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선명해진 금리인상 시기…"하반기 대출이자부담증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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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선명해진 금리인상 시기…"하반기 대출이자부담증가 불가피"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6.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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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분기경 기준금리 인상 전망
기준금리 인상시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따라 올라가
"금리인상이 바로 은행 부실로 이어지진 않을 것… 은행도 건전성 관리 중"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금리 인상 시점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은행은 17일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고 FOMC 회의결과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과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연준은 이번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00~0.25% 수준으로 동결하되 자산매입을 지속하는 기존의 완화적인 정책기조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이 부총재는 "이번 FOMC 회의결과는 예상보다 다소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향후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와 물가 상황과 이에 따른 정책 기대 변화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FOMC 회의 결과에 맞춰 한은이 바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연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에 국내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이는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 올해 4분기 예상

전문가들은 국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올해 4분기경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4분기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16일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7명의 위원 가운데 4명의 위원이 금리 수준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매파적 의견을 드러냈다. 

일부 위원은 "현재의 완화적 금융여건이 지속될 경우 단기적인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중장기 시계에서 부채 증가에 의한 소비제약과 자원배분의 효율성 저하가 심화되면서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의 실물·금융 상황과 앞으로의 경기, 물가 흐름을 감안할 때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한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다소 조정해 나가는 것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위원 역시 "지난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조성된 완화적 금융상황이 이제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내경제의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준으로 완화했던 통화정책 기조의 일부 조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지난 11일 발표한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장금리 계속 상승…하반기 부실 우려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가까워옴에 따라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이 우대금리를 없애거나 낮추는 식으로 이자를 올리고 있는데다 오는 하반기에도 시장금리는 계속해서 상승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중평균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지난 4월 2.91%를 기록했다. 불과 1년도 되기 전인 지난해 8월(2.55%)와 비교하면 약 0.36%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등급별 금리 평균 역시 지난해 8월 2.34~2.78%였다가 지난달 2.85~3.39%로 상승했다. 하단이 0.51%포인트 오른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반기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추정한다. 기준금리 인상분만큼 대출금리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상승이 곧바로 대출 부실로 돌아오는 극단적인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오르게 되면 시장금리가 이를 반영해서 오를 수 있지만 한 차례 정도 올린다고 해서 이것이 바로 은행 부실로 이어지진 않는다"며 "25bp(1bp=0.01%) 정도 인상한다고 해서 대출이자가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은행의 경우 연체율과 건전성 관리에 힘을 쏟았기 때문에 버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3~4년간 은행에서 건전성 이슈가 크게 떠오르다 보니 (은행이) 자산건전성에 많이 투자했고 그 결과 연체율이 10년간 최저로 관리되고 있다"며 "현재의 자산건전성 하에서는 금리 25bp 정도는 감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금리 인상기에는 대출을 받는 차주들도 전략이 바뀌고 대출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기 때문에 신규 대출이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며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방안 역시 확고히 자리잡아서 흔들릴 여지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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