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의 미래] ②세계는 CBDC '준비중'…민간 암호화폐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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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의 미래] ②세계는 CBDC '준비중'…민간 암호화폐 영향은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6.02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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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주권 훼손에 대비하는 중국·미국
바하마는 지난해 10월 최초로 CBDC 시행
"중앙은행 CBDC 도입이 민간 암호화폐 수요 촉진"
사진=연합뉴스
'디지털 위안' 전자지갑 화면. 사진=연합뉴스
IT기술의 발달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의 확산으로 CBDC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CBDC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약칭으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기존의 실물 화폐와 달리 가치가 전자적으로 저장되며 이용자 간 자금이체 기능으로 지급결제가 이뤄진다. 다만 이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CBDC의 국내외 현황과 도입에 따른 영향 등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논의는 국내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진행 중이다. 

국제금융센터가 지난달 25일 발간한 '주요국 CBDC 도입 추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CBDC에 대한 검토와 연구가 다수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다소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례로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해 65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응답국 중 86%가 CBDC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 조사에서 CBDC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PoC)하는 단계에 해당된다고 응답한 국가는 2019년 42%에서 이듬해 60%로 증가했다. 개발과 파일럿 단계에 있는 국가도 10%에서 14%로 증가하는 등 CBDC 관련 연구가 확대됐다. 

자료=국제금융센터
자료=국제금융센터

중국·미국 통화주권 두고 패권 경쟁…CBDC 연구 활발

주요국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현금 수요 감소, 통화주권 훼손, 위조와 자금세탁 등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소액결제용 CBDC 발행을 목표로 수년간 연구를 수행해왔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2014년부터 디지털 위안화(DC/EP) 개발에 착수했으며 올해 춘절과 노동절 기간 중 일부 도시에서 디지털 화폐를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목표는 내년 동계올림픽에서 외국인들이 DC/EP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방식은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이나 알리바바, 텐센트 등 제3자 전자결제사에 DC/EP를 발행한 후 상업은행이 개인에게 DC/EP 토큰을 공급하는 2단계 간접운용 시스템이다. 

미국의 경우 그동안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최근 중국의 CBDC 개발 가속화와 통화주권 훼손 우려,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로 선회했다. 

미국은 분산원장방식 기반 소액결제 시스템을 연구한 소규모 프로젝트인 푸와이어(FooWire)에 대한 세부 결과는 공개했으나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해밀턴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내에서 디지털 화폐 경쟁에서 패권을 차지해야 한다는 인식은 큰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레이얼 브레이너드 이사는 지난 24일 코인데스크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CBDC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현재 가상화폐는 사기 등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디지털 형태로 발행되는 CBDC가 각종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역할을 감안했을 때 CBDC 세계 표준을 개발하는 데 있어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코로나19로 접촉이 없는 형태의 결제방식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디지털 달러는 그런 점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브레이너드 이사는 "연준은 달러의 디지털화를 위한 공공부문 개입과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올여름 보스턴연방준비은행이 MIT와 진행한 CBDC 관련 검토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금 없는 사회 대비하는 스웨덴, 최초로 상용화한 바하마

스웨덴은 현금 없는 사회에 대한 대비책으로 CBDC 연구를 시작했으며 현재는 계좌와 토큰형 소액 결제용 CBDC 파일럿을 시행 중이다. 

스웨덴은 중앙은행인 릭스방크(Riksbank) 내에서만 시행 중인 파일럿을 올해 중 시중은행을 포함하도록 확장해 대규모 소액결제시스템 운용이 가능한지 시험할 계획이다. 

바하마의 경우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의 디지털 화폐를 발행했다. 이는 3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바하마의 금융포용성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바하마는 분산원장기술을 사용해 중개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개인에게 샌드달러 토큰을 공급하는 소액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전자거래뿐만 아니라 도매 무역자금 결제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중앙은행 CBDC 도입이 민간 암호화폐 수요 촉진

일각에서는 중앙은행의 CBDC 발행으로 암호화폐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이나 이오스 등 알트코인도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어떤 형태로든 암호화폐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달 26일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조사를 인용해 중앙은행에 의한 CBDC 도입이 민간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응답자의 59%는 중앙은행이 CBDC를 도입하면 정부가 지원하지 않는 다른 형태의 디지털 통화와 자산이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74%는 자신의 나라가 장차 현금 없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연구는 암호화폐 거래소 플랫폼 크립토닷컴의 의뢰로 수행됐으며,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200명의 기관 투자자와 기업 재무담당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다국적 회계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암호화 담당자 헨리 아슬라니안은 "사람들이 디지털화된 중앙은행 화폐에 익숙해진다면 다른 (민간의) 디지털 화폐도 더욱 편하게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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