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김치·라면·소주'는 한국인의 소울푸드?...해외서도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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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김치·라면·소주'는 한국인의 소울푸드?...해외서도 '대박'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6.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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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식품 수출액 전년 대비 약 15% ↑
K팝·K무비 인기에 음식도 덩달아 화제
떡볶이부터 소주까지 서민 음식 해외서 인기
LA에서 열린 한 축제에서 농심이 신라면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LA에서 열린 한 축제에서 농심이 신라면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농심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떡볶이를 비롯해 라면, 김치, 소주 등 한국인의 '소울푸드'라고 불리며 서민 밥상에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음식들이 해외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때 냄새가 독특하고 낯설다는 이유로 외국인들이 기피했던 한식의 대표 식품들이 이제는 K-푸드의 위상을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코로나19 타격 ‘0’…K푸드 수출 역대 최대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식품 수출액은 42억8000만 달러(약 4조7800억 원)로 전년 대비 14.7%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의 전체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식품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올해 1월~4월 수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늘어난 15억9000만 달러(1조7800억 원)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식품 수출국 수는 다소 감소했지만, 수출액은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 유럽 등 다양한 지역에서 늘어났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해 한국 식품의 최대 수출국은 7억9800만 달러(약 8919억 원)를 기록한 미국으로 지난 2018년과 2019년 3위에서 지난해 1위로 올라섰다. 미국은 라면(53.6%↑), 떡볶이(95.2%↑), 즉석밥(77.3%↑) 등 다양한 품목에서 높은 수출 증가율을 보이며 2018년, 2019년 1위였던 일본과 순위를 바꿨고, 중국은 수출 2위국을 유지했다.  

한국 식품 역대 수출액과 수출 추이. 자료제공=관세청

떡볶이·김치, 더 이상 맵기만 한 음식 아니다

BTS가 중심이 된 K-팝은 물론 K-드라마·무비로 대표되는 한류 콘텐츠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으로 옮겨갔다. BTS가 예능에 출연해 떡볶이를 먹고, 유명 드라마나 영화에 김치가 자주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 

일본에서는 현지 유튜버의 ‘떡볶이 먹방’이 1000만 뷰를 넘기도 했으며, 해외 먹방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배추김치 속에 불닭볶음면을 싸먹는 ‘매운 김치말이 국수 먹기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

편의점 업계는 떡볶이로 동남아 시장 현지를 사로잡은 대표적인 곳이다. 지난 4월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1호점을 연 편의점 CU는 단숨에 현지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개점 열흘 만에 소비자 1만 명 이상이 몰렸고, 현지 세븐일레븐 등 경쟁업체들이 현장조사를 위해 방문했을 정도며, 끊이지 않는 방문객들 때문에 교통정리가 필요해 경찰까지 출동했다.

CU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1호점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CU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1호점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이유는 K-푸드 때문. BGF리테일은 지난해 현지에서 편의점 마이뉴스닷컴을 운영 중인 마이뉴스홀딩스의 자회사 MYCU리테일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파트너사는 “한국 편의점과 똑같이 해달라”고 요구했고, CU는 한국 대표 분식 메뉴인 떡볶이를 매장 중심에 배치했다. 그 결과, 열흘 간 무려 2500컵이 팔리며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김치의 인기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급격하게 퍼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영향으로 세계 시장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해외에서 김치가 면역력 강화에 좋은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요가 늘었다.

지난해 김치 수출액은 전년 대비 37.6% 늘어난 1억4500만 달러(약 1621억 원)로,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또한 수출용 김치 제품의 포장디자인 개선, 인증 취득, 비건김치 제품 등을 개발하고 온라인 식품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 지난 1월~4월까지 누계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4% 증가한 6110만 달러(683억 원)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주요 수출국이었던 미국, 일본 뿐 아니라 유럽과 신남방지역으로도 수출이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도 김치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푸드 대표주자 된 ‘라면’, 신(新) 트렌드 ‘소주’

라면의 경우, K-푸드 성장을 이끄는 대표 식품이다. 지난해 6억4000만 달러(약 6752억 원) 수출액으로, 전년 대비 29.2% 증가해 사상 처음 6억 달러를 돌파했다. 코로나19로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영화 ‘기생충’의 흥행으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열풍이 불면서 라면업계 성장을 이끌어냈다. 

그중 라면업계 1위 농심 신라면은 해외 시장에서 가장 알아주는 한국 라면이다. 신라면은 무려 14년 전 1996년 중국 상해에 법인을 세우고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고, 2002년에는 일본, 2005년에는 미국에 진출했다. 

특히 해외 진출 초기부터 한국식의 독특한 매운맛을 고수해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라면과 차별화했다. 그 결과, 업계 최초로 미국 월마트 4000여 전 점포에 신라면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현재 신라면은 약 100여 개국에 4400억원어치를 수출하고 있다. 

싱가포르 소비자들이 현지 최대 유통 체인점인 페어프라이스(Fair Price)에서 참이슬과 자몽에이슬 등 과일리큐르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제공=하이트진로

그런가 하면 하이트진로는 주요 수출국 대상으로 분석한 해외 현지인 음용 비율이 2016년 30.6%에서 2020년 68.8%로 2배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해외서 소주를 사가는 현지인이 10명 중 3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는 뜻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다.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도약하는데 현지화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18년부터 현지인 음용 비율 산정 방법 및 기준을 수립해 추적 관리해오고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브랜드 노출 빈도를 높임으로서 참이슬, 진로, 에이슬시리즈(청포도에이슬 등)가 현지인의 생활 속 브랜드로 자리잡아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오는 2024년까지 전략 국가 기준 현지인 음용 비율을 약 90% 수준으로 상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미국,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 진출해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비빔밥이나 불고기 등 전통 음식 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평소에 자주 먹는 음식들이 더 인기가 높은 상황”이라며 “한류 확산을 이용해 현지화와 한국화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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