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사안보국,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주요 정치인 감청" 파문
상태바
美 군사안보국,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주요 정치인 감청" 파문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1.05.31 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덴마크 공영방송 보도···일명 '둔함메르 작전'
덴마크 공영라디오 DR은 30일(현지시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지난 2012∼2014년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의 지도자급 정치인과 정부 고위 관계자를 감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사진=DR홈페이지
덴마크 공영라디오 DR은 30일(현지시간)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지난 2012∼2014년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의 지도자급 정치인과 정부 고위 관계자를 감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사진=DR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미국이 과거 덴마크의 정보감시망을 통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럽 지도층 정치인들을 감청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거세다.

덴마크 공영라디오 DR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12∼2014년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의 지도자급 정치인과 정부 고위 관계자를 감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30일(현지시간) 전했다.

NSA는 덴마크 군사정보국(FE)과 맺은 안보협력을 이용해 문자(SMS), 전화 통화는 물론, 인터넷을 통한 검색, 채팅, 메시지 앱에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고 DR은 전했다.

감청 대상에는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당시 독일 외무장관과 페어 슈타인브루크 당시 독일 야당 지도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덴마크 정부가 미국에 자국의 정보감시망 접근을 승인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FE 내부 기밀 보고서에는 도·감청 내용이 '둔함메르 작전'이란 이름으로 공유됐다. 이 보고서는 2015년 5월 최상층부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DR은 “FE 기밀문서에 접근이 가능한 관계자 9명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입수했다”면서 “다른 복수 취재원의 확인을 거쳤다”고 밝혔다.

아울러 DR은 스웨덴 공영 SVT, 노르웨이 공영 NRK, 독일 공영 북부독일방송(NDR), 서부독일방송(WDR), 쥐트도이체차이퉁(SZ),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함께 취재해 해당 내용을 보도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도에 대해 트리네 브람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DR에 "가까운 동맹국에 대한 조직적인 도청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6월 취임한 브람센 장관은 지난해 8월 이런 내용의 미국의 감청 사실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NSA가 2001년 9·11 테러 발생 뒤 미국민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가 나온 뒤에도 도·감청을 얼마간 계속한 것이 된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이자 NSA에서도 근무한 스노든은 2013년 6월 NSA의 무차별적 개인정보 수집 등의 내용을 담은 기밀문서를 폭로하면서 전 세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DR은 지난해 11월에도 미국이 2012년부터 3년 동안 덴마크 통신을 이용해 덴마크뿐만 아니라 유럽의 방위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첩보활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