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래 최고치 찍은 유가...정유주 전망도 '장밋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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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래 최고치 찍은 유가...정유주 전망도 '장밋빛'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6.02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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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따른 원유 수요 기대감 확산...정제마진 개선도 기대
정유 대표주자 에쓰오일은 52주 신고가 경신
국제유가가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에너지주에 대한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에너지주에 대한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제유가가 2년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 등에서도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자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된 결과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그간 적자를 쌓아왔던 정유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도 장밋빛 전망이 물들고 있어 주목된다. 

올들어 정유주 주가 흐름은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랐다. 에쓰오일(S-Oil)의 경우 올들어 40% 이상 올랐으며, SK이노베이션 역시 3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유기업들은 지난해 '역대급 적자'를 쌓으면서 실적이 부진했는데, 유가 상승과 함께 정제마진이 개선된다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이미 오른 주가에 상승 모멘텀을 더해줄 수 있는 부분이다. 

유가 2년래 최고치...하반기 정유업황 개선 기대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대비 1.40달러(2.1%) 오른 배럴당 67.72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선물 역시 70.25달러로 2019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지난 4월 회의에서 정한 감산 완화 방침을 오는 7월까지 유지했다. 이에 따라 산유량은 점진적으로 늘어나겠지만, 전세계 경기회복 기대감에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증권가에서는 이란 핵 합의가 난항에 봉착한 점도 유가 상승에 일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제재가 해제되면 이란산 원유가 글로벌 시장에 유입돼 유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란 핵 합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는 것.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 핵사찰 과정에서 발견된 미신고 핵물질의 출처를 밝히라고 이란 정부에 요구했으나, 이란 측이 해명을 하지 못했다"며 "이에 현재 진행중인 이란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논의에 장애물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유가 상승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요인은 경기회복 기대감이다. 석유, 원자재, 정유주는 대표적인 경기회복의 혜택이 기대되는 업종이다. 

앞서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위험 부담이 낮아짐에 따라 하반기 원유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며, 하루 600만배럴의 원유 수요 회복을 예상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최악 타격에서 경기회복 최고 수혜 업종으로

유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종이 바로 정유 업종이다. 정유 업종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고, 이로 인해 조 단위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경기회복과 함께 유가가 상승세를 유지할 경우 정제마진 개선도 기대되면서 정유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제마진이란 석유제품 가격에서 각종 비용을 제외한 마진을 의미하는데, 정유 기업들에게는 핵심 수익 지표로 꼽힌다.

정유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하반기에는 전체 시장에서 정유 관련주가 두각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하반기 섹터 전략의 주제는 서비스 소비의 부활"이라며 리오픈, 금융주와 함께 에너지주를 추천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는 것을 감안하면 유가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에너지 업종에 관심을 두기 권한다"고 조언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하반기 전망을 통해 "정유 업황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황성현 애널리스트는 "2023년까지 중국 등의 증설 스케줄이 있지만 이를 고려한다 해도 수요 증가폭이 더 가파르기 때문에 증설로 인한 정유 업황 악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 회복을 감안할 경우 가솔린 마진은 배럴당 평균 9.5달러, 디젤 마진은 배럴당 7.1달러가 예상되며, 항공유 마진은 배럴당 8.0달러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 

이를 반영한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6.4달러에 달해 2020년 대비 136%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황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재고평가를 고려하지 않아도 마진효과만으로 이익 증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 하반기 및 2022년 업황 개선과 시장 눈높이를 상회하는 실적이 기대되는 정유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역시 "하반기부터 휘발유와 등·경유 중심의 마진 개선이 뚜렷할 전망"이라며 "고도화 설비의 수익성 개선까지 나타나고 있어 국내 정유사 실적은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쓰오일, 52주 신고가 경신...수익성 개선 기대

긍정적인 전망은 이미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 꼽는 최선호 종목은 에쓰오일로, 에쓰오일은 2일 장중 10만2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에쓰오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내고 있는 기관은 총 19개사이며, 이들이 제시하고 있는 목표주가 평균치는 11만1526원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보였는데, 증권가에서는 올해 2조원 안팎의 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쓰오일은 국내 상장된 유일한 순수 정유업체라는 점에서 올해 하반기 정유업황 개선의 수혜를 완연히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원유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원인인데 수요가 회복될수록 공급이 정상화가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 유가의 추가 상승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석유 수요 회복세는 공급 정상화를 동반한다는 판단 아래 하반기 원자재 전망에서 제시한 원유(에너지) 업종의 투자중립 의견을 유지한다"며 "특정 수준 이상의 유가 강세는 미국과 중국, 유럽을 비롯한 석유 순 수입국 경기 회복세를 위협할 수 있는 악재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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