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백신접종 본격화되자 '에어비앤비'부터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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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백신접종 본격화되자 '에어비앤비'부터 샀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6.14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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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11일 해외주식 순매수 1위 종목에 '에어비앤비'
실적 기대감 이미 주가에 반영..."추가 상승 쉽지 않다"
월가 전문가들 "국제여행 본격 재개되면 매력 낮아질 듯"
6월 이후 지난 11일까지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에어비앤비'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6월 이후 지난 11일까지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 투자자들은 '에어비앤비'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6월에 접어들면서 국내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해외 주식을 선택할 때에도 백신접종에 대한 기대감을 대폭 반영했다.

6월 이후 지난 11일까지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 투자자들, 즉 서학개미들은 '에어비앤비'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에어비앤비에 대한 매수세로 연결된 것으로 해석된다. 

1~11일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 1위 '에어비앤비'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11일 기준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 1위는 '에어비앤비'였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에어비앤비 주식을 총 5936만달러 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애플(4737만달러, 3위)과 테슬라(3721만달러, 4위), 아마존(2019만달러, 6위) 등 국내 서학개미들의 사랑을 받아온 주식들보다도 더 강한 매수세를 기록한 것이다. 

에어비앤비가 서학개미들로부터 본격적으로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은 6월에 접어들면서 부터다. 5월 한달간 서학개미들은 아마존과 테슬라를 가장 많이 사들였으며, 에어비앤비는 전체 해외주식 순매수 결제 기준 5위를 기록한 바 있다. 6월 이후 무려 4계단을 뛰어올라 1위를 차지한 셈이다. 

6월은 국내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된 시기로, 백신접종으로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때다. 여기에 정부의 '트래블 버블' 추진 등으로 여행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자 해외 주식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작 에어비앤비의 주가 흐름을 보면 서학개미들이 본격 매수에 나서 6월 이후에는 주가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미국에서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던 연초 이후부터 에어비앤비 주가는 고공행진을 펼쳐왔고, 지난 2월11일 고점을 찍은 이후 연일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소폭 반등하긴 했으나 지난달 말부터 140달러대에 갇혀있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에어비앤비는 148.44달러를 기록했다. 

월가 "국제여행 재개시 추가 상승 회의적"

박스권에 갇혀있는 에어비앤비 주식이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해외 언론들은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이미 지난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음을 보여줬다는 것. 여행재개 기대감은 이미 주가 측면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어비앤비의 경우 지난해 12월10일 나스닥 시장에 공모가 68달러로 상장한 후 2월11일 216.84달러까지 치솟았다. 당시 2월25일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었는데, 실적발표를 앞두고 주가는 이미 고공행진을 펼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시장의 컨센서스를 15% 웃돌았고, 지난 1분기 실적은 지난해 대비 5%, 2019년 대비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음을 보여줬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주가는 이미 올랐고, 실적을 통해 이를 확인하면서 주가는 다시 연초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는 에어비앤비가 코로나19 회복의 수혜를 입었지만, 이후에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국내여행 수요가 많은 편인데, 지금까지는 해외여행에 대한 각종 제약으로 인해 국내여행 수요가 크게 늘 수 있었다는 것.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최근 미국 정부가 110개국에 대한 여행 보건 경보를 완화하는 등 해외여행 걸림돌이 완화되는 추세여서 국내여행 수요보다는 해외여행 수요가 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금융정보 매체인 시킹알파는 "에어비앤비는 국제여행 규제의 결과로 국내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혜택을 받았다"며 "그러나 백신보급이 가속화되고 코로나19 위험이 낮아진다면 사람들은 국내여행보다 국제여행으로 전환할 수 있고, 이는 에어비앤비보다는 익스피디아 등 여행사들의 실적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에어비앤비 주가 추이.
에어비앤비 주가 추이.

"지나치게 고평가...밸류에이션 정당화가 과제" 

에어비앤비의 주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의견도 나온다. 

모틀리풀은 "에어비앤비의 1분기 실적에서 고무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월가는 큰 감명을 받지 않았다"며 "에어비앤비의 주가매출액 비율(PSR)은 20배를 넘어서는데 S&P500 기업들이 3.1배 수준임을 감안하면 에어비앤비 주식이 다른 미국 기업들에 비해 현저히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5월 한달간 에어비앤비 주가가 25% 안팎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상당히 고평가됐다는 것. 이 매체는 "5월 주가 하락 이후에도 밸류에이션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포브스 역시 "에어비앤비의 장기적인 전망은 설득력이 있고, 에어비앤비 매출은 컨센서스 추정치에 따라 올해 약 40%, 내년 약 3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익스피디아는 올해 45%, 내년 40%의 매출 확대가 예상되는 등 에어비앤비보다 성장이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밸류에이션과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에어비앤비가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매우 잘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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