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日 전국 기록적 폭우...시즈오카현, 대규모 산사태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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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日 전국 기록적 폭우...시즈오카현, 대규모 산사태 발생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1.07.04 19:08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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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각지에서 7월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대규모 산사태로 일본 사회 충격
아타미시가 기상청의 경고에 적절한 대응 못해
日 전국, 폭우 이어질 것으로 예상
日 정부, 앞으로의 상황에도 철저한 주의 당부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일본에서는 활발한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지난 2일 밤부터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것은 물론, 각지에서 7월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하며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시즈오카현의 아타미시에서 일어난 대규모 산사태의 경우, 주민이 촬영한 당시 영상까지 인터넷과 모든 일본 공중파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일본 사회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폭우가 본격 시작된지 하루가 지난, 4일 오전까지도 광범위한 피해 지역과 산사태가 다시 일어날 위험으로 구조 및 복구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도 일본 각지에서 폭우가 예상되어 일본 정부는 철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일본 언론 보도에 의하면 시즈오카현의 누마즈시에서는 지난 3일간 343mm의 폭우로 강의 수위가 높아져 인접한 주택이 강에 휩쓸려가거나 다리가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72시간 강수량이 관측 사상 최대인 805.5mm를 기록한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에서는 도로가 물고기로 넘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가나가와현 히라츠카시에서는 3일 아침, 경계 레벨로서는 가장 높은 ’긴급 안전 확보‘가 내려졌다. 이렇듯 일본 각지에서 많은 재해가 일어났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3일 오전 11시께 일어난 시즈오카현 아타미 시의 대형 산사태다. 

‘아타미 산사태, 피해가 생긴 원인은? 전문가에 묻다'. '아타미시 피난 지시 내리지 않아’라는 자막과 함께 7월 4일 보도하고 있는 TV아사히의 정보방송 ‘선데이 LIVE!!’. 사진=TV아사히화면 캡처.
‘아타미 산사태, 피해가 생긴 원인은? 전문가에 묻다'. '아타미시 피난 지시 내리지 않아’라는 자막과 함께 7월 4일 보도하고 있는 TV아사히의 정보방송 ‘선데이 LIVE!!’. 사진=TV아사히화면 캡처.

당시 많은 주민이 촬영한 대형 산사태 장면에서는 탁류가 자동차와 주택을 집어삼키고 전신주가 쓰러지는 것은 물론 구사일생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소방대원들과 주민들의 모습이 잡혔다. 이 장면을 모든 일본 공중파 방송사에서 속보로 일제히 전했고 하루가 지난, 4일 오전까지도 당시 장면을 반복적으로 전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이 산사태로 약 20명이 행방불명 됐고 근처 항구에서는 2명의 여성 사망자가 발견됐다. 한편, 휩쓸려간 가옥 등에서 10명이 구조됐다. 아타미시 위기 관리본부는 피해를 본 곳은 약 100에서 300세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장의 안전 확인이 이뤄지지 않아 구체적인 피해 정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3일 저녁부터 겨우 복구 및 구조 작업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4일 아침에도 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물론, 피해 지역이 넓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시 산사태가 일어날 위험이 커, 수색 및 복구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아타미시 대규모 산사태, 약 80세대 휩쓸리다’라는 자막과 함께 7월 3일 보도하고 있는 TBS 정보방송 ‘신・정보 7days 뉴스 캐스터’. 사진=TBS화면 캡처.
‘아타미시 대규모 산사태, 약 80세대 휩쓸리다’라는 자막과 함께 7월 3일 보도하고 있는 TBS 정보방송 ‘신・정보 7days 뉴스 캐스터’. 사진=TBS화면 캡처.

한편 이번 산사태가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일어났으며, 산사태로 인한 토사가 근처 바다까지 흘러간 것이 확인되어 충격을 더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2일 오전 현재, 72시간 강수량으로는 7월 관측 사상 최대인 409.5mm를 기록했다.

당시 장면을 촬영한 주민은 땅 울림과 함께 건물이 무너질 때 엄청난 소리가 났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 50년 이상 거주해온 한 여성은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평소 비가 내리면 강에 많은 양의 물과 함께 돌이 굴러 내려오거나 했지만, 이런 일은 정말 처음이라고 말했다.

3일 TV아사히의 메인 뉴스인 ‘새터데이 스테이션’에서 도쿄농공대학의 이시카와 요시하루 명예 교수는 지형을 보면 평탄한 곳이 거의 없으므로 빠른 속도로 바다까지 도달해 버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후 적은 양의 비라도 다시 산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시즈오카대학 방재종합센터의 우시야마 모토유키 교수는 산사태가 일어난 지역의 지형을 보면 산사태가 일어나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장소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난 지역은 일본 정부에 의해 ‘산사태 경계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었지만, 아타미시는 지난 2일 오전 10시에 산사태 발생 당시 ‘고령자 등 피난’ 정보를 발령했다. 

지난 2일 0시 30분에 기상청이 ‘산사태 경계 정보’를 발령했음에도 ‘고령자 등 피난’보다 한 단계 높은 ‘피난 지시’를 발령하지 않아 인재의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이에 아타미시 시장은 “일시적으로 비가 강해질 가능성은 있었지만, 비가 약해질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를 바탕으로 판단했다”라고 해명했다.

시즈오카 키세강, 어제, 기록적인 폭우, 각지에서 피해, 신칸센도 정지’라는 자막과 함께 다리 일부가 무너진 모습을 7월 4일 보도하고 있는 후지TV뉴스. 사진=후지TV화면 캡처.
시즈오카 키세강, 어제, 기록적인 폭우, 각지에서 피해, 신칸센도 정지’라는 자막과 함께 다리 일부가 무너진 모습을 7월 4일 보도하고 있는 후지TV뉴스. 사진=후지TV화면 캡처.

4일, TV아사히의 오전 정보방송인 ‘선데이 LIVE!!’에 출연한 방재 전문가인 모리 타케시 씨는 산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에 소리가 나기도 하지만, 좀처럼 징후를 알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사태 규명이 되기 전이라 단언하기 어렵지만, 일본 정부의 지침에 의하면 ‘산사태 경계 정보 발령’이 내려지면, 약 2시간 이후부터는 위험한 강수량에 도달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3일, 관계 장관 회의를 마친 후 “무엇보다 생명 제일을 바탕으로 경찰, 소방, 해상보안청, 자위대가 최선을 다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기상 조건 때문에 헬리콥터와 드론을 날릴 수 없는 상황이다. 2차 재해에 충분히 경계하면서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의 기상 상황에 주의하면서 자신의 생명을 지킬 행동을 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폭우에 의한 혼란은 4일 아침까지도 이어졌다. 시즈오카의 미시마역의 경우 도쿄행 신칸센과 전철이 폭우의 영향으로 운행을 멈춰, 발이 묶인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역에서 대기하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대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향후 상황에 관해 일본 기상청은 3일까지는 태평양에 접한 지역에 폭우가 내렸지만, 4일부터는 장마 전선이 북상해 이번에는 동해와 접한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릴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태평양에 접한 지역도 5일까지 각지에서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는 데다 어디서 폭우가 내릴지 예측하기 힘든 기상 상황이 이어질 것이므로 철저한 주의를 당부했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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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07-10 21:38:32
요우짱 다이조부?

ann Cho 2021-07-05 10:44:33
부디, 더 많은 피해는 없기를 바랍니다.
한국에도 비 피해가 없으면 좋겠습니다

성진화 2021-07-04 22:50:39
우리나라도 장마가 시작되어 걱정입니다.

너의아저씨 2021-07-04 22:35:25
라미티비 라미입니다~~^^

tenack 2021-07-04 21:36:05
우리나라는 이를 참고하여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와 같은 일이 한국에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