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 연장 직격탄…강원·제주도 “취소 문의 줄줄이”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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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4단계 연장 직격탄…강원·제주도 “취소 문의 줄줄이” 한숨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7.23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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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4단계·18시 이후 3인 사적 모임 금지 연장
‘주 여행지’ 제주도·강원도도 거리두기 일제히 상향
여행 취소 문의 속출…제주도 결혼식 취소 문의도
“여름철 장사로 1년을 버티는데…”여행관련업체 ‘한숨’
코로나19 확진자로 제주도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연장에 제주도, 강원도를 중심으로 관광객들의 여행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제주도 내 해수욕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오랜만에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준비했다. 숙소도 최고급으로 잡았지만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는 것 같아 결국 취소했다. 취소하면서도 마음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잘했단 생각이 들고 오히려 홀가분하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세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다음 달 8일까지 2주 더 연장된다.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사적모임 금지 조치도 계속된다. 

사실상 ‘셧다운’으로, 비교적 거리두기 규제가 덜한 강원도,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마저 비수도권 거리두기 격상 소식에 속속 여름 휴가를 포기하고 나섰다. 다만 “휴가철 장사로 1년을 버틴다”는 관광업계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숙박 뿐 아니라 외식업계, 렌트카 업계도 줄줄이 피해를 입게 됐다. 

수도권은 4단계 연장에 제주·강릉도 거리두기 격상

몇 년 간 여행이 없어 모처럼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었다는 직장인 김모(36)씨는 “여러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조심할 시기인 것 같다”며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소식을 듣고 지금 여행을 준비할 때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 속초, 양양 등과 제주도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비교적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다. 하지만 수도권발 풍선효과로 해당 지역들도 코로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자 일제히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나섰다. 

강원 양양군은 23일 오전 12시부터 8월 1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한다. 직계가족이어도 비동거일 경우에는 사적모임이 4인으로 제한된다. 또한 다중이용시설 중 유흥시설, 식당·카페, 노래(코인)연습장, 수영장, 목욕장 10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 지역 내 5개 지역아동센터는 지난 21일부터 임시 휴원에 들어갔다. 

최근 양양의 한 풀빌라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등 풀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퍼진 바 있다. 수도권 여행객들이 거리두기를 피해 강원도 등 비수도권 피서지로 몰리게 된 것. 특히 인근 도시인 강릉이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25일까지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하면서 차로 30분 거리인 양양에 사람들이 더 몰렸다. 

결국 양양에서만 지난 20일 12명, 21일 3명에 이어 22일에도 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강원도 원주와 속초시 역시 22일 하루에만 각각 23명, 5명이 나와 거리두기를 3단계로 조정했다. 

제주도도 지난 19일부터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했다. 12일 2단계로 격상한 지 일주일 만으로, 무기한 격상이다. 현행 6인이었던 사적 모임은 4인까지만 허용된다. 결혼을 위한 상견례로 가족이 모이는 경우는 6명까지만 가능하고, 지역축제·설명회·기념식 등 행사와 집회 등은 1일 기준 50명 미만으로 운영해야 한다.

강원 강릉시가 지난 1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교동 거리가 썰렁한 모습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여름 휴가 특수 대신 취소 문의만 ‘쇄도’

강원도와 제주도는 7월말에서부터 8월초까지 여름 휴가 때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1년을 버틴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여름철 장사가 중요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꺾이기는커녕 더 심해져가는 상황에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기자 울상이다. 

특히 제주도를 결혼식이나 신혼여행 장소로 택한 예비부부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취소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 호텔업계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서귀포시 특급호텔 관계자는 “결혼식을 진행해도 지인을 최대 49명까지만 초청할 수밖에 없어 아예 결혼식을 미루려고 하는 신혼부부가 늘었다”며 “신혼여행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라 위약금 문의가 줄을 잇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호텔 관계자 역시 “전 객실의 4분의 3밖에 운영을 못하는 데다가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되니 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취소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8월 말은 물론이고 9월, 10월까지도 예약이 거의 다 차있었는데 지난 며칠 새 객실 500개 정도 예약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제주도 렌터카 업계도 갑작스러운 코로나 확진자 속출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제주도 렌트카 업체 한 관계자는 “원래 이맘때면 렌터 차량이 없을 정도로 예약이 몰리는데 최근들어 취소 문의가 늘었다”며 “현재까지 취소만 8건 발생했는데 무기한 거리두기에 더 심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정은 강원도도 마찬가지다.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강릉시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지난해 7만2457명에서 올해 6만6717명으로 5740명(7.9%)이 감소했다. 양양군 역시 지난해 8만9325명에서 올해 7만9107명으로 1만218명(11.4%)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지역은 캠핑, 서핑, 워터파크 등 국내에서 엑티비티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장소로, 여름철 휴가지 1순위로 꼽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엑티비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강원도 스킨스쿠버 예약 취소해보신 분’, ‘예약 취소하면 위약금이 어떻게 되나요’, ‘그냥 강원도 안가려고요’ 등의 글이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온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여름에는 강릉·양양 등 강원도를 중심으로 서핑, 프리다이빙, 스킨스쿠버 등 여행 수요가 세자릿수 이상 늘어난다”며 “그런데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엑티비티 여행 예약 취소가 많아지고 있고, 엑티비티 체험 업체 측에서 먼저 올해는 진행을 안 하겠다고 연락 오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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