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집의 인사이트] 삼성전자 주가는 왜 지지부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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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의 인사이트] 삼성전자 주가는 왜 지지부진할까
  • 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 승인 2021.07.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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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집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 지난해 초부터 전 국민 사이에 불었던 주식투자 열풍의 정점은 1등 기업, 삼성전자에 집중되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코로나가 극심하던 지난해 3월 4만7800원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꾸준히 올라 처음으로 동학개미라고 불린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까지 대폭 끌어올리는데 기여하였다. '10만전자'라는 키워드에는 모든 개인 투자자의 열망이 담겨 있다. 

문제는 올해 6월 30일까지 8만원대를 유지하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7만원대로 내려 앉으며 몇 주째 주가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분기 실적으로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 5000억원을 기록하는 놀라운 성과를 창출, 언론에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고 대대적으로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여전히 답보 상황에 멈춰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왜 지지부진할까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월달 9만원대를 돌파하며 10만전자가 멀지 않았다는 기대가 증권가에 퍼지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를 개미 투자자자라고 부르지만 투자 규모로만 보면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개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 매수한 금액은 30조원이 넘는다. 얼마나 많은 국민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는지 알 수 있는 규모이다. 

삼성전자 주식이 상승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첫째, 이미 2분기 실적 등 지금까지의 호실적이 선 반영되어 주가의 흐름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가는 미래의 전망을 반영해서 움직이고 있는 점을 감안, 오히려 삼성전자의 향후 경쟁력이 확실치 않아 현재 기업의 주가가 답보 상태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 지적이다.

둘째,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기술 개발 또는 과감한 M&A 등 대대적인 미래 계획이 불투명하기에 주가가 상승을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그리고 대만의 TSMC 대비 기술력이 부족하다 보니 삼성전자의 역량 향상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이 투자자들 사이에 거론되며 주가가 장벽에 막혔다는 것이다.

주가 부진의 이유, 과연 그럴까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 이유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전망을 내놓았지만 대체적으로 이러한 전망은 설득력이 부족한 편이다. 단적인 예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네이버는 곧바로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네이버에 관해 거의 모든 증권사에서 54만~60만원이라는 향상된 목표 주가를 내놓았다. 

실적이나 전망이 이미 반영되어 주가가 움직인다는 전문가들의 평은 그래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올해 초, 삼성전자의 주가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전문가들의 평이 어떠했는지는 검색만 해도 알 수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상향 곡선을 그리던 때에도 삼성전자는 TSMC보다 기술력은 부족했고 반도체 업황 우려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된 이슈였다. 

주가는 늘 결과론적 전망이 횡행하는 곳이라 특정 기업의 주가 흐름에 대한 전문가들의 주관적인 평을 100% 신뢰하기는 어렵다. 특히, 대다수 전문가들이 언론에 나온 국내외 업계 동향을 토대로 특정 기업의 주가를 과학적 분석이 아닌 주관적 판단을 토대로 예단하다 보니 특정 기업의 미래 주가와 전망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점이 종종 지적되었다. 

미국 증시의 경우 기업의 실적이 사상 최대 성과를 창출하면 곧바로 주가 상승에 반영되는 반면 국내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견인하다 보니 기업의 실적이나 이익이 단기 시점에서 보면 주가와 일치하지 않는 패턴이 자주 드러난다. 개인 투자자의 매수, 매도 방향과 항상 외국인 및 기관이 정 반대로 움직이는 것만 봐도 그렇다.

2006년 대한경영학회지에 게재된 ‘외국인 투자자의 정보우위에 관한 연구’ 논문을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강하기에 이들의 매매 동향을 무시한 개인 투자자의 투자는 단기적으로 매우 위험하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국내 주가는 늘 외국인과 기관이 영향력을 주도하는 것이 사실이다.

삼성전자, 그렇다면 다시 오를까 

삼성전자는 2010년 150조 매출을 올렸고 2년만인 2012년 200조원 매출을 돌파하며 그들이 강조하는 초격차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전자가 거둔 매출은 236조원에 그치며 지난 8년 그리고 올해까지 250조원 매출 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이후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흐름을 주도하지 못한 점 또한 삼성전자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2011년 한국자료분석학회 학술지에 게재된 ‘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 분석’ 논문을 보면 단기적으로는 당기순이익, 거래량 이외 다양한 요인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순이익률과 매출액이 주가 상승을 견인하는 핵심 요소로 나타났다. 즉, 기업이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주가 상승 요인이었다. 

삼성전자가 매출 250조원 박스권에 묶여 있지만 여전히 세트 부분의 실적은 양호한 편이며 메모리 분야의 업황을 감안할 때 매출, 이익은 꾸준히 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다. 오히려 업계에선 삼성전자는 개인 투자자가 너무 많다는 것 외에 문제가 없다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가 개인 투자자에게 주식투자 수익률을 내줄 리 없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늘 개인이 팔면 기관과 외국인이 사고 개인이 사면 외국인과 기관이 파는 경향을 되풀이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대부분의 주식투자에서 손실을 보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역량은 이미 글로벌 톱(Top) 기업에 도달해 있기에 단기 전망보다 장기적 관점을 토대로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현명하다. 장기적 요인은 여전히 매출과 순이익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삼성전자가 반도체 이외 다른 분야에서 탁월한 실적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매출과 이익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내놓지 못한 점진적 성과로는 초격차 성장을 이뤄낼 수 없다.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는 이미 500만명이 넘는다. 1등 기업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상황이다. 왕관의 무게를 인내하고 이겨내야 초격차 성장도, 주가도 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다. 

 

●권상집 교수는 CJ그룹 인사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카이스트에서 전략경영·조직관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활발한 저술 활동으로 2017년 세계 최우수 학술논문상을 수상했다. 2020년 2월 한국경영학회에서 우수경영학자상을 수상했다. 동국대 재직 중 명강의 교수상과 학술상을 받았다. 9월부터는 한성대 기업경영트랙 교수로 일하고 있다. 현재 한국경영학회와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지식경영학회에서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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