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깜짝실적’에도 SK하이닉스 전망이 바뀌지 않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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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깜짝실적’에도 SK하이닉스 전망이 바뀌지 않는 까닭은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7.0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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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중 삼성전자 2Q 영업익 맞춘 곳 없어
삼성전자 2Q 매출·영업익, 컨센서스 2조 상회
반도체 출하량 가이던스 상회, 일회성 보상금 지급 탓
"SK하이닉스 실적에는 변수 안될 것"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 역시 올 2분기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개선의 영향으로 시장 평균치를 뛰어넘는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서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조정하지 않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 이유로 ▲ 연초 전망치를 넘어선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 ▲3분기로 예상했던 애플의 일회성 보상금 지급 시점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요소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전망치에 반영되지 않으므로 컨센서스를 수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 2분기에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실적은 잠정실적으로 사업별 상세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서 영업이익 7조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의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예상 평균치는 매출 61조2813억원, 영업이익 10조 9714억원 수준이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실적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업계 예상을 2조원 가까이 웃돈 것이다.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실적 발표 전 일부 증권사가 영업이익 전망치를 11조대로 상향 조정했지만 외국계 증권사를 포함해 12조원을 넘길 것이라 전망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같은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전자의 경우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업계의 컨센서스에 부합했던 것과는 상반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실적 예측실패의 원인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에서의 변수를 꼽는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연초 삼성전자가 밝힌 2분기 출하량 전망을 넘어선 것 같다”며 “여기에 더해 올 3분기 들어올 것이라 전망했던 고객사 보상금이 2분기에 들어온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 5000억~8000억원 수준의 일회성 보상금을 2분기 중에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회성 보상금은 당초 계약한 최소 주문 물량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보상차원에서 고객사가 패널제조 업체에 지급하는 돈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삼성전자의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예상보다 많았고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일회성 보상금도 작용걸로 본다”고 설명했다.

연초 삼성전자가 공개한 2분기 반도체 출하량보다 실제 출하량이 더 많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IT업계에서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스마트폰, 노트북, PC, 서버 등을 만드는 세트제조사의 주문이 밀린 탓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은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반영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IT모바일·소비자가전 등 다양한 사업군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 중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비중은 93%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보다 SK하이닉스 실적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난 7일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라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은 실적을 발표한 후에도 9일 현재까지 증권사 중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를 조정한 곳은 없다.

업계의 전망치 전망치 고수에 대해 노근창 센터장은 “우리도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을 업계 컨센서스 수준으로 추정한다”며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2분기 출하량이 많았고 일회성 보조금 영향이 있었기 때문에 SK하이닉스 추정치에 변동을 고려할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출하량은 연초 가이던스를 따른 것으로 본다”며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은 것도 선행지급된 고객사 보상금만큼 3분기 영업이익에서 빠졌기 때문" 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업계가 추정한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전망치 자체도 긍정적인 관측이라 상향 조정의 여지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날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예상 평균치는 매출 9조8103억원, 영업이익 2조6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70% 넘게 오른 수치다.

금융투자업계 한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 자체가 나쁘지 않은 수치”라며 “전망치대로 나와도 호실적이고 전망치를 벗어날 다른 요소도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주식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날 종가 대비 2.06%(2500원) 내린 11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깜짝실적' 발효 후에도 반등하지 못하고 전날 종가 대비 0.75%(600원) 내린 7만9400원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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