폰 가격을 낮출수록 흥행 가능성은 높아진다. 특히 출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3분기 중 가격 정책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4분기가 시작하는 9월말에는 애플이 차기 아이폰 시리즈를 공개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 초도물량을 전작보다 약 20% 늘린 9000만대로 잡았다.

중국 제조사의 성장세도 무섭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19%), 샤오미(17%), 애플(14%) 순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삼성전자의 성장폭은 5.6%에 그쳤지만 샤오미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여파에도 72.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중국 제조사 오포의 경우 하위 브랜드 리얼미 출하량이 같은 기간 174.5% 폭증하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6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가 3분기 폴더블폰 출시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면 아이폰13에 이어 오포·비보·샤오미의 신규 폴더블폰과 5G 중저가폰과 경쟁해야 한다. 2위 샤오미와 격차가 2% 뿐인 상황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달 간 샤오미 스마트폰 판매량은 1974만대로 이미 삼성전자(1812만대)를 앞지른 상황이다.

3·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률 하락할 수도

폴더블폰 강화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 올 하반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사업부 영업이익률이 상반기 대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IM사업부는 2분기에 매출 22조6700억원, 영업이익 3조24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엔 갤럭시S21 조기 출시 효과로 매출 29조2100억원에 영업이익은 4조3900억원에 달했다. 통상 마진율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은 지난 1분기 15%였지만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조원 가량 줄며 14.2%로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과 5G 중저가폰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지켜야 하지만 중국 제조사들이 LG전자와 화웨이 공백 대부분을 흡수하고 있는 모양새다. 5G 중저가폰 시장에선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제조사와 경쟁이 쉽지 않다. 삼성전자는 갤럭시M22를 시작으로 ‘갤럭시A·M·F'를 출시하며 맞서고 있지만 중저가폰은 마진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급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폴더블폰 등을 위한 마케팅 비용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IM 사업부 영업이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에 대한 반론도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전자업계가 마케팅 효율화에 집중했고 그간 삼성전자가 원가 구조 개선에 힘쓰면서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연간 7000만대 휴대폰을 출하하는데 폴더블폰은 많아야 700만대 수준일 것”이라며 “폴더블폰 출시로 제품 평균 단가가 올라간점을 감안하면 우리 내부에선 3분기 IM 사업부 영업이익률이 15%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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