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저임금 역대 최대폭 인상 전망···평균 1만원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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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저임금 역대 최대폭 인상 전망···평균 1만원 근접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07.1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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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東京都)의 한 지하철 역에 시간당 최저임금이 1천13엔이라고 안내하는 포스터가 붙었다. 사진=연합
일본 도쿄도(東京都)의 한 지하철 역에 시간당 최저임금이 1천13엔이라고 안내하는 포스터가 붙었다. 사진=연합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일본의 최저임금이 역대 최대 폭인 3.1% 올라 시간당 평균 1만원에 근접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자문기구인 중앙최저임금심의회(이하 중앙 심의회)는 현재 전국 가중평균 기준 시간당 902엔(약 9417원)인 최저임금을 28엔(약 292원·3.1%) 올려 930엔(약 9709원)으로 인상 목표를 마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위축을 고려해 작년에는 1엔만 올렸는데 올해는 1978년 현행 제도가 시작된 이후 최대 인상 목표를 내걸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심의회가 각각 결정하지만 중앙 심의회가 제시한 목표치가 사실상 상승 폭을 좌우한다.

중앙 심의회의 제안대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경우 전국에서 가장 높은 도쿄도(東京都)는 시간당 1041엔(약 1만868원)이고 가장 낮은 오키나와(沖繩) 오이타(大分)·돗토리(鳥取)·시마네(島根)·아키타(秋田)·고치(高知)현은 820엔(약 8561원)이 될 전망이다.

일본에서 가장 큰 전국 단위 노조 중앙조직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소속인 도미타 다마요(冨田珠代) 중앙 심의회 위원은 "코로나19 아래서도 최저임금을 올릴 필요성이 인정됐다"며 "누구든지 시급 1000엔'을 향한 한 걸음 전진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만족감을 표명했다.

일본상공회의소 등 중소기업 3단체는 "도저히 납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최저임금을 인상한다는 정부 방침을 추인하는 것 같은 결론이 나서 심의회나 최저임금 결정의 존재 방식 자체에 대한 의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논평했다.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고 노동자 측은 40엔 인상을 요구하며 팽팽하게 맞섰으나 스가 정권의 의향이 노동계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결과라고 요미우리신문은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최저임금을 올려서 경기 부양을 꾀하고 지방의 노동 조건을 개선함으로써 도쿄 외 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을 유도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스가 정권이 가을 총선에 최저임금이 미칠 영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관한 분석은 엇갈렸다.

요미우리는 "임금 인상 분위기가 확산하면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생각이 엿보인다"고 평가했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중의원 선거가 다가오는 가운데 정권은 지역 중소기업으로부터의 반발을 피하고 싶은 것이 속마음"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급격하게 올리면 중소기업의 경영을 압박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기업의 경영 악화나 고용 감소를 억제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사설로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 도도부현별 최저임금표[자료=닛케이]
일본 도도부현별 새 최저임금표[자료=닛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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