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급락...'과도한 유동성' 탓, 테이퍼링 앞당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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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금리 급락...'과도한 유동성' 탓, 테이퍼링 앞당길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7.07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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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금리 1.40% 하회...경기침체 수준 밑돌아
단기 수급문제가 국채금리 급락 부른 듯
나스닥 신고가 경신했으나 과도한 유동성 문제 드러내
테이퍼링 앞당겨야 한다는 인식으로 연결될 수 있어
간밤 뉴욕증시에서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1.40% 이하로 내려앉아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7일 뉴욕증시에서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1.40% 이하로 내려앉아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7일 (한국시간)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1.40% 이하로 내려앉아 지난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금리의 하락은 저금리 수혜를 받는 기술주에는 호재로 작용,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전일 나스닥 지수에는 호재가 됐지만 증권가에서는 미 국채금리의 지나친 하락은 오히려 시장 전반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미 국채금리 급락의 원인이 시장의 장기자금 유동성이 지나치게 풍부한 탓이고, 결국 긴축 논의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미 10년물 국채금리 1.4% 하회...단기 수급이 원인

지난 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한 때 1.35%를 하회, 지난 2월2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6bp 이상 급락하면서 2%를 하회했는데, 이는 지난 2월11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1.40% 아래로 떨어지면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연초 1.7%를 넘어서던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갑자기 급락하자, 일각에서는 더블딥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미 국채금리가 급락한 배경이 수급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국채금리 급락과 관련해 더블딥 가능성보다는 단기자금시장 수급 이슈가 핵심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19년 8월 미 의회가 부채한도 협상을 연기해 오는 31일부채한도 협상 종료가 예정돼있는 상황인데, 당시 미 의회가 정부의 보유 현금 규모를 2019년 8월 수준으로 맞출 것을 요구했다는 것.

2019년 8월 수준은 1364억달러인 반면, 6월30일 기준 미 재무부 보유 현금잔고는 8519억달러 수준에 달한다.

미 재무부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4500억달러 수준으로 현금잔고를 축소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한달만에 4000억달러 가량의 현금을 방출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초단기 자금시장에서 현금이 넘쳐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애널리스트는 "초단기 자금 시장에서 넘치는 일부 현금이 점차 장기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단기자금 시장에서 연준이 역레포(RRP)를 통해 최대 1조달러의 자금을 흡수했음에도 단기 자금이 장기 자금 시장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나치게 과도한 유동성이 자금시장에 존재하고 있고, 이로 인한 가격 왜곡이 발생한 것인 만큼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 

그는 "결국 역설적으로 현재 미국 금융시장 환경이 테이퍼링이 정말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부채한도 협상이 마무리되면 재무부의 현금잔고 방출이 일단락될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은 8월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 논의를 공식화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미 국채금리 하락에 테이퍼링 가능성 높아져

결국 미 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테이퍼링이 앞당겨질 수 있고, 이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트러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키스 러너는 블룸버그통신에 "연준의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변동성도 어느 정도 높아지고, 경기회복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시장 역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된 상황이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역대급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물론 코스피 지수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마냥 호재로 받아들일 수 만은 없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반영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7일(현지시간) 발표될 예정인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6월 FOMC 직후 "테이퍼링을 논의할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번 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이 조기 테이퍼링의 가능성이 언급된다면 미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CNBC는 "연준이 이번 의사록에서 채권 매입 계획에 대한 인식을 보여줄 경우 시장은 일정 수준의 변동성을 보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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