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열의 콘텐츠연대기] ㉛캐릭터 산업의 탄생(하)–'월트 디즈니 왕국' 건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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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열의 콘텐츠연대기] ㉛캐릭터 산업의 탄생(하)–'월트 디즈니 왕국' 건국사
  • 문동열 레드브로스대표
  • 승인 2021.06.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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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캐릭터 산업의 탄생 (하) – 파산과 굶주림이 일상이었던 디즈니 왕국 건국사

 
문동열 레드브로스 대표.
문동열 레드브로스 대표.

[문동열 레드브로스 대표] 미국 시카고에 살고 있던 디즈니가(家)의 넷째로 1901년 태어난 월트는 흔히 말하는 흙수저 출신이었다. 

가난한 집안 사정 탓에 월트는 10살때부터 생활전선에 나가 돈을 벌어야 했다. 

학교 공부보다는 돈 벌어오는 게 더 중요했던 시기. 아버지가 운영하던 신문지국에서 신문 배달일을 하며 어린 시절부터 일을 하던 월트에게 있어 유일한 낙은 그림 그리기였다. 

집에서 늘 접하는 신문 만화를 베끼며 어린 시절부터 늘 신문 만화가를 목표로 했던 월트는 1919년 군 제대 후 광고용 애니메이션 회사의 견습생으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하며 애니메이션의 길에 처음 들어서게 된다. 디즈니 왕국의 여명이 시작된 것이다.

19세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산업에 뛰어들다

월트는 당시 새로운 문화였던 애니메이션에 푹 빠졌다. 그림이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생긴지 얼마 안 된 시기였기에 교육 시스템도 전문 서적조차 없었던 시기였다. 

신문 만화가 보다 애니메이터의 길을 선택한 월트는 독학으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기 시작했지만, 사회 생활은 그렇게 평탄하지 않았다. 이듬 해 경영 악화에 시달린 회사는 견습 직원이었던 월트를 해고한다. 

월트 디즈니가 1921년 만든 비즈니스 봉투에 그려진 자화상. 사진출처=위키피디아.
월트 디즈니가 1921년 만든 비즈니스 봉투에 그려진 자화상. 사진출처=위키피디아.

졸지에 실업자가 된 월트는 같이 해고당한 어브 이웍스 (Ub Iwerks 1901-1971년)와 함께 이웍스-디즈니 커머셜 아티스츠 (Iwerks-Disney Commercial Artists)라는 회사를 세우며 19세에 처음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19세의 짧은 경력의 애니메이터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새로 세운 회사 역시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고, 월트는 어쩔 수 없이 캔자스 시티 필름 애드 컴퍼니라는 광고 회사에 직원으로 들어가 돈을 벌기로 한다.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도 집 뒷 마당에 스튜디오를 만들고, 회사에서 빌린 카메라로 이런 저런 기법들을 테스트하며 짧은 기간에 애니메이터로서의 역량을 키운 월트는 당시 서서히 유행하기 시작하던 셀 애니메이션이 미래 애니메이션의 키가 될 것이라는 점을 깨닫는다. 

그는 컷 아웃 애니메이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형태)에 집중하던 회사에 셀 애니메이션 도입을 건의했으나 묵살당하고 이웍스와 같은 회사의 동료였던 휴 하먼과 함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Laugh-O-Gram (1921) 실사와 결합된 짧은 애니메이션 컷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영상출처=유튜브.

월트는 회사를 나와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Laugh-O-Gram’이라는 짧은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형태의 작품을 완성한다.

사실 상 월트 디즈니의 첫 필모그래피라 부를 수 있을 만한 이 작품은 작품을 의뢰한 클라이언트가 지역의 뉴먼 극장이었기에 ‘Newman’s Laugh-O-Gram’이라 불리기도 한다. 

노숙자 같은 생활 속...애니메이터의 꿈

‘Laugh-O-Gram’이 좋은 반응을 얻자 힘을 얻은 월트는 1921년 캔자스 시티에서 첫 작품의 이 이름을 딴 Laugh-O-Gram Studio라는 새로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창업한다.

지금도 대부분의 스타트 업이 그렇듯이 작품에 대한 좋은 반응과는 별개로 실질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진 않았다. 새로운 작품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월트는 ‘Alice’s Wonderland’라는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미주리주 캔자스 시티에 있는 Laugh-O-Gram Studio, 디즈니 왕국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이 건물 벽면에, 월트 디즈니 벽화가 그려져 있다. 사진출처=위키피디아.
미주리주 캔자스 시티에 있는 Laugh-O-Gram Studio, 디즈니 왕국의 산실이라 할 수 있는 이 건물 벽면에, 월트 디즈니 벽화가 그려져 있다. 사진출처=위키피디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모티브를 따 온 이 작품은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형태로 앨리스라는 여자아이가 디즈니의 Laugh-O-Gram 스튜디오를 방문해 애니메이터들의 캔버스에서 살아있는 것처럼 뛰어 노는 여러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만나는 이야기다. 

월트는 이 작품이 경영난에 시달리는 자신의 스튜디오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누구도 20세의 젊은 애니메이터들이 모여 만든 작품에 투자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앨리스즈 원더랜드(Alice’s Wonderland), 앨리스 역은 버지니아 데이비스(Virginia Davis)라는 배우가 맡았다. 영상출처=유튜브.

결국 1923년 월트 디즈니의 두 번째 회사인 Laugh-O-Gram Studio는 파산을 하고 만다. 그 동안 자신과 함께 하던 동료들도 하나 둘 떠나고 다른 사람이 남긴 음식을 먹거나 목욕도 열흘에 한번에 하는 등 노숙자와 다름없는 궁핍한 생활을 하며 그린 작품이 세상에 빛도 못 보고 사라졌지만, 애니메이션에 대한 월트의 꿈이 꺾이는 일은 없었다.

1923년 7월 월트는 고향인 캔자스시티를 떠나 ‘꿈의 도시’로 불리기 시작하던 영화 산업의 메카, 헐리우드로 이사를 간다. 당시 그의 나이 21세의 일이었다. 

●문동열 레드브로스 대표는 일본 게이오대학 대학원에서 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하고, LG인터넷, SBS콘텐츠 허브, IBK 기업은행 문화콘텐츠 금융부 등에서 방송, 게임,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기획 및 제작을 해왔다. 콘텐츠 제작과 금융 시스템에 정통한 콘텐츠 산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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