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시작되는데...여행주 열기는 벌써 식어버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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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시작되는데...여행주 열기는 벌써 식어버렸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6.04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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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모두투어 등 4% 안팎의 낙폭 기록
52주 신고가 기록하는 등 기대감 선반영된 듯
추가 상승 여부 놓고 증권가 의견 분분
백신접종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행주의 주가 움직임에 주목된다. 사진은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의 입국장 면세점이 재개장한 가운데 면세점 앞을 지나는 이용객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백신접종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행주의 주가 움직임에 주목된다. 사진은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의 입국장 면세점이 재개장한 가운데 면세점 앞을 지나는 이용객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여행주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는데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눈앞으로 다가왔으나 정작 여행주는 고꾸라지고 있다.

이미 본격적인 휴가철에 앞서 신고가를 경신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벌여온 탓에 모멘텀이 고갈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일까지 주가 고공행진 보였던 여행주 일제히 하락

4일 주식시장에서 하나투어는 전일대비 4600원(-5.01%) 내린 8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모두투어는 전일대비 1400원(-4.52%) 내린 2만95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레드캡투어(-3.12%)와 참좋은여행(-4.20%), 노랑풍선(-2.11%) 등도 일제히 2% 안팎의 약세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지수의 낙폭이 0.2%대였음을 감안하면 여행주는 특히 낙폭이 컸던 셈이다. 

국내 증시에서 백신접종 가속화와 함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가장 먼저 주목을 받았던 것이 바로 여행 관련주다.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던 여행 관련주는 경기회복시 반등폭도 가장 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실제로 하나투어의 경우 5월 이후 이날까지 36% 주가가 올랐으며, 모두투어 역시 30% 급등했다. 하나투어는 전일 9만43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고, 모두투어 역시 지난 3일 3만155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레드캡투어(15%), 참좋은여행(46%), 노랑풍선(10%) 등도 5월 이후 한달여간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여행관련주가 갑자기 고꾸라지자 이것이 단기 차익실현 욕구로 인한 조정인지, 혹은 이미 상승 모멘텀이 고갈된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하나투어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
하나투어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증권

여행 수요 살아난다 vs 주가에 충분히 반영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에는 실적 개선 기대감이 내포돼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 아웃바운드(순출국자)는 총 369만명으로 2019년의 14%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탓에 올해 실적개선은 상당한 기저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인 입국시 자가격리를 완화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는 데다, 백신 접종이 가속화됨에 따라 여행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규제가 조금만 풀려도 보복소비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이를 받아줄 공급처, 판매처, 여행사는 줄어든 상황"이라며 "대형사 중심의 시장 재편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이후 약 1150여개의 여행사가 폐업신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는 하나투어나 모두투어 등 대형 여행사에게 수요가 집중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다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코로나19 이전의 주가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상황에서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세계 여행 기업들 중 코로나19 이전 주가 수준을 뛰어넘는 여행사는 트립닷컴과 한국 여행사들 뿐이다.

하나투어의 경우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 1월 주가가 5만50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음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당시에 비해 무려 60%나 높은 상황이다. 모두투어 역시 2020년 1월 주가 대비 현 주가는 65% 가량 높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2018년 이후 여행사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는데, 이는 여행객은 증가했지만 패키지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트렌드 방향성이 변화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볼 때 패키지 감소 현상은 2022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의 수익에 큰 영역을 차지하는 패키지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는 이미 코로나19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만큼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코로나19 종식 직후 패키지 여행업 수요의 급감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모두투어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모두투어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증권가 목표주가도 편차 커 

의견이 엇갈리다 보니 증권가가 내놓은 목표주가도 현재 주가 수준대비 오히려 낮거나 엇비슷하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가의 하나투어 목표주가 평균치는 8만6000원이다. 이는 현재 주가 수준을 하회한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하나투어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상향조정해 1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는 반면 메리츠증권은 현 주가보다도 낮은 7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는 등 증권사별 전망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효진 애널리스트는 "과거를 살펴봤을 때 여행 수요를 베팅하기에는 적합한 사업자가 아닌데 반해 기대감으로 주가는 5년내 고점 수준을 바라보고 있다"며 "이는 베스트 시나리오를 가정한 과매수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모두투어의 경우 증권가의 목표주가는 3만2250원으로 현 주가 대비 9% 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모두투어 주가를 3만3000원으로 기존대비 상향조정했으며, 메리츠증권은 현 주가 수준인 3만원으로 제시했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목표주가를 2만5000원으로 제시, 기존(1만9000원)보다 올려잡았지만, 여전히 현 주가 대비 약 20% 낮은 수준으로 제시했다. 모두투어 역시 증권사별로 시각차가 큰 상황이다. 

김현용 애널리스트는 "2023년 완벽한 업황 회복을 가정하고 사상 최대 순이익을 경신하는 것을 반영해도 24개월 선행 주가순이익비율(PER)이 27배로, 주가에 충분히 선반영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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