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시결산]②'기대에 못미친' 자동차·조선, 하반기에는 쾌속질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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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증시결산]②'기대에 못미친' 자동차·조선, 하반기에는 쾌속질주 할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6.29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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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수요 견조했던 자동차...주가는 연초보다 낮은 수준
순수 전기차 판매 추이가 주가 변수라는 의견도
조선업, 수퍼사이클 기대감 보다 단기 업황회복에 초점 맞춰야
하반기에도 자동차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반기에도 자동차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업종은 자동차와 조선이었다.

글로벌 경제가 빠르게 정상 궤도를 향해 달리면서 자동차의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선업계에서는 환경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수퍼 사이클이 다시 도래했다'는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감과는 달리 주가의 움직임은 반드시 우상향 추세를 그리지는 않았다.

완성차 업계의 대표주자인 현대차의 경우 연초의 주가 수준에 비해 오히려 소폭 하락한 수준이고, 조선업계의 경우 기업별로 주가가 상이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두 업계 모두 하반기에도 수요는 여전히 강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주가 흐름을 좌우할 만한 변수가 남아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견조한데 주가는 왜?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완성차 업계의 글로벌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의 해외판매는 전년대비 67%, 기아는 전년대비 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가동률 하락을 감안했을 때 예상보다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주가 측면에서는 이같은 수요 증가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상반기 견조한 산업 수요에도 불구하고 부품 수급난으로 인해 생산차질이 곳곳에서 발생했던 점에 투자자들이 더욱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 주가는 연초 이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에는 20만원을 기준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1월11일 26만7000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29일 종가 기준 현대차 주가가 23만9500원을 기록했으니, 오히려 연초에 비해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차질이 발생했던 완성차 업계의 생산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국내 시장과 미국, 인도 등을 중심으로 판매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민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이후 고객인도 지연 해소 및 재고 감소분의 재축적 수요로 완성차 업체 및 부품사의 가동률 상향을 전망한다"며 "시장별로는 전년 국내 완성차 양사의 턴어라운드를 주도했던 내수, 미국, 인도 중심의 판매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의 경우 자산가격 상승 및 세금 인하 등 정책적 지원이 맞물려 높은 소비 여력이 관찰된다는 것. 최근 월중 계약대수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 역시 이같은 호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완성차 주가 핵심의 변수가 순수 전기차(BEV)의 판매라는 의견도 나온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7~8월 들어서며 완성차 주가의 핵심 변수는 영업실적 개선에서 순수 전기차 판매 증가로 전환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경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첫 차종인 아이오닉5의 최초 출시가 3월이었으나 초기 생산차질로 인해 순수 전기차 판매 가속화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현재 현대차 그룹의 글로벌 순수전기차 점유율은 6% 수준이며 2020년 상반기 15%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유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그는 "완성차의 미국 시장 펀더멘털은 순수전기차 투입 속도가 하반기로 갈수록 밸류에이션의 결정 변수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아이오닉5의 생산회복 및 미국 수출 정상화, 미국 EV 보조금 확정에 따른 현지 생산 계획 조기 가시화 등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현대차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조선, 수퍼사이클 기대? "아직 이르다"

조선업종의 경우 수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편이지만, 상반기 조선업종의 주가는 기업별로 상이한 흐름을 보였다. 이는 하반기 조선업황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의미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반기 조선업황에 대한 증권가 의견은 엇갈린다. 빅사이클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업황 '회복' 관점에서의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먼저 낙관론자들은 세계 경기회복과 동시에 환경규제 강화를 강조한다. 

앞서 지난 10~17일 국제해사기구(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회의에서 2023년부터 현존선에도 CO2 배출 규제, 즉 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CII)를 적용키로 했다.

CO2 배출량을 줄이려면 오래된 배는 해체하고, 새로운 선박의 인도가 늘어 선박의 연령을 낮춰야 하기 때문에 수주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된 것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회복 속에서 수주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낙관론자들이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5개사의 올해 5월까지의 수주는 206억3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배 이상 증가한 상황. 월별 수주 실적 역시 5개 조선소 모두 전년동기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대미포조선 등 일부 조선주의 주가 역시 고공행진을 펼쳐왔다. 지난해 말 기준 4만8000원이던 주가는 29일 종가 기준 8만9000원까지 치솟았는데, 연초 대비 무려 80% 이상 급등한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선박을 수주하더라도 이것이 바로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실적은 그리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 5월 1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발표하면서 연초 7000원대였던 주가는 한 때 5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실적이 이같은 눈높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경우 단기적인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음을 보여준 부분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빅사이클에 대한 기대보다는 단기적 업황 회복 관점에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가 상승 모멘텀 중 하나인 환경규제의 경우 CO2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선박의 인도를 늘려 선박의 연령을 낮춰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비용이 증가하게 될 해운사들이 선뜻 투자에 나설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도 설명했다.  

그는 "지금 당장 2023년 이후를 대비한 투자에 나서기에는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더딘 선가 상승과 수요 견인 주체의 부재로 과거의 슈퍼 사이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과거 조선업계의 수퍼사이클이었던 2003~2008년의 경우 신 수요처인 브릭스(BRICs) 등장, 원자재 물동량의 지속적 증가, 높은 운임으로 인한 투자회수 기간 단축, 발주 자금 조달의 용이성, 높은 금리, 선가의 급상승으로 발주 시점이 빨라지면서 예상치 못한 투기 발주가 동반됐다는 점이 현재와는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다행스러운 점은 선가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환율의 급락이 없다면 하반기 발주될 LNG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도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결국 업사이클 지속 여부는 선가상승의 속도인데, 급격한 반등보다 완만하고 지속적인 선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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