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에도 ‘부캐’ 열풍…파바·신세계푸드, ‘세컨 브랜드’ 키우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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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에도 ‘부캐’ 열풍…파바·신세계푸드, ‘세컨 브랜드’ 키우는 까닭은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6.28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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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 브랜드, 인건비 줄이고 노하우 활용
파리바게뜨 델리셔스',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
파리파게뜨가 최근 델리 전문 브랜드 '델리셔스'를 론칭했다. 사진제공=SPC그룹
파리파게뜨가 최근 델리 전문 브랜드 '델리셔스'를 론칭했다. 사진제공=SPC그룹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식품, 외식업계에도 ‘부캐’ 열풍이 불고 있다.

기업들이 심리적 만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 성향을 고려해 기존 브랜드인 ‘본캐’의 강점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식품 외식기업들이 새로운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하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 소비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맛과 경험을 전문적인 서비스로 제공하려는 식품 외식기업들의 시도인 셈이다. 

부캐란 ‘부 캐릭터’의 줄임말로, 처음엔 온라인 게임에서 쓰던 단어였으나 최근 일상생활로 사용이 확대되면서 ‘평소의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로 행동할 때’를 일컫는 용어가 됐다. 

세컨드 브랜드는 인건비와 운영 부담을 줄이며, 기존 대표 브랜드의 인지도와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브랜드에 대한 친근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기존 브랜드로 구축한 전문성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다.  

SPC그룹 파리크라상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최근 샌드위치와 샐러드 등의 델리(deli) 제품군을 아우르는 카테고리 브랜드인 ‘델리셔스’(Deli-cious)를 론칭했다. 델리셔스는 조리 음식을 뜻하는 ‘델리’(Deli)와 맛있다는 의미의 ‘딜리셔스’(Delicious)에서 착안해 만든 브랜드명으로, ‘파리바게뜨가 직접 만든 인생 델리’가 슬로건이다. 

기존 샌드위치 제품군에는 토종효모빵, 통밀빵 등 건강빵 종류를 확대하고, 샐러드 제품군에는 퀴노아, 렌틸콩, 비트, 오트밀 등 보다 건강하고 다양한 종류의 원료를 추가한다. 전문 연구원의 레시피로 만든 특제 소스를 사용한다.

이외에도 일부 매장에서만 운영하던 나만의 샐러드 ‘픽 마이 밸런스(Pick My Balance)’ 제품 취급 매장도 대폭 확대했다. 픽 마이 밸런스는 채소, 닭가슴살, 과일, 드레싱 등 소비자가 원하는 조합으로 구성할 수 있는 제품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최근 식사 대용으로 건강한 샌드위치와 샐러드 제품을 찾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고자 맛과 건강을 모두 아우르는 델리셔스 브랜드를 선보였다”며 “자체 브랜드 ‘델리셔스’를 통해 소비자들이 더욱 맛있고 편리한 델리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선당 역시 최근 도시락과 샐러드 사업에 진출했다. 배달 수요가 늘어나자 간편식이 각광을 받는 데 따른 움직임이다. 채선당 `도시락&샐러드`는 지난 19년간 운영 노하우와 신선한 야채와 식자재 공급 강점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채선당 도시락&샐러드’는 브랜드 론칭 3개월 만인 현재 40호점을 여는 성장을 이뤘다. ‘제대로 채운 한끼’를 콘셉트로 해서 영양과 양의 균형을 맞춘 도시락과 샐러드를 주력으로 밀키트로도 구성한 게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bhc도 전문 브랜드를 통해 외식 사업 영역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고품격 족발 브랜드 '족발상회'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오픈했다. bhc는 치킨업계에서 쌓아 온 가맹 노하우와 경험들을 최대한 살려 이 브랜드들을 제2, 제3의 bhc치킨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 랜더스 팩’.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 랜더스 팩’. 사진제공=신세계푸드

그런가하면 신세계푸드는 기존 운영하고 있던 ‘버거플랜트’를 ‘노브랜드 버거’로 리뉴얼 론칭하며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는 신세계 이마트의 대표 가성비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2030의 대표 외식 품목인 햄버거를 접목시킨 브랜드다. 

가성비, 다양한 메뉴 등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기존 식품 유통 및 제조사업 운영의 노하우를 활용해 MZ세대에게 사랑받는 햄버거 브랜드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SSG 랜더스가 프로야구 정규시즌 선두권에 올라선 지난 5월 노브랜드 버거(4~5월 신규 오픈 매장 제외 86개점)의 매출액은 4월 대비 3% 증가하기도 했다. 노브랜드 버거 가맹 상담 문의 건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처음으로 월 1000건을 돌파했으며, 특히 인천 지역에서만 월 100건에 육박했다.

커피전문점 탐앤탐스가 특허권을 내고 오픈한 ‘와인탐탐’도 같은 맥락이다. 탐앤탐스는 영등포 타임스퀘어 근처에 와인 비스트로 와인탐탐을 오픈한 바 있다. 당시 탐앤탐스는 와인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합리적인 가격은 물론, 인테리어 또한 차별화된 한옥 콘셉트로 서양 주류인 와인과 대비 효과를 이뤄 인기를 끌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은 식품, 외식업체들이 사업 다각화로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며 “세컨드 브랜드는 기업이 그동안 갖춘 노하우와 역량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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