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매각 ‘카운트다운’...매각가 최대 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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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매각 ‘카운트다운’...매각가 최대 2조?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6.24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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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매각, 이달 말까지 추가 연장
몸값 최대 2조…“괜찮다”vs“비싸다”
커져가는 퀵커머스 시장, 업계 2위 메리트
내부선 높은 몸값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품는 대가로 시장에 내놓은 요기요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의 매각 본입찰이 이달 말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요기요의 몸값이 최대 2조 원으로 추산되자 여기저기서 ‘적정 몸값’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등 재무적투자자(FI) 3사가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을 앞세운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요기요 실사까지 마치며 인수전에 참여하는 모습이었으나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본입찰에 빠지는 모양새다. 

유통과 이커머스 등 시장에서 배송·배달 서비스 확장을 위한 빅블러(Big Blur)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요기요를 인수한다면 향후 퀵커머스 시장의 선두권에 설 수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조 단위의 몸값으로 책정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대금이 DH에게 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배민과의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커지는 ‘퀵커머스’ 시장…몸값 2조 원 적절

퀵커머스 시장은 유통업계 최대의 화두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배달 문화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음식을 비롯해 생필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상품들을 배송을 통해 구매한다. 

요기요는 자체적으로 배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업계 2위라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요기요를 인수하기만 하면 배달앱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서게 된다.

1인 가구와 편리미엄 족의 증가로 소량 즉시 배송 시대가 당연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요기요를 인수하게 된다면 원매자 입장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배달앱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2조7300억 원이던 국내 온라인 음식 배달 거래액은 지난해에는 17조3800억 원으로 6배 이상 늘었으며, 전년 대비 79% 정도 증가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5000만 명의 인구중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밀집돼 있기 때문에 배달 시장이 성장하기 용이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특히 IT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배달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DH는 요기요 매각을 앞두고 기업 가치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요기요는 3년 내 연구개발(R&D) 조직을 현재 200여 명 규모에서 최대 1000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사업 단순화를 위해 국내 최초 배달앱 배달통 서비스를 24일 종료했다. 퀵커머스 서비스인 ‘요마트’도 다음 달을 끝으로 중단된다. 요기요 사업가치를 최대한 인정받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 이득이 되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 요기요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난해 매출 3530억 원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47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성을 내고 있다는 점은 매력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다.

1위 업체 배달의민족이 지난해 매출 1조995억 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적자 112억 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양호하다는 평가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퀵커머스 침투율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미래 성장 전략 혹은 생존 전략의 확대 차원에서 (요기요 인수는) 분명히 검토해보아야 하는 카드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매각가 높으면 결국 ‘요기요’만 손해

인수자 입장에서는 최대한 적은 돈으로 요기요를 사는 것이 중요하다. 요기요 인수에 조 단위의 돈을 투자하게 되면 그 돈은 결국 DH에게 가고, DH는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배민을 더 키워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요기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배민의 시장 점유율은 대략 60%이며, 요기요는 약 30%를 차지한다. 3위 쿠팡이츠는 20%다.

요기요는 출범한 지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쿠팡이츠와 아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민 사이에 낀 처지다. 

비싼 값에 팔리게 되면 DH는 해당 매각 대금으로 요기요의 공세를 막기 위해 쿠폰 뿌리기 등 배민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다.

배민을 따라잡아야 하는 요기요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조 단위의 몸값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기요가 ‘조 단위에 팔릴 것인가 말 것인가’ 보다는 오히려 적은 금액으로 팔려가더라도 이후 지속적인 추가 투자를 해줄 수 있는 원매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높은 몸값이 부담스러운 또 다른 이유로는 요기요 관련 핵심 정보나 사업노하우가 이미 공개돼 있다는 점이다. 원매자가 요기요를 인수할 시, 배달 시장의 경쟁업체가 될 DH가 직전까지 요기요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객 데이터, 배달 주문 건수, 주문 알고리즘 등 주요 정보를 다 확보한 상태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어차피 8월까지 무조건 요기요를 팔아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몸값을 최대한 높이는 것보다는 뚜렷한 원매자를 찾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만약 기한 내 못 판다면 받은 돈을 다 벌금으로 내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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