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연기·규제 강화 예고…이중고 겪는 카드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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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연기·규제 강화 예고…이중고 겪는 카드업계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7.20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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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사업 올해 8월에서 내년 1월경으로 연기
금융당국, 내년 7월까지 유예된 카드론 DSR 적용 앞당길 수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카드업계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하반기 신사업 기대주였던 마이데이터 사업이 내년 초로 연기된 데다, 카드론마저 금융당국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묶일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내년 7월까지 유예된 카드론의 DSR규제 적용시기를 앞당기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은행권 대출 규제에 대한 풍선효과로 대출이 2금융권으로 몰리는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카드론 잔액 전년 동기 대비 9.48% 증가

DSR은 모든 신용대출 원리금을 포함한 총 대출 상환액이 연간 소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은행권에서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원 이상 신용대출을 이용하면 차주별 DSR 40% 규제가 적용된다.

다만 제2금융권은 DSR 60%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카드론의 경우에는 DSR 규제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카드론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잔액은 33조178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30조3047억원 대비 9.48% 증가한 수치다. 카드업계는 이에 맞춰 경쟁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3월 가장 먼저 업계 최저 수준인 3.9%의 카드론 최저금리를 제시했다. 

현대카드도 지난 1일 카드론 최저금리를 5.5%에서 4.5%로 인하했다. 삼성카드 역시 카드론 최저금리를 5.9%에서 4.9%로 1%포인트 인하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자제를 요청하는 모습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여신협회와 카드사에 구두로 카드론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업계 관계자는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대출 증가 비율을 5~6%로 관리하고 내년에는 4%대에 안착시키자는 의견"이라며 "실제로 연초 카드사 매출을 보면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의 증가율이 5%정도로 금융당국의 지침을 지키고 있는 수준이라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반기 마이데이터 사업 연기돼…"완결성 있는 서비스 제공할 것"

올해 8월로 예정됐던 마이데이터 사업이 내년 초로 연기된 것도 카드사로서는 악재 중 하나다. 

마이데이터는 정보를 가진 개인 주체가 은행, 보험회사, 카드회사 등의 개인신용정보를 모아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전문가와 관계부처, 금융권 협회 관계자와 '금융 마이데이터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 자리에서 핀테크 기업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시행하기에는 준비가 덜 됐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부터 마이데이터 사업을 꾸준히 준비해온 금융권은 사업을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카드업계는 마이데이터 사업 연기가 무조건 악재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남은 기간 동안 기술을 더 갈고닦아 좀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준비를 제대로 해놨는데 시행하지 못한다니 아쉬운 점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마이데이터는 다 연계돼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준비가 안 된 업권이 있으면 기다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가능한 한 많은 정보 제공자와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갖춰져야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며 "어설프게 빨리 시행했다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하게 준비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연기된 기간 동안 완결성있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준비를 더 해나갈 예정"이라며 "빨리 사업을 개시하는 것보다는 소비자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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