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부는 ESG 바람… 올해 채권발행 5조6000억원
상태바
금융권에 부는 ESG 바람… 올해 채권발행 5조6000억원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6.11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까지 4대 금융지주 ESG 채권 발행규모 5조5823억원
ESG 표방하며 기존 펀드와 차이 없는 '그린워싱'은 주의
"활성화 위해서는 금융기관과 민간의 다양한 참여 필요"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세계적으로 ESG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국내 금융사들도 이에 발맞춰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은 ESG 채권을 적극적으로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서는 모양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 자회사를 통해 발행한 ESG 채권 규모는 지난 5월 기준 5조5823억원으로 집계됐다. 

ESG 채권을 가장 많이 발행한 곳은 신한금융지주 계열 자회사들로, 총 금액은 2조4496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는 KB금융(1조2600억원), 우리금융(1조1127억원), 하나금융(76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달 10일 하나금융은 여기에 더해 6억달러(약 66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신규 발행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ESG 채권은 친환경 사업이나 취약계층 지원 사업 등 특유의 목적에 맞게 사용돼야 해 까다로운 면이 있다"면서도 "금융권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서 ESG가 확산되고 있어 이에 대한 활동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사 ESG 주식펀드 수익률 순항…'그린워싱' 주의

실제로 발행된 금융사 ESG 주식펀드들은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아름다운SRI그린뉴딜증권사투자신탁 1[주식](종류A-ch)는 1년 수익률 101.48%를 기록했다. 

이어 우리지속가능ESG증권자투자신탁1(주식)ClassB도 1년 기준 수익률이 61.10%에 달한다. 우리지속가능ESG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ClassA, 우리지속가능ESG증권자투자신탁2 (주식) ClassC도 각각 60.57%, 60.4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정말로 해당 펀드들이 ESG에 부합하는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신한아름다운SRI그린뉴딜증권사투자신탁 1[주식](종류A-ch)의 경우 주식보유종목 중 삼성전자가 25.03%고 나머지는 SK하이닉스, 네이버, 현대차 등 대형주들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지속가능ESG증권자투자신탁1(주식)ClassB 역시 주식보유종목 중 삼성전자가 23.20%의 비중을 차지하며 나머지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이다. 

ESG를 표방하고 있지만 기존 다른 펀드들과 차이점이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투자업계에서는 '그린워싱' 주의보가 나오기도 한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ESG 활동을 실제보다 과장해 친환경 이미지만으로 이익을 취하는 현상을 가리키며, 위장환경주의라고 불리기도 한다.

"ESG채권 활성화 위해 다양한 신용도의 민간·금융기관이 나서야"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달 31일 발간한 'ESG채권의 특성 분석과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국내 ESG채권 발행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투자를 확대하고 ▲기업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통한 기업가치의 상승을 도모하며 ▲발행 채권의 투자자 저변을 넓히고 ▲조달비용을 낮출 목적으로 ESG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그러나 ESG채권의 세부적인 구조를 보면 ESG인증을 받는 절차가 추가된 점 이외에는 만기, 신용도 등에 있어 일반채권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다.

ESG채권의 가격결정도 일반채권과 별로 다르지 않아 ESG채권 고유의 특성보다는 시장 여건과 수급이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전체 ESG 채권 발행 주체 중 금융기관의 비중은 13.6%이며 민간기업의 비중은 6.7%를 기록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국내 ESG 채권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신용도를 지닌 민간기업과 금융기관이 ESG부문의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ESG채권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기존 사업이나 채권에 ESG인증을 붙이는 구조의 ESG채권에서 벗어나 신규 ESG투자 재원을 마련할 목적으로의 채권 발행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 금융권에 ESG 개념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됐고 기준도 모호하다 보니 ESG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활성화를 위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