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톺아보기]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삼성 '갤럭시 생태계' 어떡하나
상태바
[IT톺아보기]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삼성 '갤럭시 생태계' 어떡하나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6.27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플, 한국 공식 판매점 단 2곳, LG매장은 400여개
아이폰-아이패드-애플워치 LG매장에서 판매 예정
'스마트폰-태블릿-워치-노트북' 갤럭시 생태계 위협
삼성 '안방'에서 애플과 점유율 격차 축소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 가로수길 매장에 아이폰12가 진열돼 있다. 한국에 애플 제품 공식 판매점은 서울에 단 2곳 뿐이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 가로수길 매장에 아이폰12가 진열돼 있다. 한국에 애플 제품 공식 판매점은 서울에 단 2곳 뿐이다. 사진=연합뉴스
연일 터지는 정치·사회 뉴스에 빠져 정작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IT트렌드를 놓치기 일쑤죠. IT기술, 인포테인먼트 소식입니다. 흐름을 놓쳤다간 금방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오피니언뉴스는 매주 주요 IT, 과학기술, 게임 소식들을 모아 소개합니다.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에 영향을 줄 IT뉴스를 주로 다루려합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지난주 삼성전자는 이동통신사와 함께 LG베스트샵이 아이폰을 판매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논의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한 LG전자가 삼성전자와 이통사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전국에 400여개나 있는 LG베스트샵 매장에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이 판매되면 국내 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LG전자는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하는 것과 관련해 ‘아직 검토 중인 사항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사실상 아이폰 판매를 강행하는 것으로 의견이 좁혀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오는 8월 1일부터 전국 400여개 LG베스트샵에서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를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입장에서는 당장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걱정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사실상 삼성과 애플만이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하기 오래전부터 이미 플래그십 모델 경쟁에서 사실상 제외된 상태였습니다. 한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세계 1위였던 화웨이를 비롯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화권 제조사역시 플래그십 모델 시장에서는 삼성과 애플에 경쟁이 되지 못합니다. 

애플이 5세대이동통신(5G) 인프라가 가장 잘 구축된 국가인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시장 확대에 나설경우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을 불가피합니다. 특히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의 ‘안방’인 한국 시장 점유율을 늘려간다는 건 결국 삼성전자 점유율은 낮아진다는 이야깁니다.  

이미 이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까지 애플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이달 기준 애플의 점유율은 26.77%로, 전년 대비 점유율이 3.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최근 2년간 한국 시장에서 애플이 기록한 가장 높은 점유율입니다. LG베스트샵에서 아이폰을 판매하지 않아도 LG전자가 시장에서 철수한 후 애플 사용자가 늘어난 셈입니다. 

반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낮아졌습니다. 같은 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65.59%인데, 일년 이 지난 이달엔 63.14%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기록했던 65%가 역대 삼성의 국내 시장 점유율 중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올 여름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2종을 시작으로 갤럭시S21FE 등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삼성 입장에서는 갤럭시S시리즈의 판매량이 예전같지 않은 상황에서 폴더블폰을 플래그십 시장에 새롭게 편입시킨다는 구상입니다. 그런데 ‘안방’에서 애플과 점유율이 축소되고 있는 겁니다. 

스마트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LG베스트샵에서는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을 판매할 예정입니다. 갤럭시탭과 갤럭시워치의 강력한 경쟁자가 전국의 400개 매장에서 판매되는 겁니다. 현재 한국에서 애플이 운영 중인 제품 판매 대리점 ‘애플스토어’는 서울에 단 2곳뿐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화상수업이 급격히 늘면서 기기간 연결성을 강조하는 것이 IT업계의 트렌드입니다. 삼성전자 역시 갤럭시탭S시리즈와 스마트폰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갤럭시워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글의 운영체제(OS)를 탑재한다는 계획입니다. 구글 OS기반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갤러시워치의 생활속 사용처를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LG전자의 가전제품을 사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아이패드와 애플워치를 판매하면 삼성의 ‘생태계 구축’전략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폐쇄적인 애플 제품의 특성상 아이패드나 애플워치의 사용은 맥북이나 아이폰 등 기존 애플 제품을 추가 구매 하도록 만드는 요인이되기도 합니다. 

충성도 높은 애플 제품의 소비자들이 LG베스트샵을 방문해 LG전자의 TV와 가전제품을 접촉할 기회가 늘어나는 것도 삼성전자에게는 또 다른 위협입니다. 비스포크시리즈 등 삼성의 가전제품 라인업과 QNED 등 TV 제품 판매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LG가 스마트폰을 만들 때는 크게 위협이 안됐는데 철수하고 난 후에 오히려 삼성이 긴장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