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국 증시 떠났던 외국인, 6월엔 돌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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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한국 증시 떠났던 외국인, 6월엔 돌아올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6.01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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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코로나19 초기 제외하고 외국인 최대 규모 순매도 
단기적 수급이슈 끝난 후 복귀 가능성 있어 
다만 테이퍼링 우려 등 글로벌 변수는 부담요인
공통적 투자전략은 '실적 개선주'
5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거침없는 매도세를 보였던 가운데 6월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복귀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연합뉴스
5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거침없는 매도세를 보였던 가운데 6월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복귀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지난 5월 한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거침없는 매도 공세를 펼쳤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월간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규모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 당시를 제외하면 최대 규모다.

지난달 28일과 29일 이틀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다시 국내증시에서 순매수세를 기록하는 등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점에서 6월에 이들이 다시 돌아올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거침없던 5월의 외국인 매도공세

'Sell in May(5월에는 팔아라)'. 오랜 증시 격언 중 하나다.

5월은 전통적인 약세장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5월은 주식시장이 쉬어가는 움직임을 보인 적이 많았던 데다, 2013년 버냉키 쇼크 등 글로벌 주식시장에 충격을 가했던 이슈가 등장하기도 했다.

여기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리밸런싱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수급적 측면에서도 5월은 투자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시장이었다. 

MSCI 리밸런싱은 1년에 총 4회, 2월, 5월, 8월, 11월 진행된다. 이 중 5월과 11월은 반기 변경으로 2월이나 8월의 분기변경에 비해 구성 종목 변경이 더 크다.

MSCI 리밸런싱 과정에서 대규모 패시브 자금의 유출입이 나타나고, 기계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매도세를 보이는 것이다. 

지난 5월에는 27일 종가 기준으로 MSCI 리밸런싱이 이뤄졌는데, 5월 이후 27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 두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매도세로 일관한 바 있다. 

안지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5월 한달간 외국인들의 매도 규모는 9조5000억원에 달하는데, 연초 이후 매도 물량이 17조3000억원이었다는 점에서 연초 이후 순매도 물량의 절반 이상이 5월에 출회됐다"며 "지난해 3월 코로나 이슈를 제외하면 월간으로는 최대 규모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라고 설명했다. 

쉴새 없이 매도세를 이어왔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최근 움직임은 다소 달라졌다. 

MSCI 리밸런싱을 마친 후 지난 28일과 31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틀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1일에는 다시 매도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수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증시 상대성과가 여타 신흥시장 대비 좋지 않았고, 조정을 거치면서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높아졌다는 점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12.1배로, 이머징마켓과 아시아 시장 대비 각각 13%, 20% 디스카운트된 수준이라는 것. 특히 대만과 비교하더라도 IT 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약화되지는 않았으나, 외국인들의 ETF 등 패시브 자금의 설정좌수는 상대적으로 가팔랐다는 것이다. 

이는 6월 이후 오히려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복귀 가능성을 높여주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달러 약세 움직임 역시 마찬가지다. 

안지선 애널리스트 역시 "단기적인 수급 이슈가 지난 뒤 외국인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테이퍼링 논의 우려 등 글로벌 변수로 복잡해진 6월

그러나 6월 주식시장은 각종 글로벌 이슈로 인해 전망이 다소 복잡해진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는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우려는 시장을 떠나지 않는 걱정거리다. 

지난 5월 외국인들의 거침없는 순매도세와, 공매도 재개라는 부담요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는 월간 기준으로 1.78% 상승, 무려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적지 않은 부담 요인 속에서도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하며 3200선에 안착한 사실은 6월 주식시장의 탄탄한 투자심리를 이룰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밸류에이션에 대한 저항을 높이는 부분일 수도 있다. 

결국 이같은 요인들을 모두 감안할 때 6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확장 모멘텀은 약화되는 과정에서 인플레 상승 모멘텀이 강화됐다"며 "이와 동시에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각된 초기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6월 주식시장은 가격 저항에 대한 심리적 부담과 함께 경제회복의 가시적 확인이 공존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며 "펀더멘털 모멘텀은 중장기 관점에서 시장 확장국면을 지지한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해 교보증권은 6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3000선에서 3300선으로 제시했다. 현재 지수가 3220대인 만큼 낙관적으로 볼 때 최대 2.5% 가량의 상승여력이 있는 반면, 보수적으로 본다면 6% 이상의 조정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예상치를 3000선에서 3500선으로 전망했다. 2022년 순이익 전망치가 하반기 중 6% 상향조정된 195조원으로 형성된 경우를 가정하면 3500선이 도출되는 반면, 내년도 이익 전망치가 하반기 중 6% 하향조정된 175조원으로 형성됨을 가정한다면 3000선이 도출된다는 설명이다. 

공통점은 '실적 개선주'

복잡해진 6월 전망 속에서도 증시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실적 개선주'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한데, 특히 연초 이후 수익률 상하위 업종을 살펴보면 업종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차이도 뚜렷했음을 알 수 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퀀트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매수 강도 상위 업종은 철강, 은행, 통신으로 이익 전망치가 상향조정됐거나, 분기실적이 서프라이즈를 보인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이 뚜렷한 업종 위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해당 업종의 수익률이 더 높았고, 이같은 움직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상반기 강세 업종인 철강은 2022년 이후 추가 이익 성장폭이 낮다는 점이 약점"이라면서 "건설, 화장품, 소프트웨어, IT가전, IT 하드웨어 등은 과거 이익의 최대치 갱신, 계단식 이익 성장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주식시장은 2분기 실적에 점점 더 민감해질 것"이라며 "2분기 실적 시즌은 1분기와 달리 눈높이가 높아진 가운데 시작한다는 점에서 6월에는 경기민감주를 줄이는 반면, 경기민감주 중 IT와 커뮤니케이션, 헬스케어 업종은 다시 비중을 채워나가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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