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인수전, MBK·SKT 빠졌다…롯데 VS 신세계 '2파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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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인수전, MBK·SKT 빠졌다…롯데 VS 신세계 '2파전'(종합)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6.07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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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최대 5조 이베이코리아 본입찰
신세계, 네이버와 손 잡고 인수 가능성
롯데 이머커스, 이베이 출신으로 교체
양사간 뺏기면 안된다는 위기의식 강해
7일 이베이코리아의 본입찰이 진행된 가운데, MBK파트너스와 SK텔레콤이 불참을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이베이코리아의 본입찰이 진행된 가운데, MBK파트너스와 SK텔레콤이 불참을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온라인 플랫폼 11번가를 소유하고 있는 SK텔레콤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베이코리아 입찰은 롯데와 신세계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베이코리아 입찰에는 당초 인수 후보 롯데쇼핑, 신세계,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네 군데로 압축돼 있었다. 롯데쇼핑과 신세계는 국내 대표 유통 기업으로 최근 온·오프라인 연계 시너지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태고, SK텔레콤은 오픈 마켓 11번가를 운영 중이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최대 주주다.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의 컨소시엄 가능성은 이베이코리아 입찰 초기부터 거론돼 왔지만 인수전 후반부로 가면서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MBK파트너스 역시 불참하기로 정했으나 거래 진행상황은 계속 주시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커머스 쇼핑 시장에서는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유통업계의 영원한 맞수로 언급되는 롯데와 신세계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다. 이날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는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0년에 설립된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G9)는 20005년 연간 기준 흑자를 달성한 이래 16년간 연속으로 흑자를 내는 거의 유일한 이커머스 기업이다. 시장 점유율도 12%로 쿠팡의 13%에 이은 업계 3위다. 이베이코리아를 잡는 기업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신세계는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지난 3월 2500억 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체결하며 혈맹을 맺은 바 있다.

이미 ‘쇼핑 동맹’으로 손을 잡은 신세계와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의 입지가 확 올라가게 된다. 지난해 SSG닷컴의 거래액은 3조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 신장했으나, 시장 점유율 3%를 벗어나기엔 아직 아쉬운 수준이다.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거래액 28조 원으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18.6%)를 달리고 있는 국내 최대 기업이다. 하지만 뉴욕 증시 상장을 계기로 맹추격해오는 '공공의 적' 쿠팡에 대적하기 위해서라도 네이버와 신세계가 손을 잡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인수전 성공 시 신세계와 네이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3분의 1에 육박하는 50조 원 규모의 외형을 갖추게 된다. 쿠팡(지난해 거래액 24조 원)과 비교해 거래액 규모만 2배가 넘어가며, 시장 점유율 역시 독보적인 위치로 올라선다. 

롯데쇼핑도 상황이 급한 건 마찬가지다. 올해 롯데온 성장에 사활을 건 롯데쇼핑 역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2%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를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있다. 롯데 이커머스 부문은 지난 4월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신임 대표 체제로 새출발했다. 나 대표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또 롯데는 향후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4조2000억 원으로 이마트 1조9000억 원보다 2조3000억 원 가량 많다. 현재 이베이코리아 5조 원 매각대금이 비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만약 몸값이 3조~4조 원 수준으로 책정되면 롯데는 추가 자산 매각이나 외부 투자자 수혈 없이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롯데쇼핑은 ‘롯데온 살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이베이코리아를 신세계 등 경쟁사에 뺏기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높다. 따라서 이번 인수전에 대한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다만 이베이 본사가 몸값 5조 원 이상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는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큰 돈을 써서 인수했다가 악화된 재무 상태를 감당하지 못하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본입찰이 한번 더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를 가져야 한다는 절실함 보다 다른 기업에 뺏기면 안된다는 위기감이 훨씬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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