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한일 정상회담 결렬...日 현지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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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한일 정상회담 결렬...日 현지 반응은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1.07.20 15:4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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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정상회담 결렬' 대부분 단신 보도
日 네티즌은 뜨거운 반응...'韓, 도쿄올림픽 보이콧 해달라' 의견도
혐한 인사들, '한국이 정상회담에 목맨 결과' 분석
日 정부, 망언 '소마 총괄 공사' 경질 결정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청와대가 19일 저녁, 한일정상회담 무산을 공식 발표하자, 일본 언론들은 앞다퉈 이 소식을 전했고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인 ‘야후 재팬’에도 장시간 관련 기사가 게재돼 있었다.

이 기사의 댓글 수는 20일 오전 현재 1만3000개가 넘었고, 베스트 댓글의 추천 수는 13만이 넘을 정도로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반면, 일본 공중파 방송의 메인 뉴스에서는 크게 다루지 않았다. 방송사별 보도 시간의 경우, NHK와 TV도쿄의 보도 시간은 약 2분 30초, 니혼TV의 경우 약 43초였다.

반면, TBS의 경우는 전혀 다루지 않았고, 대신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단이 후쿠시마산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소식에 후쿠시마 지사가 안타까워한다는 보도를 보냈다.

‘이후에도 일본은 일관된 입장에서 한국 측과 제대로 의사소통해 가고 싶다’라는 스가 총리의 발언 자막과 함께 19일 보도하고 있는 TV아사히의 메인 뉴스 ‘보도 스테이션’. 사진=TV아사히화면 캡처.
‘한일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도 일본은 일관된 입장에서 한국 측과 제대로 의사소통해 가고 싶다’라는 스가 총리의 발언 자막과 함께 19일 보도하고 있는 TV아사히의 메인 뉴스 ‘보도 스테이션’. 사진=TV아사히화면 캡처.

일본 공중파 방송의 메인 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먼저, 한국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달 23일에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의 개막식에 맞춰, 2년 1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열 것을 검토해왔지만,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포기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정상회담을 위한 한일 양국의 협의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열려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여전히 불충분했던 것과 그 외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정했다는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의 브리핑 내용을 보도했다.

이와 함께 위안부 문제와 태평양전쟁 중의 '강제 징용' 등의 문제로 냉각된 한일관계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정상회담을 통해서 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한편,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오염수(일본은 '처리수')를 바다에 방출하는 것과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일본은 '수출관리 엄격화') 등을 둘러싸고 일정한 성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서울 주재 일본 총괄 공사가 문 정부의 대일 외교 자세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악화한 국민감정도 고려해야만 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일본 방문 무산 소식을 전한 스가 총리는 한국 측이 도쿄올림픽 성공을 희망하는 의사를 밝혔고 이런 점에는 주목하고 싶다고 말했으며, 향후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돌리기 위해서 이후에도 일본은 ‘일관된 자세’를 바탕으로 한국 측과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한편, 주한 일본 대사관의 소마 히로히사 총괄 공사가 문 정부의 대일 외교 자세를 성적인 표현을 사용해 빗대어 파문이 일었던 것에 대해 기자가 질문하자, 한국 측의 대응과 배경에 관해서 자신이 말 할 입장이 아니라며 대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일 밤 10시 10분경에 TV도쿄의 밤 메인 뉴스인 ‘WBS’에서 일본 정부가 부적절한 발언을 한 소마 총괄 공사를 가까운 시일 내에 이동시킬 방침을 정했다며, 한국의 반발을 고려한 사실상의 경질로 보인다고 속보로 전했다.

‘속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주한 공사, 사실상 경질’이라는 자막과 함께 19일 보도하고 있는 TV도쿄의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속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주한 공사, 사실상 경질’이라는 자막과 함께 19일 보도하고 있는 TV도쿄의 메인 뉴스 ‘WBS’. 사진=TV도쿄화면 캡처.

한편, 정상회담 무산에 관해 NHK의 메인 뉴스인 ‘뉴스워치9’는 보도 말미에, 한일관계 개선의 의욕을 보인 스가 총리지만, 일본 정부는 강제 징용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일본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한국이 먼저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한일 양국 불신의 골은 여전히 깊은 채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정상회담 무산에 대해 일본 네티즌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매우 훌륭한 선택을 했으며, 도쿄올림픽도 꼭 보이콧해주길 바란다는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정말 멋진 결단이에요. 한국 선수단도 보이콧한다면 더더욱 기막히게 좋겠지만, 검토해 주실 수 없을까요?"’라는 내용의 댓글. 현지시간 19일 오후 5시 24분, '야후 재팬'에 게재된 니혼TV 뉴스의 '도쿄올림픽, 한국・문재인 대통령 "방일 취소"'라는 제목의 기사 베스트 댓글. 사진='야후 재팬'화면 캡처.
‘정말 멋진 결단이에요. 한국 선수단도 보이콧한다면 더더욱 기막히게 좋겠지만, 검토해 주실 수 없을까요?"’라는 내용의 댓글. 현지시간 19일 오후 5시 24분, '야후 재팬'에 게재된 니혼TV 뉴스의 '도쿄올림픽, 한국・문재인 대통령 "방일 취소"'라는 제목의 기사 베스트 댓글. 이 댓글에 이 시각 현재 13만여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싫어요는 4375건에 불과했다. 사진='야후 재팬'화면 캡처.

일본에서 한국 전문가로 자주 언론에 등장하면서 혐한 발언을 일삼아 온 코리아리포트 편집장 변진일 씨는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인 ‘야후 재팬’에 댓글이 13만 개가 넘은 기사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남겼다. 참고로 일본의 다른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문 대통령도 일본의 완고함을 이제야 안 것 아닌가. 위안부와 강제 징용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전혀 움직이지 않을 것임을...”

“다시는 일본에 정상회담을 애걸해서는 안 된다. 싫어하는 상대에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들이대는 것은 정말 나쁘니까, 그만두는 편이 좋다.”

“문 정권은 자민당 총재 선거나 일본 총선거를 앞두고 스가 정권이 한국에 양보할 리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일본이 한국에 양보해 얻을 것이 하나도 없는 시대임을 여야를 막론하고 한국 정치인들은 명심해야 한다. 너무 판단이 안이하다.”

“일본도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고 그것이 국익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의 노선을 관철하면 된다.”

“다만 한국이 역사문제에서 양보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문 정권에서 보수 정권이 들어서면 한일관계가 진전될 것이라는 환상은 아베 총리가 퇴임한 후에도 일본이 무엇 하나 변하지 않았던 것처럼 한국의 대응도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코리아리포트 편집장 변진일이 말하는 최신 한반도 정보!’라는 자막과 함께 ‘코리아 리포트’ 홈페이지에 게재된 변진일 씨. 사진=코리아리포트 홈페이지 캡처.
‘코리아리포트 편집장 변진일이 말하는 최신 한반도 정보!’라는 자막과 함께 ‘코리아 리포트’ 홈페이지에 게재된 변진일 씨. 사진=코리아리포트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 무산 이후, 스가 총리가 기자 회견에서 일본은 ‘일관된 자세’로 한일관계에 임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전문가들의 반응 등을 바탕으로 한일정상회담이 열렸다고 해도 서로의 견해 차이만 확인하는 자리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컸다는 것이 중론이다.

즉, 일본 정부가 한국이 일본이 원하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해, 아무런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했지만, 일본 정부는 한일관계에서 일관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 국민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계기로 이용할 노림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스가 총리의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하는 것이 이번 한일정상회담의 진짜 목적이라는 지적이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

한편, 고노 다로 행정 개혁 장관이 한국의 남관표 주일 전 한국 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무례’라는 표현을 쓰며 대놓고 외교 결례를 범한 것이, 2년 전인 2019년 7월 19일이었다. 

그리고 당시 정치적 영향력이 미미했던 고노 장관은 그 이후 일본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아베 신조 전 총리는 그를 방위성 장관으로 발탁하는 한편, 스가 정권에서는 행정 개혁 장관과 백신 장관을 역임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에 소마 총괄 공사의 도를 넘은 발언으로 일본 정부가 사실상 경질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스가 총리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아 좌천될지, 오히려 승진할지는 더 두고 볼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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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dotori 2021-07-21 09:02:49
예시 일본이 일본하는 ㅡㅡ 이중 마인드에 절대 놀아나면 안될듯

이현중 2021-07-21 00:33:23
참 할말을 잃게 만드는 재주가 좋네요.

성진화 2021-07-20 19:07:52
좋은기사 감시힙니다

재앙 2021-07-20 17:14:38
문재인이 이거하난 정말 맘에 쏙드네

ㅇㅇ 2021-07-20 16:56:09
한국이 아쉬울게 있나? 더욱 강경하게 철퇴내리길. 맞아도 정신 못 차리면 더 쎄게 내리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