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배달, 미술품투자에 중고차직거래까지...확 달라진 금융사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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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배달, 미술품투자에 중고차직거래까지...확 달라진 금융사 '앱'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6.15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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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통해 생활밀착형 O2O서비스 제공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변화 나서
사진제공=각 사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본사. 사진제공=각 사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금융사들이 비금융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코로나19로 디지털·비대면이 일상화가 되고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가 기존 금융이 가진 고유 영역에 진출하면서 신사업 발굴의 중요성이 커진 까닭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각종 플랫폼을 통해 생활밀착형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연내 150억원을 들여 배달 플랫폼 앱을 만들 계획이다. 배달서비스는 신한은행 앱 쏠(SOL)이 아닌 별도의 앱 내에서 제공된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핀테크 전문기업 핑거에 '음식주문 중개 O2O플랫폼 구축 사업'을 맡기고 배달노동자 확보와 플랫폼 구축 등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배달앱 구축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신한은행 플랫폼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가맹점주와 배달노동자, 이용자들에 특화된 금융상품을 만들어서 신한은행 플랫폼의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신한은행은 최근 비금융 신사업을 추진하는 O2O추진단을 신설하고 O2O 개발자를 채용하기도 했다. 

신한 쏠에 대한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진행 중이다. 현재 쏠에서는 전기차 가격뿐만 아니라 부동산·재테크·여행·야구·운세 등 다양한 생활 밀착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리브 부동산' 서비스를 통해 본래 가진 부동산 분야의 장점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중고차 앱인 'KB차차차', 구직활동 연계 앱인 'KB굿잡'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비금융 정보를 제공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플랫폼금융을 지향하기 때문에 비금융정보를 제공해 소비자를 포용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KB는 부동산에 강점이 있으니까 부동산 정보를 가공해 이용자들을 KB 플랫폼으로 유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자사 앱인 '하나원큐' 내에서 아파트 정보를 비롯해 여행·건강·쇼핑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 내에서는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도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넷마블과도 제휴를 맺고 오는 3분기 중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신규 자산관리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실손보험 빠른청구 등 각종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내에는 편의점과 연계한 택배 픽업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미술품 소액 투자 서비스 등도 준비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들은 모바일뱅킹 앱인 우리원(WON)뱅킹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렇게 금융사들이 비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는 자사 플랫폼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산업은행이 최근 발간한 KDB리포트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각자의 금융플랫폼에 생활밀착형 O2O서비스를 포함시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은 리포트를 통해 "산업간 융복합이 가속화되며 업종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금융회사들도 자사 금융플랫폼에 생활밀착 서비스를 포함시키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블러란 기존의 고유 영역과 법칙이 무너지고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뜻한다. 실제로 글로벌 시가총액 10위 기업 중 7개가 금융 관련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인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기업도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기존 금융회사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활 서비스 제공 플랫폼의 구축은 소매금융의 경쟁우위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해외 금융사들도 자사 금융플랫폼에 생활 서비스 등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자사 모바일 앱에 각종 생활 서비스 기능을 추가해 향후 앱 기반 금융·생활 서비스를 통합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의 비금융 데이터 확보를 도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비금융 데이터 확보는 향후 금융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을 영위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비금융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를 연계해 새로운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는 순간 금융사 플랫폼 바운더리에 들어오는 것"이라며 "금융회사들은 이 때문에 자사가 가진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 플랫폼 안으로 들어오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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