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에 끼인 군산조선소…구조조정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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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판에 끼인 군산조선소…구조조정 어떻게?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2.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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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문재인 이어 천정배·안철수도 경쟁적으로 존치 주장

대선주자들이 번갈아가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존치를 주장하면서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이 산으로 가고 있다. 사공이 너무 많은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일감부족을 이유로 2008~2009년 사이 조성한 군산조선소를 오는 6월 이후 가동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이 군산조선소 존치를 주장한데 이어 문재인 전 대표도 지난 12일 군산조선소와 관련 국가 차원의 약속을 지원했다.

전북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도 가만 있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13일 전주 전북도청에서 최고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도와 공동으로 정책협의회를 열고 군산조선소 도크 폐쇄에 따른 지역 경제 타격이 크다고 판단, 정부 부처와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폐쇄 철회를 요구하기로 했다.

박지원 대표는 "당장 조선 경기가 나쁘다고 (군산조선소를) 폐쇄해버리면 호황 때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현대 측에 전달했는데 꿈적도 않고 있다"면서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공공선(어업지도선)이라도 발주해서 살려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조배숙 최고위원은 "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를 폐쇄하면 46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지만, 이걸 폐쇄함으로써 부담해야 하는 실업급여는 670억원에 달하고 작년 영업 이익도 1조6천억원"이라며 "이런 계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비용절감 때문에 군산조선소를 폐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4일 군산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존치 범도민 궐기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안철수 전대표 페이스북 사진

안철수 전 대표는 14일 군산 롯데마트 앞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존치 범도민궐기대회에 참석해 군산조선소 존치를 주장했다. 그는 “군산 조선소는 그동안 남동권에만 집중되었던 조선업의 서해안 시대를 열었던 환서해안시대의 상징이자 군산의 자부심”이라며 :군산조선소 폐쇄는기업경영 논리로만 결정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산 조선소 존치를 위해 총력을 집결할 것이며, 저 또한 군산 조선소 폐쇄 결정이 철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천정배 전대표는 지난 13일 "군산조선소 존치를 위해 정몽준 전 의원을 직접 만나는 '트럼프식 담판'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1일 군산을 방문해 “현대중공업은 고통분담과 사회적 책임 이행 차원에서 최소한의 건조 물량을 군산조선소에 배정하고 도크와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현대중공업이 10조원이 넘는 사내유보금을 풀고 일감을 나눔으로써 위기를 함께 넘어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현대중공업 홈페이지

 

현대중공업은 수주 급감에 대처해 오는 6월 군산조선소 가동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최근 군산시청을 방문해 6월 이후 도크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히고 이해를 구했다.

업계에 따르면 군산조선소는 1년에 6~7척의 선박이 수주되어야 안정적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그런데 현대중공업 수주 잔량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지난해 7월 울산조선소애서 도크 1개의 가동을 중단한데 이어 올해 3~4개의 도크를 추가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 줄여야 할 도크의 대상에 군산조선소가 포함된 것이다.

군산조선소의 일감 감소로 현재까지 82개 협력사 중 20개가 문을 닫고 1,400여명이 실직했는데 앞으로 가동이 중단되면 더 많은 협력사가 문을 닫고 실직자가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 이후 1조4,600억원을 군산조선소에 투자했다. 181만㎡ 부지에 130만 톤 짜리 도크 1개와 1,650톤 규모의 골리앗 크레인이 있는 군산조선소는 2012년 선박 11척 건조를 시작으로 2013년 10척, 2014년 13척, 2015년 16척, 2016년에는 13척 건조에 1조 2,972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군산조선소는 매년 선박 12척 건조와 매출 1조2,000억원의 이상을 기록하며 군산 경제의 20% 이상을, 전북 수출의 8.9%를 각각 차지하고 있고 근로자 5,000여명으로 군산과 전북 경제의 상징 그 자체였다.

한편 정부는 올해 국내 조선 빅 3사의 자구계획 이행률을 80%까지 높이는 강도 높은 조선업 구조조정을 방침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불황에는 장사가 없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 부문에서 올해 매출이 2조2,000여억원으로 전년대비 40% 이상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조선업의 가장 큰 원인은 수주 절벽 자체보다는 높은 인건비다. 인건비가 높기 때문에 중국의 저가 수주에 밀리는 것이다.

조선산업은 고부가가치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우리 인건비가 너무 비싸다. 예를 들어 한진중공업의 경우 평균 연봉은 연간 6,000만원이고, 대우조선 7,500만원에 이른다. 그런데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조선소는 1인의 평균연봉이 500만원이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영도조선소 적자를 수빅조선소 흑자가 계속 메워 주고 있는 것이다.

조선소의 인력을 줄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세계 조선경기가 회복되어 수주가 된다고 하더라도 경영 부실은 계속되고, 결국엔 전국민의 세금으로 재정지원을 하지 않는한 한국 조선업은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다.

바야흐로 대통령 선거철이다. 조선업 해운업 구조조정 힘들 수밖에 없다. 이재명 시장과 같은 대선 후보들은 당연히 조선업 살려서 경제 견인하겠다고 할 것이다. 구조조정하지 않고, 그들의 표를 요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조선산업은 해결방안을 찾을 시간을 늦추게 되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서 결국 조선업 적자를 국민들이 책임져야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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