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재난지원금·캐시백 환급' 시스템구축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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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재난지원금·캐시백 환급' 시스템구축 고심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6.30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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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관련 인프라 구축 득보다 실 높을 수 있어
카드 사용하면 10% 환급 제도… 관련 데이터 취합이 관건
우대수수료 적용하는 영세중소가맹점 위주라 손해 날 수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정부가 15조~16조원의 추경을 투입하는 '코로나 피해지원 3종 패키지'를 놓고 카드업계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관련 인프라 구축에 비용이 더 들어 자칫 잘못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고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 33조 규모의 슈퍼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 중 절반의 규모를 차지하는 코로나 피해지원 3종 패키지는 소상공인 피해지원,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으로 구성된다. 

5차 재난지원금 편성…1차와 같은 방식이면 적자 날 수도

이번에 편성된 5차 재난지원금은 소득 하위 80% 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지급 대상은 약 1700만 가구로 상위 20%에 해당하는 약 440만 가구는 지급이 제외된다. 

지급 금액은 1인당 25~30만원선으로 하위 10% 저소득층 약 200만 가구는 평균보다 더 지원받을 예정이다. 

5차 재난지원금이 어떤 방식으로 지급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카드사들은 재난지원금이 1차 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카드사를 통해 지원된다고 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을 염두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카드사들은 약 80억원 가량의 손해를 봤다. 당시 전국민에게 지원된 재난지원금 규모는 14억원이고 이 중 10조원 가량이 카드로 지급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8월 중 지급된 정부 재난지원금 관련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영업수익(가맹점수수료)은 973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자비용, 판매·관리비용, 인프라 구축 비용 등에 사용한 재난지원금 관련 카드사 영업비용은 1053억9000만원으로 영업수익보다 높았다. 

카드 사용금액 10% 캐시백 환급…"데이터 수집이 관건"

상생소비지원금은 올해 2분기 월평균 사용액보다 3% 이상 증가한 카드 사용분에 대해 10%를 환급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2분기에 평균 100만원을 쓴 사람이 3분기에 153만원을 쓴다면 증가한 사용분 3%(3만원)을 제외한 50만원 중 10%인 5만원을 돌려받는 식이다.

이는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을 받지 못하는 상위 20%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명품 전문매장, 유흥업소 등에서 사용한 금액과 차량 구입비는 제외된다.

캐시백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한 달에 10만원, 최고 30만원이다. 

카드업계는 이 과정에서 인프라 구축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핵심은 올해 2분기 동안 사용한 카드 금액 산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단 신청자가 직전 3개월 동안 쓴 금액을 알아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 정보가 모인 곳이 없다"며 "3개월간 카드를 얼마나 썼는지 조회할 수 있는 서버를 구축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정보를 어떻게 모을지도 결정해야 한다"며 "그게 있어야 각 회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신청을 받으면 조회를 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자가 두 개 이상의 카드를 쓸 경우 주 카드사를 골라 그쪽으로 정보를 보내 사용금액을 합쳐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A사와 B사의 카드를 쓰는데 신청을 A사로 한다고 치면 A사는 두 회사 카드를 얼마나 썼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각 사들이 그러한 카드 정보를 서버에 입력해놔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의 수익도 유의미하게 늘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캐시백 환급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제외돼 결국은 주 사용처가 영세중소가맹점이 될 것"이라며 "영세중소가맹점의 경우 우대수수료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에 카드사로서는 오히려 적자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낮은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은 전체의 96%에 달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드사들은 올해 적격비용 재산정을 통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손봐야 한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이미 96%의 가맹점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상황에서 이 이상의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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