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디테일 경쟁'...배민 Vs. 쿠팡이츠, '단건 배달·보다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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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디테일 경쟁'...배민 Vs. 쿠팡이츠, '단건 배달·보다 빠르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6.01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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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배민·쿠팡이츠 ‘단 건 배달’ 경쟁 시작
배민커넥터, 보온·보랭백 의무화…앱도 개편
쿠팡이츠, 오토바이 전문 라이더 대대적 충원
라이더 위한 ‘리워드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오는 8일부터 배달의민족이 단 건 배달 '배민1(ONE)'을 시작하며 쿠팡이츠와 본격적으로 속도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양 사는 각종 정책을 손보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제공=각 사
오는 8일부터 배달의민족이 단 건 배달 '배민1(ONE)'을 시작하며 쿠팡이츠와 본격적으로 속도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양 사는 각종 정책을 손보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제공=각 사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무슨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는지 기억도 잘 못할 지경이다. 쿠팡이츠에 지지 않으려 배민이 사활을 걸었다는 느낌이 든다”

쿠팡이츠, 배달의 민족 플랫폼에서 일하고 있는 한 일반인 라이더의 말이다. 등장 초기에는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단순 플랫폼으로 시작했던 배달앱 업체들이 이제는 ‘디테일 싸움’에 나섰다. 

배달업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놓고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츠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셈이다.

오는 8일부터 펼쳐지는 ‘단 건 배달’ 전쟁을 계기로 고객과 음식점주, 라이더가 불편하다고 호소했던 부분들을 손보고 있다. 이들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배달앱’이 목표다.

배민, 배달 가방 의무화·플랫폼 경쟁력 ↑

배민은 최근 일반인 배달원인 배민커넥터의 보온·보랭 가방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배달 가방은 따뜻한 음식이 식지 않거나 찬 음식이 녹지 않도록 해주는 배달원의 최소 준비물이다. 

배민은 오는 18일 배민커넥터들이 배달 가방 및 배달함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배송 대행 계약 약관을 개정해 ‘가방 또는 배달함 사용 의무에 관한 조항’을 신설할 예정이다. 1일부터 17일까지 개정 약관 동의 절차가 배민커넥트 모바일 앱을 통해 진행된다. 

온라인으로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음식서비스 거래액만 올해 1분기 6조 원에 육박하는 등 배달 서비스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일반인 라이더도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 2019년 모집을 시작한 배민커넥터는 최근 5만 명을 돌파했으며 1만 명 가량이 주기적으로 배달 업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배민커넥터들이 보온·보랭 가방 없이 그냥 음식점에서 포장한 비닐봉지 그대로 배달하거나 아무런 기능이 없는 개인 가방에 담아가 가게점주와 고객 모두 피해를 보는 경우가 꽤 잦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등 얼음이 담긴 음료가 녹아 오기 일쑤였고, 피자나 온(溫)면 등 따뜻해야 맛있는 음식들도 식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배민라이더스를 이용하고 있는 한 음식점주는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 차가운 음식은 바로 녹는데, 고객께 가는 음식이 다 녹은 채로 가면 요식업자 입장에서는 속이 상한다”며 “얇은 가방에 음식 넣어가는 배민커넥터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배민 측은 약관을 개정하면 음식점주는 매장에서 만든 듯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고, 고객들은 퀄리티 높은 배달 음식을 받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배민은 탄생 10년만에 애플리케이션을 전면 개정한다. 배민은 서비스 초기부터 첫 화면에 한식·분식·치킨·피자 등 음식 카테고리와 쇼핑라이브·선물하기 등 서비스를 일렬로 나열해 모두 한 화면에 배치했다. 그러나 이번 개편을 통해 이용자가 배달·배민1·포장·마트장보기·쇼핑라이브 등 서비스 별로 나눠 배치하기로 했다. 

여러 메뉴 중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르고 주문하는 것에 집중된 기존 앱 방식에서 벗어나, 신규 비즈니스 모델 ‘마트 장보기’, ‘쇼핑 라이브’, ‘배민1’ 등 다양한 음식 관련 종합 서비스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

특히 기존 배달과 속도가 빠른 단건 배달 배민1 카테고리를 분류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음식 배달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검색창을 초기화면 상단에 둬 원하는 가게나 메뉴를 곧바로 입력할 수 있도록 해 접근성을 크게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배민의 이러한 조치는 단 건 배달을 앞두고 배달의 질을 높여 고객과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앱들은 고객, 음식점주, 라이더까지 3자가 모두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끊임없이 보여줘야 하는 업종”이라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최근 서울 및 경기 지역에서 이륜차 렌털 서비스를 개시했다. 사진제공=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쿠팡이츠는 최근 서울 및 경기 지역에서 이륜차 렌털 서비스를 개시했다. 사진제공=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쿠팡이츠, 전문 라이더 모집 시작

쿠팡이츠는 올 들어 서울 배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배달 격전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 등에서 점유율이 전체 주문의 50%를 넘길 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 쿠팡이츠가 전문 이륜차 라이더 모집을 시작했다. 그간 일반인 라이더 ‘쿠리어’에게 배달 100%를 맡기고 있었던 것에서 이륜차를 빌려주는 프로모션을 통해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전문 라이더 수를 대거 늘리려는 것. 

쿠리어는 도·자·킥(도보·자전거·킥보드)이나 오토바이는 물론, 벤츠 등 비싼 수입차를 끌고 배달하는 일반인 라이더들의 다양한 배달 방법 모습으로 그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속도나 운행거리, 골목 진입 등 배달 시 중요한 요소들을 고려했을 때 오토바이가 가장 배달하기 용이한 이동수단으로 판단, 쿠팡이츠는 기존 배달파트너와 다른 전문 이륜차 라이더를 모집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이츠는 오토바이 렌털 서비스를 신청한 파트너를 대상으로 이벤트도 진행한다. 7일 동안 130건 이상의 콜을 소화하면 20만 원 지급, 4주 연속 해당 미션 달성할 경우 추가 20만원 지급하는 등 한 달에 총 100만 원의 보너스를 주겠다는 것. 

또 해당 이벤트 기준을 충족할 시 오토바이 렌털 비용이 하루 1만8000원에서 1만1000원대로 줄어들고, 쿠팡이츠에 내야할 렌털 보증금도 기존 55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할인된다. 

이벤트를 소화하기만 한다면 초기비용 20만원, 한 달 렌탈비 약 32만 원을 내고 오토바이로 배달이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토바이가 고객 만족도 밖에 높을 수 없는 이유가 도보는 반경 자체가 짧고, 자전거는 생각보다 속도가 안나고, 킥보드는 위험하다"며 "자동차는 도착해놓고 주차 공간이 없어 시간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오토바이가 여러 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쿠팡이츠는 이번 달부터 쿠리어들을 위해 ‘배달파트너 리워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정식 서비스 출시 전 베타 서비스로, 등급별 조건을 충족한 일부 배달파트너들이 대상이다. 배달완료 횟수, 배달완료율, 피크참여(프로모션) 횟수에 따라 등급(레전드, 에픽, 마스터)이 나뉘며 ‘건당 최대 6500원’이라는 배달비를 우대 적용받는다. 

그간 쿠팡이츠는 고객 중심 서비스를 펼쳐와 비교적 라이더를 보호하는 정책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쿠팡이츠는 이러한 불만을 해소하고 라이더 부족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올 하반기, 배민 Vs. 쿠팡이츠 자존심 싸움 시작

배민은 오는 8일부터 서울 일부에서 단 건 배달 ‘배민1(ONE)’을 시작한다.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단 건 배달은 배달원 1명이 배달 1건만 처리하기 때문에 배달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서비스다. 그동안 배민은 배달하는 사람(라이더)이 2~5건의 주문을 배차 받아 동선에 따라 묶음 배달해왔다.

하지만 배민과 9년이라는 차이가 나는 쿠팡이츠가 단 건 배달로 1위 자리를 위협하자 결국 자리를 지키기 위해 같은 전략으로 맞대결을 펼치겠다고 공표했다. 쿠팡이츠의 치타배달이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충족시키자 배민도 ‘속도 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게 된 것.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단건 배달 수요가 높아지고 있고, 쿠팡이츠의 성장도 가파른 만큼 배민도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단건 배달을 확대하기로 했다”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음식점도 매출이 올라가고, 그래야 또 라이더를 많이 확보해 속도를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앱 시장은 배민을 이용하면서도 쿠팡이츠, 요기요를 이용할 수 있어서 고객이 고정되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때문에 소비자를 록인(Lock-in)하기 위해서는 해당 플랫폼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플랫폼 경제라는 것은 초기 시장을 선점해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쉽게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환경 구축돼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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