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확산되는 델타 변이...세계 각국 다시 규제강화로 '유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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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확산되는 델타 변이...세계 각국 다시 규제강화로 '유턴'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7.26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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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등 백신 접종 캠페인으로 대응...미접종자 규제 강화
미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논의 중
일부 아프리카 국가는 봉쇄 조치 나서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전세계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발빠른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터널의 끝이 머지 않았다던 백신 선도국들도 늘어나는 델타 변이 확진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거리두기 4단계 연장 등 강력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도 완화했던 각종 방역 규제들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국가는 백신 접종만이 해결책이라는 인식 아래 접종률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는 등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 방안이 국가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백신 접종 캠페인 벌이는 유럽 국가

유럽 국가들과 미국의 일부 주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주요 무기로 백신접종 캠페인을 꺼내들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대거 발생하고 있지만, 중증 환자나 사망자수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백신 접종만이 해결책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과 이스라엘 등 백신접종 선도국에서도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중증환자나 사망자 수는 억제되고 있다"며 "백신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해 심각한 질병과 사망을 예방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며, 정상으로 돌아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와 그리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각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코로나19 검진 음성결과와 백신 접종 기록을 담은 일종의 면역 인증서인 '헬스패스(Health Pass)'를 발급하고, 식당이나 병원, 대중교통, 영화관 등을 이용할 때 이를 확인하기로 했다. 일부 프랑스인들이 헬스패스 제도에 반발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프랑스 정부는 이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헬스패스 소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업소들에 대해서는 상당한 벌금이 부과되며, 한달에 3차례 위반할 경우 징역 1년을 선고받게 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러시아의 경우 이미 지난 6월부터 각종 캠페인을 벌이며 백신 접종을 압박해왔다. 모스크바를 포함한 44개 지역에서 서비스업 종사자들에 대한 예방접종을 의무화했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강제 무급휴가에 처하게 된다.

러시아의 인기 관광지 12곳은 예방접종 증명서 혹은 코로나19 PCR 음성 결과지를 받은 이들에게만 호텔과 리조트 예약을 허용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접종률을 자랑하는 이스라엘도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영국 등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백신 접종 증명서 계획이 논의중이거나 시행되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 전세계 경제를 차갑게 냉각시켰던 록다운(폐쇄)의 대안이자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이들을 장려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마스크 착용 의무화 카드 다시 꺼내나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 규제를 다시 꺼내들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11만8791명을 기록해 지난 2월11일 이후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5만명대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갑자기 2배 이상으로 치솟는 등 확산세가 눈에 띄게 가팔라진 모습이다. 이에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로스엔젤레스 카운티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기준을 다시 도입하는 등 일부 주에서 마스크 착용의 가이드라인 강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보건당국은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들에 대한 마스크 착용 지침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씨름하면서 이전의 느슨했던 접근법을 다시 조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감염병 관리 최고 책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마스크 착용 가이드라인의 변경은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사례에 비춰볼 때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월 미국은 백신접종을 마무리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지침을 완화한 바 있지만, 불과 두달여만에 이를 되돌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은 "마스크 착용이 백신 접종자들에게도 여전히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높은 수준의 전염률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동남아 등 상황 심각...봉쇄 불가피

아프리카의 경우 상황은 심각하다. 백신 접종률도 상당히 낮을 뿐더러, 의료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WSJ는 "아프리카에서는 최근 몇주동안 기록적으로 감염이 급증하면서 잠비아와 나미비아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장례식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사망자 수가 많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지난주 1만명의 사망자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에 치명타를 입은 이 국가들은 다시 엄격한 봉쇄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으며, 남아공을 비롯해 우간다, 나미비아 등은 일제히 봉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남아프리카 역학 모델링 및 분석센터 책임자인 줄리엣 풀리엄은 "우리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시작한 곳으로 돌아왔다"며 "백신 확보에 있어 더딘 움직임을 보였던 국가들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대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수도권 지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실시하는 등 강도높은 규제에 나서고 있고, 일본은 오는 8월22일까지 도쿄에 비상사태를 선포, 관중 없는 올림픽이 이어질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전세계에서 하루 사망자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됐다. 지난 한 주간 매일 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인도네사이의 수도인 자카르타의 코로나19 공동묘지 5곳 중에서 4곳은 이미 포화상태일 정도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확산세가 심각한 일부 지역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의 규제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전체적으로 국가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고, 엄청난 속도의 발병률로 인해 예방접종을 완전히 받은 이들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 위생 열대 의과대학의 마틴 히버드 교수는 "사람들이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끔찍한 현실은 이 질병이 아마도 영원히 여기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그것은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할 추가적인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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