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원스토어', 서비스 유료화 '구글' 앞 설 수 있을까
상태바
IPO 앞둔 '원스토어', 서비스 유료화 '구글' 앞 설 수 있을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6.02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글 지메일·드라이브·포토 등 서비스 유료화
크롬북, 노트북 등 판매 늘며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도 늘어
경쟁 서비스 점유율 높아지면 구글은 앱마켓 수수료 이득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30%, 원스토어는 20%
웹툰·게임 중심으로 원스토어 점유율 늘릴 듯
구글의 서비스 유료화 정책으로 기업공개(IPO)를 앞둔 원스토어의 경쟁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사진=SKT
구글의 서비스 유료화 정책으로 기업공개(IPO)를 앞둔 원스토어의 경쟁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사진=SKT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기업공개(IPO)를 앞둔 국산 앱마켓 ‘원스토어’가 구글의 서비스 유료화와 인앱결제 정책의 영향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글과 애플이 양분한 시장에 국내 사업자가 영향력을 확대하면 중소 앱 개발업체도 수수료 부담이 낮아지는 등 혜택을 볼 수 있다.

국내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재택 근무 등 언택트 수요가 늘면서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의 클라우드 사용도 늘었다”며 “수익성이 높은 B2B 클라우드는 시장 경쟁이 치열하지만 구글 등이 무료제공하던 개인용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곳은 네이버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구글은 구글 포토·드라이브 등 기능을 지난 1일부로 유료로 전환했다. 앞으론 15기가바이트(GB)를 기본 용량으로 제공하고 이용량이 이를 초과할 땐 구글 유료 상품을 구매해야 한다. 앞서 구글은 구글 드라이브(클라우드), 지메일(이메일)에 대용량 서비스 유료화를 도입한 바 있다.

스마트폰-PC-크롬북 등 디바이스 ‘선탑재’로 10억명 확보한 구글

IT업계에서는 출시 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세계 10억명의 사용자를 모은 구글 포토가 이 같은 결정을 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플랫폼 장악력과 인앱결제 정책을 꼽는다. 

구글과 하드웨어 제조사간 협력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채택한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PC와 크롬북 등 디바이스에 구글 포토와 드라이브 등이 선탑재된다. 

크롬북은 구글에서 개발한 '크롬OS'를 사용하는 클라우드 기반 노트북이다. 크롬북에서 작업한 각종 데이터를 기기가 아닌 구글 계정과 연동한 클라우드에 저장하기 때문에 기기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의 크롬북.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크롬북. 사진=삼성전자

300달러(약 33만원)수준의 보급형 크롬북은 간단한 문서작업이나 동영상 시청에 최적화돼 배터리 수명은 길고 휴대성도 좋다. 지난 1분기 글로벌 PC 시장에서 크롬북의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75% 급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크롬북을 출시한 데 이어 LG전자도 출시를 준비 중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대학과 초중고생의 화상수업이 확대되면서 중저가 노트북 대신 교육 수요에 최적화된 크롬북이 인기”라며 “중저가 시장에서는 노트북PC를 대체하는 양상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경기, 전남, 대전, 부산 등 교육청이 교육용 기자재로 크롬북을 도입했고 일부 대학도 온라인수업 학습체제 구축을 위해 크롬북을 도입했다. 학생이 개인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개인 설정 환경을 그대로 불러와 사용할 수 있는 특성 탓에 하나의 기기로 여러 학생이 사용할 수 있다.

유료화 자신감의 배경, 앱마켓 결제액 30%는 구글몫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 시장에서도 대체하기 어려운 '가성비'를 무기로 크롬북의 수요가 늘어난 시점에서 구글은 본격적으로 서비스 유료화에 나섰다.

여기에 사용자 이탈을 막을 수 있는 구글의 또 다른 무기는 세계 최대 규모 앱마켓인 구글 플레이스토어다. 

구글은 그동안 게임 앱에서만 강제 적용했던 인앱결제를 오는 10월부터는 게임 외앱에도 의무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인앱결제는 애플이나 구글 등 앱스토어의 자체 결제 시스템을 말한다. 

구글은 인앱 결제시 연매출 100만달러(약 11억원)까지는 15%, 100만 달러 초과분에 대해서는 30%의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IT업계에서는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을 ‘자릿세, 통행세’ 등에 빗대 비판한다. 구글 포토나 개인용 클라우드를 대체할 서비스가 나온다 해도 유료화 시 인앱결제를 적용받는다. 

이통3사가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철수한 이유는 B2B시장 대비 낮은 수익성 때문이다. 구글 유료화로 이용자가 이탈해 네이버의 마이박스 등 구글 포토와 클라우드를 대체하는 서비스 이용자가 늘면 인앱 결제로 구글이 챙기는 서비스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앱마켓은 구글 플레이스토가 71.2%의 점유율을 차지해 압도적인 1위 사업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SKT 원스토어(18.3%)와 애플 앱스토어(10.5%)의 점유율을 합쳐도 구글 점유율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K콘텐츠' 발판으로 확장 꿈꾸는 원스토어 

이 같은 구글의 정책 변화가 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원스토어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원스토어는 웹툰과 게임에 집중하면서 수수료 수익을 높이고 중소 업체를 우대하며 안드로이드 니치마켓(틈새시장)에 침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원스토어의 인앱결제 수수료는 20%로, 중소사업자에겐 10%만 받는다. 이통3사 가입자는 원스토어 유료결제시 멤버십 10%할인도 추가 제공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도이치텔레콤으로부터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업계는 게임 콘텐츠를 갖춘 MS와 유럽 시장에 가입자를 확보한 도이치텔레콤과의 협력 관계에 주목한다. 국내 시장에서 MS의 클라우드 게임을 유통할 플랫폼이 필요한데 결제 수수료가 낮은 원스토어가 구글플레이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스토어는 SKT의 자회사지만 LG유플러스와 KT도 지분 투자로 참여하고 있어 스마트폰 출고시 선탑재되는 이점도 있다. 

LG유플러스와 KT역시 지포스 등 클라우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중소 게임사 역시 게임 유통 플랫폼이 필요한 상황에서 원스토어가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원스토어가 인수한 장르소설 전문 출판사 ‘로크미디어’와 예스24와 설립한 콘텐츠 스튜디오 합작법인(JV) 역시 원스토어와 MS, 도이치텔레콤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분야로 꼽힌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웹툰이나 게임 같은 소위 ‘K-콘텐츠’는 유럽이나 북미에서도 소구력을 가지는 콘텐츠”라며 “이통3사가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앱마켓에서도 관련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