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 호재' 덕에 국내외 제약주 날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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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 호재' 덕에 국내외 제약주 날개 달았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6.08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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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FDA 승인 소식에 
국내 제약업종까지 일제히 강세 
전문가들 "개별기업 호재가 업계 전반 투자심리 되살릴 것"
미 식품의약국(FDA)이 미 제약사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카누맙(Aducanumab)을 승인한 가운데 글로벌 제약업종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 식품의약국(FDA)이 미 제약사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카누맙(Aducanumab)을 승인한 가운데 글로벌 제약업종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알츠하이머 치료의 길이 열렸다는 소식에 제약업종이 들썩이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가 미 제약사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카누맙(Aducanumab), (제품명: 아두헴, Aduhelm)'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제약업종 역시 일제히 동반 강세 흐름을 보였다. 

약효와 관련된 논란이 여전한 상황인 만큼 일각에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제약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FDA의 아두카누맙 승인...국내 제약기업도 활짝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FDA는 7일(현지시각)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이익이 될 '합리적 가능성이 있다'며 승인했다. 아두카누맙은 바이오젠과 일본 기업인 에자이가 공동 개발했다. 

알츠하이머 신약이 FDA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2003년 이후 무려 18년간 알츠하이머 약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약들은 알츠하이머의 특정 증상을 약화시키는데 그치지만, 바이오젠의 신약은 알츠하이머의 원인을 치료할 목적으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같은 이유에서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아두카누맙의 FDA 승인 여부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아두카누맙의 실제 약효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면서 기대감이 그리 크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19년 3월 바이오젠은 효능 부족을 이유로 임상시험을 중단한 바 있다. 이후 2020년 10월 고용량 투여군에서 효능이 입증됐다며 임상 결과를 수정 발표했고, 이에 FDA 자문위원회는 효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승인에 대해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FDA는 7일 '위험보다 이익이 더 크다'는 이유로 아두카누맙에 대해 승인을 했으며, 다만 약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도록 하는 요건을 부과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언급하며 "원칙적으로는 FDA가 승인한 후 효능 입증에 실패할 경우 승인을 다시 철회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사례는 사실상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뜻밖의 호재에 바이오젠 주가는 7일 뉴욕증시에서 장중 한 때 60% 이상 올랐으며, 종가 기준으로 38.3% 급등했다. 이는 국내증시의 제약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훈풍으로 작용했다.

8일 국내증시에서는 치매 조기진단 키트 개발 기업인 피플바이오(13.70%)와 치매 진단기업인 퓨쳐켐(9.48%), 치매 치료제를 개발중인 메디프론(2.44%) 등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중추신경계(CNS)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에이비엘바이오(2.50%)와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카이노스메드(1.52%) 등도 강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FDA 협력적으로 바뀌었다..업계 전반의 호재"

글로벌 증시에서 제약업종이 일제히 들썩거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약효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이 제약업종 전반의 분위기를 바꿀 것으로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존 하디 신경과학 교수는 "아두카누맙 승인 소식은 기쁘지만, 최선의 상황을 가정한다 하더라도 이것은 아주 신중하게 선별된 환자들에게만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는 한계가 있는 약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리 카시모프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알츠하이머를 제외한 다른 영역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FDA의 결정이 바이오 업계 전반에 지속적인 추진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아두카누맙 이야기는 꽤 오랫동안 독립적인 것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업계 전반에 투자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상당한 호재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특히 FDA의 이번 승인이 향후 다른 신약이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보다 쉽게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바이오 업계 전반의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레이더들은 이번 신약이 다른 신약에 대한 FDA의 바뀐 분위기를 알리는 선례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분석가인 그렉 수완나웨이 연구원은 "우리는 FDA가 (신약에 대해) 보다 지지적이고 협력적이며 건설적인 규제 환경을 조성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화가 있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 경제 전문지 배런즈 역시 "이번 결정은 바이오젠 뿐만 아니라 생명공학과 바이오 제약 전체의 주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측면에서 볼 때 국내기업들의 강세 움직임도 일리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나온다. 

김정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라이 릴리 등 뉴욕증시에서 CNS 치료제 개발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강세를 보였던 점은 CNS 치료제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국내 CNS 치료제 개발 기업 중 에이비엘바이오와 카이노스메드, 알츠하이머 진단 기업 중에서는 퓨처켐과 피플바이오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규제완화 분위기가 조성됨으로써 헬스케어 업종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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