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배당제한 이달 말 종료…주주환원정책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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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배당제한 이달 말 종료…주주환원정책 나서나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6.03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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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0일 금융위 배당성향 20% 제한 권고 만료
지주사들 상반기 결산과 함께 중간배당 나설 전망
금융위, 이전보다 완화된 스트레스테스트 준비중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이달 말 금융권의 배당 제한 조치가 종료되는 가운데 각 금융지주의 중간배당과 주주환원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은행과 금융지주에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하라고 했던 권고가 이달 30일 만료된다. 

이에 따라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상반기 결산과 함께 중간배당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금융위는 코로나19로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은행과 금융지주에 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근거는 금융당국이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L자형(장기침체)과 U자형(반등형) 두 가지 상황으로 나눠 은행들이 충분한 자본여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를 거쳤다. 

당시 U자형에서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통과했지만 L자형에서는 통과하지 못한 은행이 많았다.

금융위는 이번 권고 만료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스트레스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번 테스트는 1997년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위기상황을 가정해 시행됐지만 이번에는 테스트 강도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됐던 경기가 반등하면서 최악의 위기상황을 가정할 필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보다 1.0% 높은 4.0%로 제시했다. 

이처럼 금융지주 배당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금융주가 대표적인 배당주이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매년 배당성향을 늘려왔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배당성향을 20%로 제한했다. 은행권 중 유일하게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신한금융만 22.7%로 타 금융지주보다 소폭 높은 배당성향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2019년의 25.97%보다 줄어든 수치였다.

이외에 KB금융은 2019년 26%에서 20%로, 하나금융은 25.78%에서 20%로, 우리금융은 27%에서 20%로 배당성향을 낮췄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올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금융지주들이 1분기에 깜짝 호실적을 보인 것도 배당성향을 높일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3조96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9% 증가했다. 

KB금융은 올해 주총에서 분기배당과 반기배당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정관에는 이미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허용돼 있다"며 "특히 최근에 금융주에 대한 안정적인 배당을 기대하는 주주들이 점점 많아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기든 반기든 안정적으로 공급할 필요가 커진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이 부분도 여러 상황을 봐서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도 분기배당 가능성이 언급됐다. 이환주 KB금융 CFO는 "분기배당은 정밀하게 검토 중"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에 대해서 적극적인 정책을 펼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늘린다는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분기배당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주총에서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1분기 실적발표에서도 노용훈 신한금융 CFO는 "분기배당 계획이 있고 실무적으로 방법론에 대해서도 검토를 마친 상태"라며 "작년에 배당성향이 일부 후퇴했는데 그것까지 추가로 반영해서 분기배당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구체적 분기배당의 방법으로는 작년 배당금을 기준으로 균등분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기 더해지는 금액은 4분기에 합쳐서 배당하는 방법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4대금융 중 유일하게 반기배당을 시행해왔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당국 권유에 배당성향을 12.45%에서 10.84%로 낮춘 바 있다. 

이후승 하나금융 CFO는 "하나금융이 (4대 금융지주 중) 보통주자본비율이 가장 높은 상태인데 내부적인 자본 효율성 강화하고 중간배당 통해 주주환원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도 주총서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켜 4조원가량의 배당가능이익을 확충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는 다양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금융당국의 스트레스테스트 추가 실시 가능성이 보도되고 있는데 지난해와는 경기 전망 자체가 다른 만큼 올해 은행 배당 정상화 기대감을 낮출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8~10월경 주가 상승률 둔화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지만 배당과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으로 은행주 연말 랠리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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