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 중간배당 한다는데도...힘 못 쓰는 금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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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에 중간배당 한다는데도...힘 못 쓰는 금융주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7.3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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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저평가·경기 민감 영향으로 투자자 매력도 낮아
카카오뱅크 상장 시 은행주 재평가 가능성도
4대 금융지주. 사진제공=각 사
4대 금융지주. 사진제공=각 사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주가가 사상 최대 실적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은행주가 전통적으로 저평가되는 성향이 있는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불안정성이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KB금융 주가는 30일 종가 기준 5만1300원으로 지난 1일(5만4700원) 대비 6.2% 떨어졌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4만100원에서 3만9150원으로 2.3% 하락했고 하나금융도 4만5300원에서 4만3450원으로 4.0% 하락했다. 

우리금융은 1만1450원에서 1만850원으로 5.2% 떨어졌다. 

이는 금융사들이 지난 2분기 거둔 실적과는 대조적이다. 신한금융은 2분기 전년 대비 43.4% 증가한 1조2518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지주사 중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1조2043억원, 하나금융은 917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우리금융 또한 마찬가지로 7526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러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금융지주들은 일제히 중간배당을 예고하고 있다. 

KB금융은 주당 750원,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주당 700원과 15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분기배당을 결정해 다음달 이사회에서 배당성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호실적과 중간배당 전망에도 불구하고 금융주가 저평가받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금융주 등 전통적인 배당주보다는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식에 더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 연기금이나 연금소득자를 제외하면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에 대한 배당소득보다는 주식 가격이 뛰는 자본소득을 선호하게 마련"이라며 "또한 금융주 자체가 국제경제, 미국 금리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금융주나 철강주, 에너지 관련주는 IT 관련주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며 "금융의 경우 정부의 입김으로 인한 관치금융 이슈가 있어 더욱 인식이 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보다 핀테크·플랫폼적 관점에서 평가받은 경우 시장의 관심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6일 상장 예정으로 최근 공모주 청약을 받은 카카오뱅크의 경우 인터넷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증거금만 58조원이 몰리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9000원으로 확정됐으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000억원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에 대한 반응은) 현재의 외형이나 수익성보다는 차별적 성장잠재력과 금융산업 내 높은 지배력 확보 가능성과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특히 현재와 같이 디지털 금융환경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시기에는 확보하고 있는 이용자기반과 데이터의 양과 질이 금융회사의 가치를 결정하는 보다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영향으로 기존 은행주의 경우 수급 측면에서 단기적 부담요인이 예상된다"며 "1분기에 이어 2분기 사상 최대실적 발표에도 주가 저평가 구간이 지속 중인데 중간배당의 연속성, 분기배당 등 추가적인 주주환원 조치의 필요성이 지속 부각되는 가운데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디지털 채널과 비용효율성 강화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금융지주들이 실적에 비해 크게 저평가되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가운데 카카오뱅크의 상장을 통해 은행 주가가 재평가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역시 은행 중 하나로 공모가 수준으로 기업가치가 유지된다면 전체 은행 주가를 재평가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KB금융의 경우) 카카오뱅크의 두 배에 달하는 이용자 수와 국내 최대의 시장 지배력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이 5배 미만이라면 정말 과도한 저평가"라고 지적했다. 

실제 KB금융의 2021년 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4.7배, 0.47배로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 역시 2021년 PER 4.7배, PBR 045배로 절대적 저평가 영역에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2021년 PER 4.3배와 PBR 0.41배, 우리금융은 각각 PER 3.7배, PBR 0.36배를 기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제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금융주 같은 경기 민감주가 조정을 받은 것"이라며 "현재는 장기금리가 축소된 것이 영향을 미쳤기에 장기금리가 상승 기조로 돌아선다면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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