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폴더블폰 확대 VS 애플은 가격 낮춰...'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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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폴더블폰 확대 VS 애플은 가격 낮춰...'맞불'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6.28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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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폴더블폰을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로
코로나19 이후 스마트폰 소비 양극화
아이폰13 가격 동결 가능성...사실상 14년만에 처음
6.7인치 크기 아이폰14, 900달러 미만
대화면 폴더블폰, 실용성 입증해야 선택받을 듯
네덜란드 IT 매체 렛츠고디지털이 제작한 아이폰13 프로 모델 예상 이미지. 사진=렛츠고디지털
네덜란드 IT 매체 렛츠고디지털이 제작한 아이폰13 프로 모델 예상 이미지. 사진=렛츠고디지털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애플이 고급화 전략을 일부 수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폴더블폰을 활용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 확대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IT 전문매체인 씨넷(cnet) 지난 27일(현지시간) 올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3(가칭)시리즈의 출고가는 전작과 같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날 미국의 애플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4(가칭)시리즈 중 프로 모델은 역대 6.7인치 아이폰 중 가장 저렴하게 출시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800달러(약 90만원) 이상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애플에 밀리면서 출고가를 낮추는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Z 폴드3(좌), 갤럭시Z 플립3 유출 이미지. 사진=에반블래스 트위터
갤럭시Z 폴드3(좌), 갤럭시Z 플립3 유출 이미지. 사진=에반블래스 트위터

삼성전자는 올 여름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 Z 플립3 등 2종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중 갤럭시Z폴드3는 삼성이 기존 노트 시리즈 대신 선택한 플래그십 모델이다. 

두 종의 폴더블폰 전작 대비 출고가를 20% 정도 낮춘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Z폴드의 전작 출고가(238만8000원)를 감안하면 국내 출시 가격은 190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노트시리즈에만 탑재하던 디지털 펜(S펜)도 폴드와 플립 신제품에 탑재한다. 기존 바 형태의 플래그십 모델인 노트를 폴더블 폰으로 대체하려는 삼성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을 제외한 스마트폰 제조사는 더 이상 통상의 바형 폼팩터로는 정체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한다. 이에 삼성이 가격은 낮추고 성능과 휴대성을 높인 폴더블폰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플래그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구상으로 풀이한다. 

고급화 고집하던 애플마저...가격 낮춘 삼성 힘빠지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선 코로나19 이후 수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기존 삼성과 애플이 경쟁했던 플래그십 시장에선 애플의 아이폰12시리즈가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며 앞서 나갔다. 반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삼성이 플래그십 모델을 출시해도 매장 앞에 줄을 서며 대기하는 인파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새로운 기능을 넣기에는 스펙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차별화를 주기 어려운데 코로나까지 겹치다 보니 가격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과거 삼성이 플래그십 모델 신제품을 공식 출시하는 날이면 며칠 전부터 이통사 공식 판매점 앞에 소비자들이 긴 줄을 서며 대기하곤 했다. 코로나19이후 방역 조치로 이 같은 공식 출시 행사를 할 수 없기도 하지만 실제 수요 또한 줄었다는 설명이다. 

2016년 8월 서울 강남구 T월드강남직영점에서 시민들이 '삼성 갤럭시노트7' 출시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6년 8월 서울 강남구 T월드강남직영점에서 시민들이 '삼성 갤럭시노트7' 출시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고급화를 고집하던 애플 마저도 가격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씨넷에 따르면 애플이 오는 9월 17일 출시 예정인 아이폰13시리즈를 전작인 아이폰12시리즈와 같은 수준인 699~1099달러(약 78만~124만원)에 판매한다고 전했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내놓은 후 신제품 출시 때마다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2007년에 출시한 아이폰 초기 제품의 가장 저렴한 모델은 499달러(약 56만원)였다. 2017년 출시한 아이폰X의 최저가 모델은 999달러(약 112만원)로 가격이 올랐다.

이후 출시한 아이폰 XR(749달러)은 전작 대비 출고가를 낮췄다. 다만 다음음해에 출시한 아이폰11(699달러)은 기본 모델의 가격은 낮추고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의 용량에 따라 999~1449달러(약 112만~163만원)의 가격을 설정했다. 

미국 현지에서조차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할 때면 혁신 수준에 비해 가격 상승 폭이 너무 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곤 했다.  

아이폰13시리즈의 출고가가 씨넷의 전망과 같다면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급형’으로 평가받은 아이폰XR이 전작 대비 가격을 낮춘 것과는 다르다. 성능을 높인 아이폰 신제품 출고가가 동결되는 건 아이폰이 세상에 나온 후 14년만에 처음이다. 

애플이 아이폰13프로맥스 모델을 1099달러(약 124만원)에 출시하면 갤럭시Z폴드3(190만원대)보다 60만원 이상 저렴한 셈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삼성이 폴더블폰을 왜 써야 하는지 소비자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본다”며 “큰 화면을 써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가격이 부담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애플이 신제품을 삼성 폴더블폰 보다 대폭 저렴하게 출시한다면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로 폴더블을 선택한 삼성의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아이폰14 마저 최저가에 화면 키운다...폴더블 경쟁력 낮아져 

나인투파이브맥은 전날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궈밍치 연구원의 전망을 인용해 내년 상반기 출시될 아이폰14시리즈 가격과 탑재 화면의 크기를 보도했다. 궈밍치 연구원은 그간 애플 신제품 가격과 화면 크기 등 스펙을 출시전에 정확하게 예측한 바 있다.

궈밍치 연구원에 따르면 아이폰14 라인업은 ▲6.1인치 기본형 ▲ 6.1인치 프로 ▲ 6.7인치 맥스 ▲ 6.7인치 프로맥스 등 4종이다.

궈밍치 연구원은 아이폰14 맥스 출고가는 900달러(한화 약 101만원) 미만이고 내년 상반기 출시될 보급형 아이폰 '아이폰SE 5G' 역시 애플의 가장 저렴한 5G 아이폰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6.7인치 모델인 아이폰12 프로맥스 출고가는 1099달러(약 124만원)로 궈밍치 연구원의 예측이 맞다면 아이폰14 맥스는 역대 6.7인치 아이폰 중 가장 저렴하다. 

애플의 6.7인치 모델 가격 인하는 삼성전자에 맞대응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 여름 출시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의 출고가는 1599달러(약 180만원대)다. 갤럭시Z폴드3의 화면 크기는 메인디스플레이 7.5인치, 커버 디스플레이 6.23인치다. 애플이 6.7인치 아이폰을 900달러 미만에 출시하며 화면크기가 장점인 폴더블 폰의 강점을 희석하고 가격은 더 낮추는 방식으로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셈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갤럭시S21 FE 출고가가 70만~80만원대로 알려졌는데 아이폰13미니가 699달러(약 78만원)면 사실상 경쟁하기 어렵다”며 “갤럭시S21자체가 아이폰12에 밀린 상황에서 보급형S21FE가 큰 호응을 얻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폰12시리즈는 출시 8개월이 지났지만 출시효과가 여전히 지속되며 누적 판매량 1억2428만대를 기록했다. 현재 기세 대로라면 아이폰 시리즈 중 가장 흥행에 성공한 제품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출시 4개월된 갤럭시S21시리즈 누적 판매량은 1169만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2의 지난해 판매량은 50만대 수준이고, 갤럭시Z플립2는 그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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