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블루오션’ 신선식품…롯데도, 마켓컬리도 '관리 어렵지만 사활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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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블루오션’ 신선식품…롯데도, 마켓컬리도 '관리 어렵지만 사활건다'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6.23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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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적정 수준 재고 관리가 관건
물류센터, 배송차량 등 지속적 투자도 문제
그럼에도 반복, 정기 구매 많아 매출 이끌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모두 배송에 사활 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빅3’인 롯데쇼핑, 신세계, 홈플러스부터 비교적 늦게 사업에 뛰어든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스타트업까지 모두 신선식품 영역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pixabay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오프라인 유통업계 ‘빅3’인 롯데쇼핑, 신세계, 홈플러스부터 비교적 늦게 사업에 뛰어든 마켓컬리, 오아시스 등 스타트업까지 모두 신선식품 영역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많게는 조 단위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기업들은 상온에 몇 시간만 있어도 풀이 죽거나 상하는 채소들, 영하 2도에서 영상 10도 사이의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돼지고기·소고기, 온도에 따라 쉽게 식중독 위험이 생기는 어류 등 모두 신선한 상태 그대로 배달해야 하는 미션을 성공시켜야 한다.

이들의 최종 목표인 “신선식품을 빠르고 문제없이 소비자의 집 앞까지 가져다주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신선식품, ‘적정 재고 관리’가 최종 과제

신선식품 판매 비중이 높다는 것은 직매입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마트들은 근처 농가로부터 직접 신선식품을 받아 점포에서 판매해왔다. ‘산지 직송 상품’, ‘유기농 제품’ 등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것도 점포를 활용할 수 있어 비교적 쉬웠다. 

온라인 중심의 플랫폼들 역시 판매자를 입점시켜 수수료를 받는 것(오픈마켓)보다 제품을 사들여 직접 제품을 판매(직매입)하면 제품 거래대금이 모두 매출액으로 잡혀 덩치를 키우기 쉬워 직매입을 선호해 왔다. 

문제는 직매입을 통한 재고 관리가 어렵다는 점이다. 재고 부담을 낮추려고 직매입을 줄이면 상품이 금방 소진돼 매출이 줄어든다. 그렇다고 직매입을 과하게 늘리면 폐기 로스율이 높아진다. 

이렇듯 신선식품은 재고 관리 등에 품이 많이 들고,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투자 비용이 커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 신선식품 배송이 이커머스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수확되거나 도축된 처음 상태를 최대한 보존한 채 소비자에게 도착해야 한다”며 “이동의 여러 단계를 거치는 동안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물류센터와 배송체계 등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 지속적인 고정비가 들어가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유독 신선식품 분야에 고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마존은 공산품 매출 기준으로 월마트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몸집을 불렸으나 신선식품 분야에선 고전하고 있다. 

두 회사가 식료품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기준 월마트가 19%, 아마존은 1.9% 수준이다. 아마존은 신선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빨리 확보할 수 있는 직매입 체계가 없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인프라도 부족해 저가에 고품질 제품을 공급하기 어렵다. 

반복·정기 구매 많아 ‘마지막 블루오션’ 

그럼에도 오프라인,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신선식품 배송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선식품은 계절과 경기를 별로 타지 않는 거의 유일한 제품이다. 일주일에 한 번, 많으면 두 세번 씩 꾸준히 팔리기 때문에 구매 주기가 짧고, 정기적이다. 유통업계는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고객이 많을 수록 매출이 늘기 때문에 신선식품은 접속량과 접속시간을 늘릴 수 있는 핵심 사업인 셈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많은 기업들이 주춤했지만, 마켓컬리나 이마트 온라인 부문 SSG닷컴은 2배 이상 성장했다. 이들 기업은 신선식품 경쟁력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반해 오픈마켓 중심인 위메프와 11번가의 지난해 실적은 주춤했다.

특히 ‘마켓컬리의 대항마’라고 불리는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전년 대비 10배가량 늘어난 9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 1분기 매출 역시 78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9% 늘었다.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전문 회사로, 친환경·유기농 상품을 중심으로 산지 직거래와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해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더군다나 신선식품은 비교적 가격에서 자유롭다. 최저가 경쟁을 펼치는 공산품, 생필품과 달리 신선식품은 비싸면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 볼 수 있다. 산지에서 재배 비용이 올라가는 일시적인 상황이 생겨도 이를 판매에서 대부분 가격에 전가시킬 수 있는 상품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6% 상승했지만, 매출은 약 8% 늘었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신선식품 위해 사활 걸었다

신선식품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건 오프라인 점포를 가지고 있는 롯데마트(롯데쇼핑), 이마트(신세계), 홈플러스 등 기존 유통 대기업들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전국 500여 개의 매장은 그 자체가 콜드체인 시설이자 물류센터기 때문에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지와 가장 가까운 매장에서 곧바로 배송이 가능하다.  

이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연계를 활용해 더 수월한 배송을 하기 위해 억 단위의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SSG닷컴의 경우, 온라인 전용 물류 센터인 네오(NEO)와 PP센터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용인, 김포(2개)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네오를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도 올해 롯데마트가 갖춘 신선식품 경쟁력을 자사몰 롯데온에 접목시켜 그로서리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며, 새벽배송의 시초라고 불리는 마켓컬리도 지난 3월 김포 물류센터를 선보인데 이어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충청권 5개 도시로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확대했다. 

새벽배송의 시초라고 불리는 마켓컬리도 올해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을 밝힌 후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 3월에는 2만5000여평 크기의 김포 물류센터를 설립했으며, 최근에는 새벽배송 지역을 충청권까지 확대했다. 올 하반기에는 영남과 호남 등 남부권까지 샛별배송 대상 지역을 넓힐 예정이다. 

‘이커머스 성장’을 목표로 잡은 네이버의 도전도 거세다.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물류 인프라를 확대한 네이버는 오는 8월에 경기도 용인에 냉장·냉동 등 신선식품 전용 저온 보관에 특화된 콜드체인 풀필먼트(c풀필먼트)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 센터는 연면적 1만9174㎡(약 5800평) 규모다. 이에 따라 오는 8월부터 신선식품의 익일배송까지 가능해 질 전망이다.  

한경래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처음 새벽배송을 경험한 이용자는 소비의 편리함에 재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IT기술이 발전하고, 1인 가구가 증가해 언택트 소비에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이후에도 신선식품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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