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美 금리인상 가능성에 깊어진 한은의 고민...최대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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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美 금리인상 가능성에 깊어진 한은의 고민...최대 쟁점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6.07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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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가계대출 금리인상 부담
미 금리인상시, 달러유출 감수해야
옐런 미 재무장관 "금리 상승은 연준 입장에서 플러스"
12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금리 인상 언급 가능성 있어
국채금리 상승시 가구당 이자부담 220~250만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미국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가계부채가 1765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현재 각종 경제 지표 호조로 인해 조기 금리인상 정책이 논의되는 상황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약간 상승하는 환경이 된다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관점에서 결국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달 27일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은 국내 금융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통화정책 결정할 때 중요한 요인이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국내 여건에 맞춰 하는 게 맞다"며 "과거를 봐도 우리가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조정한 경우도 있었고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이어 "경기 회복세는 지속시켜야 하고, 그러면서 금융 불균형의 누적은 방지해야 한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의 전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보통 한은 기준금리는 미국의 방향성을 따라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총재가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주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오는 12일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일에 이 총재가 발표할 창립기념사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 기념사에서 금리정책과 관련된 방향성이 나올 수 있다"며 "(이 자리에서)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단기 국채금리 상승시 가구당 이자부담 220~250만원

다만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상할 경우 가계부채의 이자부담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할 사항이다. 또한 미국 금리인상에 맞춰 한국이 금리를 같이 인상하지 않으면 외국인투자자금 유입이 감소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과 금리인상의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려 6개월물 채권금리가 2021년 1분기 1.37~1.54%포인트 상승했을 경우 한국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금의 순유출 규모가 16억~18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우리나라 단기 국채금리가 미국 적정 금리인상 폭(1.37~1.54%포인트)만큼 상승하면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1.54~1.7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에 따른 연간 가계대출 이자부담 증가액은 25조6000억원에서 28조8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비율(57.7%)과 전체가구 수(2010만) 등을 이용하면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당 이자부담은 220~250만원 늘어나게 된다. 

한경연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내 상황이 딜레마에 빠질 수 있으므로 대응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자니 막대한 가계대출 문제가 우려되고, 금리를 동결하자니 자본유출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변동금리 대출 비중 73% 육박…금리 인상 시 뇌관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3%로 집계됐다. 

잔액 기준으로는 71.1%로, 2015년 2월의 71.3% 이후 6년 2개월만의 최대치로 나타났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이 많을 시 금리 인상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원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1년 전인 1611조4000억원보다 153조6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가계신용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에 제2금융권 가계대출,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 잔액을 더한 액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5월 금통위 결과 분석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경기회복세가 강화되고, 대외 여건 안정 시 금리인상이 4분기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차주들은 변동된 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 시점이 조금 당겨질 수 있어 차주들은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대출을 생각할 때 자산 포트폴리오를 잘 살펴서 꼭 필요한 대출인지 알아보고, 꼭 받아야 한다면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에 아예 고정금리로 빨리 대출을 받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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