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한집 배달' 시작…쿠팡이츠 “배달비 무료·오리지널”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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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한집 배달' 시작…쿠팡이츠 “배달비 무료·오리지널” 맞불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6.08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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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8일 단건 배달 ‘배민1’ 서비스 시작
11년 만에 애플리케이션 화면도 전면 개편
쿠팡이츠, 론칭 서비스 ‘배달비 무료’ 다시 시작
쿠팡이츠에만 있는 가게 ‘이츠 오리지널’ 개설
“출혈경쟁, 당분간 계속 할 수밖에 없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8일부터 앱 개편과 함께 단 건 배달 '배민1' 서비스를 실시한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8일부터 앱 개편과 함께 단건 배달 '배민1' 서비스를 실시한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단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함과 동시에 11년 만에 애플리케이션(앱) 홈 화면을 대폭 개편했다. 소비자에게 더 효과적으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배민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쿠팡이츠가 배달비 무료, 이츠 오리지널 서비스를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배민과 쿠팡이츠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8일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이 제공하는 7개 주요 서비스를 대형 탭 버튼 형식으로 배치한 새 화면을 8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점은 배민의 신규 서비스 ‘배민1(배민one)’이다.

배민1 서비스는 단건 배달이 특징이다. 기존에는 라이더가 2~5건의 주문을 배차 받아 동선에 따라 묶음 배달했지만 배민1을 통해 쿠팡이츠와 같은 전략인 ‘한 번에 한 집 배달’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배민1은 서울 송파구 지역에 먼저 도입된다. 이날 오전 9시 이후 서울 송파구 지역 거주자들 중에 업데이트가 적용되는 고객들부터 순차적으로 쓸 수 있다. 다른 이용자들은 앱을 업데이트하면 상단에 ‘번쩍배달’ 아이콘이 등장하지만, 향후 배민1 서비스 지역 확대에 따라 번쩍배달 자리는 배민1으로 바뀌게 된다.

배민은 이번 앱 개편을 통해 자사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접근성에 주목했다.  그간 배민 메인 화면이 한식·분식·치킨·피자·중국집·디저트 등 음식 종류가 나열된 메뉴판 식이었다면, 새 화면은 배민1을 비롯한 ▲배달 ▲포장 ▲마트장보기 ▲쇼핑라이브 ▲선물하기 ▲전국별미 등 음식 관련 주요 서비스를 개별 탭으로 분류했다. 

‘배달’은 배민이 주문을 중개하고 실제 배달은 가게업주나 외부대행업체가 책임지는 방식이다. 배민1에 가입하지 않은 음식점들이 해당 아이콘으로 배치되며, 단건 배달은 아니다.

배민 관계자는 “이 곳에는 국내 음식 배달 플랫폼 중 가장 많은 음식점이 입점해 있다”며 “고객들은 ‘배달’ 버튼에서 다양한 식당과 음식 메뉴를 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은 배민과 계약한 전업 라이더, 부업 배민 커넥트가 주문 한 건을 곧바로 고객에게 배달한다. 음식을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기존에 배달하지 않던 동네 맛집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이번 개편으로 소비자뿐 아니라 가게업주들의 선택권도 강화된다는 게 배민 측의 설명이다. 식당들은 매장 상황에 따라 두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병행할 수 있다. ‘배달’은 정액제 광고상품인 ‘울트라콜’(월 8만8000원)을 통해 입점할 수 있다. 

배민1은 수수료 체계로, 원래는 건당 12%(카드수수료 및 결제이용료 별도)에 배달비 6000원이지만 당분간 프로모션 가격을 적용할 계획이다. 프로모션이 적용된 가격은 건당 1000원(카드수수료 및 결제이용료 별도)에 배달비 5000원이 적용된다. 

배민은 시장 경쟁 상황 등에 맞춰 종료 기한을 정하지 않고 프로모션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쿠팡이츠를 겨냥한 것으로, 당분간 프로모션 가격으로 계속 배민1 서비스를 운영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배민1을 처음 시작하는 업주를 지원하는 프로모션도 시행한다. 

업계에 따르면 배민1 서비스 입점 업체 수는 가입 모집한지 한 달 반 만에 5만 곳에 이른다. 쿠팡이츠가 지난 2019년부터 2년간 약 12만여 개의 가맹점을 모은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이 속도라면 쿠팡이츠의 가맹점 수를 따라잡는 데 2달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 배달비 무료
쿠팡이츠는 지난 1일부터 신규 고객을 위한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시행한다. 사진제공=쿠팡

쿠팡이츠도 배민의 단건 배달 시작에 긴장하는 모양새다. 단건 배달의 시초인 쿠팡이츠는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세를 키우고 있지만 업계 1위 배민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전략을 사용한다면 아직 배민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배민1을 이용할 확률이 높다. 굳이 속도 때문에 쿠팡이츠를 사용할 필요성이 없어진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쿠팡이츠는 ‘배달비 무료’ 정책을 다시 꺼내들며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2019년 서비스 첫 출시 이후 처음이다. 쿠팡이츠는 지난 1일부터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배달비 무료 서비스 ‘쿠팡이츠 제로’를 한 달간 실시한다. 첫 주문 고객에게 5000원 할인 쿠폰을 주는 서비스도 한 달간 진행한다. 

쿠팡이츠는 서비스 시작 당시 단건 배달과 더불어 배달비 무료 정책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소비자들은 배달비 무료에 최소주문금액까지 없는 쿠팡이츠에 몰렸고, 이를 계기로 지난해에만 사용자수가 10배 이상 늘어나며 13.6%라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쿠팡이츠는 오직 자사앱에만 있는 음식점을 묶은 ‘이츠 오리지널’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앱 화면도 개편해 할인 중인 맛집 바로 다음에 ‘이츠에만 있는 맛집’을 배치했다. 이츠에만 있는 맛집에는 이츠 오리지널 마크가 박혀있다. 이는 배민이나 요기요에는 없는 서비스다. 쿠팡이츠에서만 주문할 수 있는 가게 수가 많아지면 소비자들을 록인(Lock-in)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쿠팡이츠의 라이더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은 변수로 지목된다. 배달 단가 및 배차 시스템, 라이더 3진 아웃 제도 등 때문에 라이더들을 중심으로 쿠팡이츠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실제로 지난 주말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악천후로 주문은 계속되는데 배달할 라이더들이 부족해 주문 취소 사례가 속출한 바 있다. 라이더 커뮤니티에서 “쿠팡이츠 휴무운동을 정기적으로 펼치자”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배민이 배민1이 가능한 지역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점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배민은 현재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배민1을 시행하며, 올해 하반기에 수도권 및 전국 주요 광역시에서 단건 배달을 선보일 예정이다.

쿠팡이츠는 등장부터 단건 배달을 내세웠기 때문에 이미 전국 단위에서 한 번에 한 집 배달을 실시하고 있다. 전국 기준 점유율은 아직 낮지만 소비자들은 언제든지 쿠팡이츠를 선택할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배달 속도 전쟁이 출혈 경쟁으로 치닫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앱끼리 서로 비교하며 더 저렴한 가게를 찾아다니기 때문에, 점유율 확보를 위해서라도 당분간 출혈 경쟁은 계속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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