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이미지 쇄신 가능할까…“지켜볼 것” vs “그래도 불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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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이미지 쇄신 가능할까…“지켜볼 것” vs “그래도 불매”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7.0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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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6일 세종공장 영업정지 결과 나와
매일유업 비방 댓글에 대해 사과문 게재
대리점에 협력 이익금 지급…2억500여만 원
“선입견 내려놓고 지켜볼 것”vs“끝까지 불매” 팽팽
남양유업이 숱한 논란 끝 올해 대주주가 교체된 가운데,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남양유업이 숱한 논란 끝 올해 대주주가 교체된 가운데,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남양유업 세종공장의 영업정지 행정처분 결과가 빠르면 오는 6일 나오는 가운데, 남양유업이 경쟁사 비방 댓글에 대한 사과, 대리점에 협력 이익금 지급 등으로 이미지 재고에 나서고 있다. 

오래 전부터 지속된 악재에 결국 홍원식 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보유 지분까지 전부 내려놓자 일각에서는 “남양유업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여전히 남양유업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은 5일 ‘협력이익공유제’를 통해 총 2억500여만 원의 ‘협력이익금’을 전국 500여개 대리점에 지급했다고 밝혔다. 협력이익공유제란 거래를 통해 발생한 이익을 사전 약정에 따라 나누는 제도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농협 납품 시 발생하는 영업이익의 5%를 납품 대리점에 분배했다.

남양유업은 향후 5년간 이 제도를 시범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앞으로 이 같은 상생 정책을 보완·발전시키겠다”며 “대리점과 고객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는 남양유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이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

최근에는 남양유업이 과거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비방한 행동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 달 29일 남양유업은 자사 홈페이지에 ‘남양유업 주식회사에서 알려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서 남양유업 측은 “객관적 근거 없이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드린 데 대해 소비자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며 “잘못된 행위로 인해 심려 끼쳐 드린 매일유업과 매일유업 임직원, 목장주, 대리점주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하지 않도록 전사적 윤리 규정을 강화하겠다”며 “마케팅, 영업활동, 대행사 운영 간 준법 경영을 실시하고, 임직원에 대한 교육 등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9년 홍보대행사를 이용해 매일유업 제품의 비방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비방글 게시에 동원된 아이디만 50여개였다. 당시 남양유업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매일유업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우유 생산 목장 반경 4㎞에 원전(원자력발전소)이 있다’는 등 근거 없는 비방 댓글을 달았고 결국 홍 전 회장 등 7명은 경쟁사 비방글 유포 혐의로 입건됐다. 

이후 사측은 입장을 밝혔지만 사건 경위에 대해서 “실무자가 온라인 홍보 대행사와 업무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고 말하며 선을 긋는 태도를 보여 또 다시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이밖에도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갑질 논란, 자사 제품 과대 광고, 사내 성차별 논란, 장남의 횡령 의혹까지 숱한 문제를 일으켰다. 한때 국내 유가공업계 1위 기업이었지만 10년에 걸친 불매 운동으로 기업 실적이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지난 2020년 5월 7일 남양유업은 홈페이지를 통해 경쟁사 비방 댓글 단 사실에 대해 입장문을 게재했다. 사진=남양유업 홈페이지

이렇듯 매번 논란에 휩싸였던 남양유업은 경영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로 주인이 바뀌면서 과거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리스크들을 깨끗이 털어내고 기업 이미지 개선과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최근 행보를 계기로 진정성 있는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 바뀌고 있다고 평가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과거 회사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사과”라면서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앞으로 공정하고 선한 경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의 행보를 두고 한 네티즌은 “기업이 오랫동안 잘못한 건 분명 사실이지만 오너 일가도 전부 물러나고, 절대 안 할 것 같던 사과도 했는데 불매운동은 잠시 내려놓고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데 초지일관 ‘불매해야 한다’는 선입견으로 바라보는 건 기업에게도, 소비자에게도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남양유업이 세종공장의 영업정지 행정처분 결과를 앞두고 부랴부랴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한 소비자는 맘카페를 통해 “2개월 영업정지 처분이든, 과징금이든 기업 입장에서는 타격이 크니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꼼수’로밖에 안 보인다”며 “이미 남양유업은 나에게 오랜 시간 실망감을 안겨준 기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세종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통보에 따라 지난 4월 16일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2개월의 사전 영업정지 행정 처분을 통보했다. 남양유업이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불가리스 플레인’ 제품이 세종공장에서만 생산되기 때문에 행정처분 대상이 됐다.

업계에서는 세종시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업정지 보다는 8억~9억 원 수준의 과징금 처분을 내릴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만약 영업정지 결과가 나오면 800억 원대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며 인근 낙농가와 협력업체 등 1300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매운동은 소비자가 ‘감시견’을 한다는 입장에서 필요한 부분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해당 기업이 향후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방지에 대한 조치를 취하느냐다”며 “기업 불매운동에만 너무 집중하다 보면 진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을 보지 못 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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