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중금리대출 확대 기대했는데"...발목잡는 '총량규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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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중금리대출 확대 기대했는데"...발목잡는 '총량규제' 어쩌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6.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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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제2금융권 중금리대출 인센티브 검토중
대출 총량규제·최고금리 인하…"그래도 중금리 해야"
서울 소재의 한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확대 주문에 인터넷은행,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카드사 등 다양한 업권이 뛰어들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대출 총량 규제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각종 규제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7일 저축은행중앙회를 비롯해 은행연합회와 여신금융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금융업권별 협회 임원급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 자리에서 가계부채 점검결과와 다음달부터 적용되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준비 상황, 특이동향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특히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강도높은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로 보험사와 카드사, 저축은행 쪽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제2금융권 중금리대출 인센티브 부여 검토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저축은행 2021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개별 업체들에 전달했다. 가계대출 관리방안에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21%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당국은 여기에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중금리대출과 정책금융상품(햇살론, 사잇돌)을 제외한 가계대출의 증가율을 5.4% 이내로 관리하도록 했다. 

중금리대출은 중간 정도 신용을 가진 신용등급 4~6등급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이다. 금리 수준은 은행권 10% 미만, 저축은행 16% 미만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대출 총량규제에서 2금융권 중금리대출에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출 총량규제란 가계대출 증가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정책을 말한다. 인센티브가 시행되면 중금리 대출은 총량규제 관리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중금리대출은 총량규제에 포함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라고 주문했는데 대출 총량규제를 같이 실행하는 것은 모순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위해 제2금융권 업체들이 중금리대출을 집행한 금액을 총량규제 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출 총량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제2금융권 자율에 맡겼다. 그러나 올해가 되자 생계자금과 투자수요로 대출이 급증하면서 대출을 관리할 필요성이 커졌다.

다만 올해는 이러한 대출 관리에서 중금리대출을 제외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의견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총량규제에서 중금리대출을 제외하는 안에 대해 "검토 중인 단계"라며 "총량규제는 유지하되 이를 감안해서 적절한 수준에서 중금리대출 인센티브를 부여할 지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법정 최고금리 24%→20% 인하…"그래도 결론은 중금리"

저축은행의 또 다른 고민거리는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다. 금융당국은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24%에서 20%로 내릴 계획이다. 이 경우 저축은행이 받게 되는 이자는 더욱 줄어들게 된다. 

저축은행 업계는 이런 상황에서 결국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는 것이 답이 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고금리대출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남은 것은 중금리대출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저축은행 중 절반 이상은 고금리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중 59.5%가 20% 이상 고금리대출을 취급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대출도 줄어들고 저축은행도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중금리 대출을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중금리대출 확대를 각 업권에 주문하면서 인터넷은행이나 P2P, 보험·카드업권도 중금리대출을 활성화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서 저축은행이 고도의 신용평가모델(CSS)을 갖춘 인터넷은행에 밀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저축은행 업계는 그동안 쌓아온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한 노하우가 탄탄해 걱정 없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보통 중금리대출을 하나의 상품으로 생각하지만 시중은행·인터넷은행의 중금리대출과 저축은행 중금리대출은 금리대가 겹치지 않는다"며 "실제로 어떻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은행이 기술이 발달돼있으니 저축은행이 밀릴 수 있다고들 하지만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한 노하우는 저축은행이 한수 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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